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포비아는 새로운 리더십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리더십 무규범 상태에 놓이는 공포를 뜻한다. 변화가 상수가 된 L자 불경기 시대 성공은 점점 어려워졌다. 리더십의 공급망인 MZ.세대는 성공하지 못하면 책임만 커지는 리더의 자리에 보임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최근의 MZ세대는 동료의 눈 밖에서 나가며 혼자 열심히 일하는 동료를 볼 때 "너는 나중에 팀장이나 되라"고 농담한다. 지금 시대 팀장은 성과를 낼 수 없지만, 책임은 져야 하는 조소 대상이자 기피 대상 1순위로 전락했다. 저자도 대기업에 다니는 MZ세대 졸업생들로부터 "너는 여기서 끝까지 살아남아서 임원이나 되라"라는 이야기를 동료가 동료를 폄하할 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모든 사회 영역에서 리더십 포비아가 현실이다. 지금 시대 팀장이나 임원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에서 실소와 조소의 대상이다. 길을 선도해야 할 리더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상황이 대한민국에 리더포비아를 키웠다.

리더십 무규범 상태에 내몰린 리더들은 경기가 좋을 때 통용되었던 신자유주의 시대 성공 방정식을 다시 꺼내 더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하지만 결과는 더 큰 참패다. 답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 답을 상대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리더는 갑질의 원흉으로 전락한다. 사면초가에 몰린 리더는 리더가 결정해야 할 문제에 직면하여 마음대로 해결되지 않는 기미를 보이면 좌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격노에 휩싸인다. 리더십 자리가 높으면 놓을수록 격노는 더 많은 구성원에게 공포심을 키운다. 격노는 진성 리더가 행사하는 선한 영향력의 정반대 개념으로 리더가 제대로 리더십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자기고백이다. 이런 리더십 무규범 상태가 지속되어 대한민국에서 리더는 선한 영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추앙의 대상이 아니라 공포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라는 용어자체에 노이로제 반응을 보인다.

뇌과학적으로 리더포비아는 리더십의 패러다임을 시냅스해 리더십의 심리적 안정지대를 제공해주는 전전두엽이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에 의해 하이재킹을 당해 안정지대의 울타리에 여기저기 구멍이 생긴 상태다. 이런 하이재킹 상태에 오랫동안 노출된 리더와 구성원들은 모두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시달리고 결국 조직과 사회는 삶아 죽는 개구리 신세로 전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