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학생들이 본인 저서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이끈 기적>을 읽고 현재의 경영 상황에 적용하는 과제를 읽고 있는데 한 학생이 요즈음 플랫폼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한 것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대다수의 견해인지는 모르지만 요즈음 Z세대가 유사 플랫폼 기업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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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플랫폼 산업이 성행하며, 같은 상품을 파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수많은 기업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우리가 아는 그 많은 플랫폼 기업 중 몇이나 분명한 목적을 보이고 있는가? 그들이 고객에게 설파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 중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나는 요식업 배달 플랫폼의 업계 유명인사인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 이야기를 하려 한다. 배민이 제공하는 음식 배달 서비스는 초연결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크게 덕을 본 산업 중 하나이다. 초연결사회란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세계가 연결되는 것을 넘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경계를 허물어 연결되는 새로운 사회를 뜻한다. 음식 배달 플랫폼은 초연결사회의 발전된 기술을 토대로 고객, 요식업자, 배달 라이더, 그리고 중개 회사라는 주요 4영역의 이해관계자들을 연결시킨다.
산업 초기 시장에서 배민이 독주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쿠팡이츠, 요기요 등의 똑 같은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로 다른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기술을 카피하는 것은 쉬우나, 목적을 따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요식업 배달 플랫폼의 경우 원조 기업과도 같은 배민에게서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나 요기요에서도 이렇다할 존재 이유이자 목적은 명확히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러한 ‘목적 없음’을 고객들은 동물적으로 느낀다.
여러 회사 중 어느 한 곳을 딱 골라서 단골 어플로 삼을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너도나도 할인쿠폰을 뿌리는 가격 인하 전략, 즉 가격 경쟁 상태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런 현상은 시장의 쇠퇴기에 흔히 보이는 양상이다. 나나 주변 사람들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고객들은 배달음식을 먹고 싶을 때면 여러 배달어플을 모두 확인하고, 그중 오늘의 할인율이 가장 높은 곳을 선택한다.
이렇게 배민과 쿠팡이츠를 필두로 현재의 배달 음식 플랫폼 산업은 마치 “누가 먼저 망하나 보자.”라는 태세로 경쟁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배민을 잡기 위해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는 있으나, 배달건수가 크게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흑자 전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공식적인 내부상황이다.
이들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ESG 경영에 따라 음식점주, 고객, 배달 라이더, 중개 회사라는 내부 이해관계자 4자에 대한 governance 차원의 처우 개선은 물론 우리가 사는 environment, society까지 고려할 줄 아는 조직 목적 발견 및 비전 설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배달 음식 플랫폼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체험과 떨림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더 이상 빠르고 간편한 배달에만 호평하지 않고, 자신의 구매가 더 널리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만 묻혀 플랫폼사가 본인들의 진정한 목적에 대한 믿음을 공진화시키지 못한다면, 너무나도 소모적인 지금과 같은 가격경쟁은 결국 산업 자체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목적이 사라진 곳에 탐욕이 싹튼다. 탐욕은 먹구름처럼 몰려와 북두칠성을 가리우고 그렇게 방향을 잃은 사람은 이내 황량한 사막을 며칠이고 헤맨다. 사막의 지형은 한번 부는 바람에도 뒤바뀌기 때문에 밤낮이고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막연하게 헤매던 그 사람은 금방 죽게 된다. 이렇듯 기업이 목적을 잃는다는 것은 이미 죽음을 예견하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이 하나만 존재한다면 이들 전략처럼 고객, 요식업자, 배달주를 자사의 가두리 양식장에 잡아 놓고 돈을 벌 수 있는지 모르지만 이런 전략은 유사 플랫폼 회사가 등장하면 금방 무너진다. 왜 자신의 회사를 통해서 반드시 배달음식을 시켜야만 하는지를 소구하지 못하는 플랫폼 사업은 반드시 레드오션으로 몰락한다.
플랫폼 사업은 팬덤 사업이다. 플랫폼의 성공은 자신들이 참여자들을 유입시킨 가두리의 벽을 해체해도 이들이 자발적으로 플랫폼을 이용하는 팬덤을 형성해 이들을 충성 단골로 남아있게 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