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500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습니다. 영국보다 300년이나 앞서 있었는데, 산업화가 늦어져서 아이디어가 녹슬었을 뿐이오. 한번 시작하면 잠재력이 분출될 것이오.”

롱바텀 회장은 현대건설 등을 직접 둘러본 뒤 추천서를 써서 바클레이에 건넸다. 현대조선은 조선업 세계 1위다.

상황은 1963년 8월 28일이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인권탄압이 극에 달했다. 킹 목사는 흑백 차별 반대 운동에 대한 전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워싱턴 DC 대행진에 참가한다. 1960년대와 70년대 초 워싱턴에서는 여러 가지 행진이 벌어졌으나 1963년 8월의 행진은 사상 최대 규모였다. 워싱턴 광장에서 여러 연사들이 등장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킹 목사가 마지막 연사로 등장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상황은 급변했다. 사람들은 킹 목사의 연설을 듣고서야 동요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촉발된 다양한 저항은 1964년 존슨 대통령이 인권법에 서명하게 만들었다. 이 인권법은 1965년에 투표권법으로 이어졌다.

정주영, 킹 목사 두 사람이 큰 변화의 물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이유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정주영 회장은 롱바텀 회장이 이순신 장군이 세계 해군의 역사에서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지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존경하고 있다는 상황을 이용했다. 여기에 500원 지폐의 거북선 그림을 동원해 자신의 스토리의 Text를 롱바텀 회장의 마음에 끼워 넣어서 Text를 맥락 Context으로 바꿨다. 맥락 Context이란 Text가 서로 공유된 것을 의미한다. 롱바텀 회장의 마음에서 현대조선 스토리에 대한 Text가 Context로 전환되는 순간 현대조선의 운명도 바뀌었다. 킹 목사도 마찬가지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Text가 청중들 마음 속에 끼워넣어져 맥락으로 전환되자 인권운동의 다양한 기적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리더의 능력은 자신이 가진 Text를 이 Text의 구현에 기여할 구성원들의 마음에 끼워넣어context로 바꾸는 능력이다. 맥락이란 상황에 리더의 의도가 개입되어 구성원의 Text로 공유되는 것을 말한다. 의도가 개입된 상황은 더 이상 옛날의 차거운 상황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점이 된다. 상대의 차가웠던 마음에 내 Text가 개입해서 차가운 마음이 뜨꺼운 마음으로 바뀌게 만드는 것이 Context의 비밀이다. Context가 만들어져 마음이 뜨거워져야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 text에서 시작해서 context로 전환되었다가 변화로 전환된다. 뛰어난 기술을 개발했어도 이것을 비즈니스로 전환시키지 못한 사람들은 기술이란 text만 있었지 이 기술이 발아되는 context로 전화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리더들에게 주어진 차가운 상황은 어디까지나 시작점이다. 이 차가운 상황에 리더가 자신의 의도를 개입시켜 상황을 Context로 전환되지 못한다면 변화는 물건너간 것이다. 변화의 비밀은 상황을 Context로 전환시키는 능력에 있다.

리더십의 민주화 선언인 진성리더십이 변화를 성공시키는데 탁월한 이유도 다 context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수월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맥락을 만들지 못하고 자신의 상황을 핑게로 Text를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리더의 행위는 리더십 갑질일 뿐이다.

진성리더십은 상황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상황이론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리더의 의도를 개입시켜 맥락으로 바꾸는 맥락이론이다. 상황이론을 맹신해가며 자신의 Text를 강요하는 리더들을 해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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