베이스캠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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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산 정상에 서고 싶어 하지만 행복과 성장은 늘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나온다.
- 앤디 루니, 방송 저널리스트
성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고장이 났다.
한 번에 하나씩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는 길이 유일한 길이다.
- 지라드, 미국의 전설적 영업사원
2004년 이전까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사람의 숫자는 매년 평균 2명 내지는 3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숫자가 2004년을 기점으로 매년 300명 이상으로 튀었다. 많은 설명이 있겠지만 해답은 베이스캠프에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2004년 이전에는 베이스캠프를 2000M 정도에 설정하는 것이 규범이었다. 누군가의 시작으로 이 베이스캠프를 6000M로 옮기는 실험이 시작되었고 새롭게 설정된 베이스캠프를 시작으로 등반한 사람들의 성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모두 베이스캠프를 옮겼다. 300명이 넘는 등반 성공자를 만든 비결이다.
베이스캠프는 등반가에게 에베레스트 정상에 이르는 중요한 지점을 연결해주는 마일스톤이다. 등반이란 마일스톤과 마일스톤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일반인도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등반 실력이나 장비가 좋아진 것이 아니다. 등반가들의 지도인 정신모형 전환이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다. 일상에서도 100%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서 일하는 사람은 70%의 성과밖에는 달성 못 하지만 목표를 130% 바꾼 사람은 100%를 달성한다. 마일스톤을 구성하는 목표와 목표를 연결해 최종적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첫 번째 마일스톤을 크고 장대하게 설정한 것이 등반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
급진적 거북이는 첫 번째 마일스톤을 구성하는 베이스캠프를 높은 장소로 옮겼지만, 베이스캠프에 도달하는 계단은 최대한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다. 회사는 목적에 대한 헌신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베이스캠프에 이르는 계단을 통해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근력을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 첫 번째 베이스캠프를 상당히 높은 곳으로 옮겼어도 여기에 이르는 계단이 촘촘하게 설계되면 누구나 근력을 만들며 베이스캠프에 도달할 수 있다. 장거리 마라톤에서 첫 마일스톤 지점까지 단거리 경주 달리듯 달리는 급진적 급진주의자 대부분은 완주에 실패한다.
경기도 화성에 1997년 창업 이래 27년을 수성해오고 있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다. 회사의 정문에 들어서면 ‘진성카페’와 ‘진성도서관’이라는 간판이 부착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로비에 가면 85인치 모니터에서 ‘목적을 통해 이끌기(Leading from Purpose)’라는 글귀와 회사의 목적선언문, 대표이사 목적선언문, 올해의 핵심비전과 종업원 스스로 묻는 코칭 질문 7가지 등이 슬라이드 쇼로 방영된다. 일단 회사에 들어오면 목적의 울타리에 따뜻하게 둘러싸이는 느낌이다. 작업장도 마찬가지다. 어디를 가든 회사 목적선언문, 부서 목적선언문, 관리자 목적선언문 등을 설명하는 배너가 있다. 일반 중소기업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회사는 10년 전부터 회사 대표가 목적경영에 헌신하고 있다. 초기에는 대표이사만의 의지로 목적과 철학을 담은 목적선언문을 게시하고, 공유하고 회의 시에 반드시 같이 읽고 시작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낯설어하던 종업원들도 지금은 각자의 목적선언문을 일인칭 작가가 되어 스스로 작성한다. 직원 각자가 헌신하기로 작정한 목적선언문이 중요한 결정의 최종의사 결정권자다. 구성원은 생계를 넘어 자신이 회사의 이 자리에 왜 있어야 하는지를 안다. 모두가 심리적 안정감과 근원적 자신감을 가지고 일한다.
첨단엔프라가 다른 목적선언기업과 다른 점은 목적경영을 멋진 홈페이지를 장식하는 구호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작업현장 곳곳에 내재화시켜 실질적 베이스캠프로 운용한다는 사실이다. 회사의 목적과 비즈니스가 통합되어 베이스캠프의 운동장으로 작동하고 이 운동장에서 실제로 글로벌 최고 수준에 도달한 부품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회사는 매년 말이면 회사의 목적선언문과 부서의 목적선언문, 중간관리자의 목적선언문을 개정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다음 베이스캠프의 마일스톤을 설정하고 여기에 이르는 계단을 만드는 작업이다. 다음 마일스톤인 회사의 비전과 각 부서의 비전을 설정하고 차기 년도 중간목표, 사업계획을 설정하해 서로 협업을 통해 달성이 가능하도록 조율한다. 비전은 다시 성과지표 항목으로 분할해 주간, 월간, 년간 정량 지표로 측정해 피드백된다.
첨단엔프라는 회사의 존재목적에 이르는 마일스톤도 담대하게 설계되어 있지만, 여기에 이르는 계단은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다. 비전과 연동된 성과지표를 피드백하기 위해 부서별 WIG(주간 목적성과)와 MPS(월간 목적성과)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는 계획과 실적을 공유하고 평가하고 개선을 위한 학습 과정이다. 회의의 초점은 서로가 책임진 지표가 협업으로 목적과 비전을 달성을 향해 수렴하는지다.
회사의 존재목적은 “우리는 대한민국이 세계제일의 K-자동차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자동차 엔지니어링 프라스틱 모듈 부품 히든참피언 기업이 되어 국가와 사회에 공헌한다”이다. 구성원이 목적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기 위해 지켜야 할 가치관은 첫째, 모든 업무의 의사결정권자는 목적이다, 둘째, 목적을 매개로한 협업으로 변화와 성과를 만든다, 셋째, 타 부서의 업무협업은 내 부서일을 우선한다로 정해져 있다. 비전은 히든참피언 5item을 확보한다, SQS를 모체로 공정품질 1000ppm을 달성한다, 자발적 ESG 비전지표를 달성한다로 정해져 있다. 비전은 매년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반영해 수정한다.
회사는 목적을 대표이사로 정하고 목적에 협업하는 구성원의 전문적 역할의 책무성에 의해서 자기 조직적으로 운영되어 대표이사나 중간관리자들의 관리비용이 없다. 관리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쓰는 일이 없어서 대표이사가 하는 일은 아침에 출근해서 청소하거나 화단을 가꾸고 구성원을 만나면 격려해주는 일이다. 약속한 목적을 실현한 고지인 100년 기업을 향한 베이스캠프가 일반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곳에 설정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