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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를 죽이고 차이를 살리다
진성리더의 길

범주에 의해서 만들어진 차이는 편견과 차별의 원천이다. 남성과 여성,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낮은 사람, 가방 끊이 긴 사람, 가방 끝이 짫은 사람, 외모가 준수한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등등 세상의 이원론적 범주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이 범주의 한쪽에 임의로 할당하면 순간 차별과 편견이 시작된다.  

사회정체성이론(Social Identity Theory)이론을 만들어낸 타이제펠과 터너 (Tajfel and Turner 1986)는 역사에 남을 실험을 통해 아무 의미도 없는 범주가 차별의 시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들의 실험에서 실험자는 학생들이 실험실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제비뽑기를 시켰다. 제비뽑기로 빨간 스티커나 파란 스티커를 뽑게하고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그렇게 시킨 것도 아닌데 빨간 스키터를 받은 학생들은 빨간 스티커끼리 파란 스티커를 받은 사람은 파란 스티커 끼로 같이 모여 앉았다. 같은 색깔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서 과제를 시키고 여기서 얻어진 성과를 임의로 상대집단의 성원과 자기집단의 성원에게 배분하는 일을 시켰다. 당연히 학생들은 공정하게 배분해야 할 규칙을 어겨가며 자기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는 유리하게 상대집단에 속한 사람에게는 불리하게 배분했다. 아무 뜻이 없는 다른 색깔의 스티커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차별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한 역사적 실험이다.

사회는 이것보다 더 미묘하고 복잡하게 돌아간다. 사람들은 태어나기 전에 신이 뽑은 제비로 빨간 스티커 그룹에 속하기도하고 파란 스티커 그룹에 할당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부유한 부모 밑에 태어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한 부모 밑에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는 행운을 걸머지기도하고 어떤 사람은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넘치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 재능없이 평범하게 태어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여성으로 어떤 사람은 남성의 몸으로 태어난다. 이 모두가 자신이 뽑은 스티커의 색깔이 아니라 신이 자신을 대신해서 뽑아준 스티커의 색깔이다.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상황에서는 부유한 부모 밑에서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남성으로 태어났다면 신이 대신 뽑아준 유전자 복권에 여러차례 당첨된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이렇게 임위로 신이 뽑아 할당한 범주임에도 사람들은 일단 어느 범주에 할당되면 이 범주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범주에 성벽을 세워가면서 상대가 자신의 범주에 못들어오게 막는다. 이 범주를 기반으로 더 세련된 범주들을 임의로 나눠놓고 높은 범주에 속한 사람은 자신과 같은 범주에 속한 사람들과 연대를 구성해서 자신의 행운을 지키기 위해 상대범주를 집단적으로 열등화 하고 차별한다. 낮은 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높은 범주에 속한 사람들에 대항하여 자신의 생존권이라도 지키기 위해 상대를 끊임없이 폄하하고 마음 속에서 증오한다. 이 범주가 누구 한 사람이 나서서 바꿀 수 없는 사회적 현실이 되면 사회학자들은 이것을 계층 혹은 계급이라고 못박아 놓는다.

넘을 수 없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흐르고 있는 범주적 차이는 누군가가 같은 철길에서 반대방향으로 내닫는 혹은 충돌하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치닫는 기차의 상태가 파국의 상태임을 인식시키고 직각으로 엮어서 새로운 영토를 만들어냄에 의해 해소된다. 범주에 의해서 만들어진 차이는 새로운 씨줄과 날줄의 기법으로 새로운 태피스트리가 만들어짐에 의해서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된다. 범주에 의해서 만들어진 차이는 죽여야할 차이이다.

반대로 더 키워가야 할 차이는 자신을 존재의 수준에서 차별화 시키고 이 차별화를 통해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차이이다.  미래에 관념의 상태로 존재하는 목적을 현재로 가져와서 과일나무를 길러나고 이 과일을 통해 구체화한 더 나은 차이를 사람들에게 맛보게 하는 차이는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한다. 이런 차이는 커질수록 내가 세상에 다녀감에 의해 세상이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지고 더 아름다워지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차이이다.

뛰어난 진성리더가 된다는 것은 이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완수할 수 있는 리더를 의미한다. 반목과 분열로 갈기 갈기 찢어지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모두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으로 만들어 차이를 없애는 과업과 이 운동장에서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차별적 존재임을 증명하여 세상에 더 나은 차이를 선사할 수 있다면 뛰어난 리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