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건이 다 비슷하고 단 하나 다른 조건이 자녀의 유무만 다른 두 부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어떤 부부가 더 쉽게 이혼할 수 있을까? 너무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동업할 경우와 세 사람이 동업할 경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어떤 동업이 더 깨질 가능성이 높을까? 쉽게 예측하기 힘든 문제다.

요즈음에 많은 학자들에게 문의를 받고 있는 연구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료들과 같이 실행했던 양자와 삼자 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양자와 삼자 관계에 대해 처음 이론을 제기했던 학자는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이다. 이 양자와 삼자의 차이를 규명함을 통해 짐멜은 네트워크 이론의 기반을 마련했다. 짐멜이 삼 자를 통한 연결의 문제의 중요성을 언급해가며 이론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초연결사회가 출현하는데 많은 난황이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양자관계와 한 사람이 더 늘어나는 삼자관계는 네트워크 이론의 중심이다.

우리가 실제로 실험실 실험을 통해서 검증한 것은 양자관계보다는 네트워크 관계가 시작되는 삼자관계가 구조적으로 훨씬 강한 관계를 산출한다는 점이다. 삼자관계가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검증했다.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암적 요소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삼자관계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삼자 관계를 더 강한 관계로 만들어내는 불확실성 제거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첫째, 둘 만이 서로 교류할 때는 서로의 좋은 얼굴만을 주로 보고 관계를 맺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대의 뒷면에 대한 지식이 취약해진다. 하지만 한 사람이 더 관계에 들어오면 양자 관계에서는 파악되지 못하는 제 삼 자의 시각이 피드백 되기 시작하고 따라서 관계는 더 온전하고 객관적 정보로 안정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한다. 삼자 관계에서는 제 삼자의 거울을 통해 각 참여자의 뒤통수를 볼 수 있게 되어 관계의 불확실성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둘째, 양자 관계에서는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일어나면 관계 자체가 끊어지는 위험이 때문에 관계가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쁜 관계도 서로 용인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관계는 살려냈는지 모르지만 관계 속에 애증이 누적되어 질적으로 아주 나쁜 관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서로 학대하지만 이혼 자체가 두려워서 갈라서지 못하는 부부도 많다. 삼자 관계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한 사람이 객관적 중재자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이 사라진다. 삼자 관계에서는 셋 중 둘 사이가 파탄이 나도 다른 한 관계가 보험으로 존재해서 이런 관계의 불확실성을 쉽게 해결해준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은 양자 관계에는 서로의 이득에 따라 돕고 돕는 수준의 협동이 가능한데 삼자 관계에서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 시너지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이 목표를 중심으로 협업하는 관계가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협동이 아니라 협업이 인간이 동물을 제치고 지금과 같은 지위를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가정에서도 자녀가 두 명인 집안과 세 명인 집안의 아이들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두 명의 아이들 집안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커서도 서로에게 애틋한 것을 느끼는 점은 많을지 몰라도 세 명이 큰 집안의 아이들만큼 교섭하고 중재하고 더 큰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가며 더 큰 것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협업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둘만 나아서 제대로 기르자"라는 슬로건은 사회의 동학을 잘모르는 공무원들이 만들어낸 구호일 뿐이다. 양육할 능력만 된다면 둘보다는 세 명의 자녀를 가지는 것이 자녀의 성공이나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