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부터 20년 동안 미국 브루클린 연구소에서 아이비리그 예비 졸업생 1500명을 대상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을 연구했다. 재벌처럼 부모가 자산을 물려주어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은 연구대상이 아니다.
이 연구의 시작은 사람들이 ‘어떤 직업 동기를 가졌을 경우 성공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 였다. 연구대상 1500명의 졸업생 중 1245명(83%)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선택하였고, 255명(17%)은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자신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직업을 선택하였다. 20년이 지난 1980년 그 1500명을 추적해 조사해 본 결과 백만장자가 된 사람은 101명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백만장자 101명 중 100명이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돈을 포기하고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한 사람이었고, 단 1명만이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선택한 사람이었다.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선택한 사람보다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한 사람이 백만장자가 될 확률이 100배나 높았던 것이다. 백만장자가 되겠다고 돈을 따라간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못 된 반면 돈과 상관없이 자신과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는 돈이 쫒아와 백만장자가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원인을 과실 편향성이라고 칭한다. 과실편향성이란 과실의 원인을 찾아서 원인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결과의 수준에서 문제를 고식적으로 처방해서 무한루프의 함정에 빠진 상태를 지칭한다. 동기도 원인의 수준에서 작동하는 직접동기를 찾아서 일이나 삶과 연동시켜야 함에도 결과인 돈 명예 권력 등 간접동기를 직접동기인 것처럼 작동시킬 때 과실편향성의 함정에 빠진다. 일상의 삶에서도 원인에 대한 노력 없이 과실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과실 편향성을 광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꾼이다.
HR에서도 과실 편향성은 신주유주의 이념으로 무장한 전략적 인사관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무기였다. 회사의 전략이 정해지면 이에 맞춰 HR 전략을 정하고 HR 전략이 목표로하는 성과를 KPI로 설정하고 이 KPI를 달성하면 보상과 평가를 해주는 시스템이 전략적 인사관리다. 회사가 KPI를 설정할 때는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는 원인이 포함된 상태로 설정되지만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KPI는 원인이 아니라 결실이다. KPI를 달성하는지 못하는지가 자신의 생존이 걸려있다. 회사의 비전에 어굿나는 방식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KPI를 채우려는 구성원들이 많아지면 결국 KPI는 결국 회사의 비전을 살해하는 주범이 된다.
HR이 놓치고 있는 점은 종업원 수준에서의 원인이자 직접동기다. 회사의 수준에서 원인을 KPI로 설정해도 종업원 수준에서 과실이자 목적으로 생각하면 둘은 서로의 존재를 부인하는 관계로 전락한다.
회사의 비전이 담긴 목적을 끌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목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삶의 토양에 씨앗으로 뿌리는 삶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은 가끔 결과와 목적을 혼동하는 삶을 산다. 결과는 목적을 삶의 씨앗으로 가져와 아카시아 꽃이라는 끌게를 만들어내 이 끌개를 통해 결실을 맺는 것이다. 제대로 된 목적은 결실이 아니라 결실을 가져오는 원인인 코즈(Cause)이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목적을 원인으로 가져와 씨로 뿌리고 향기가 번지는 아카시아를 길러내야 한다. 결과는 목적의 씨앗이 발화되어 만들어낸 과실이다. 씨앗으로 만들지 못한 목적은 시간이 지나면 부도수표로 전락한다.
목적을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목적을 씨앗으로 심어서 과수나무로 가꾸는 작업에 매진하기보다 결과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고 결과를 따라가는 헛바퀴도는 시즈프스 삶에 천착한다. 목적은 미래에 이런 과일을 전달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에 목적을 결과로 생각한다면 결국 미래에 대해 부도수표를 남발한 것이 된다. 목적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목적을 원인으로 가져와 자신의 삶과 일과 사업에 씨앗으로 뿌리고 과일나무로 가꿔내는 농부의 진실한 마음과 땀이 요구된다.
초우량 글로벌 기업이라고 알려진 회사들의 HR의 기본적인 전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성장을 아픔을 가지고 있고 이 성장통을 극복할 때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회사에서 HR이 설계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서이다.
첫째, 고객이 가진 아픔은 무엇인가? 이 고객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규정하고 행동(상품, 서비스)로 풀어낼 의지가 있는가?
둘째, 굳이 우리 회사가 이런 고객에 대해 긍휼감을 느끼고 이것을 행동(제품과 서비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가? 이유가 있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주어야 할 것인가? 또한 이 아픔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주는 약을 우리가 개발한다면 어떤 처방약을 개발해 제공할 것인가?
두 번째 과정이 모든 비즈니스의 가장 근원적 원인(Cause)인 회사의 목적과 사명과 비전이다.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고객의 특정한 아픔을 해결해주기 위해서이고, 어떻게 해결해주는가는 회사의 사명이고, 무엇을 통해 해결해주는지는 회사의 비전이다. 이 목적과 사명과 비전이 바로 종업원들이 열심히 일해야 하는 원인이자 이유이다. 목적 사명 비전이 씨앗으로 장착되지 못한 회사의 직원들은 항상 결과를 동기로 장착한다.
셋째는 혁신이다. 고객의 아픔을 원인의 수준에서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로 해결해주는 것이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고객의 아픔을 원인의 수준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곳에 반창고를 붙여주거나 진통제를 주는 결과적 처방이지 원인의 수준에서의 처방은 아니다. 혁신을 통해 자신만의 솔루션을 만들어낼 때 원인수준에서의 처방이 된다. 이들은 과실이 아니라 혁신에 불을 붙여주는 직접동기만을 동기로 규정한다.
넷째, 혁신의 결과가 성과이다. 이 성과를 평가해서 회사는 종업원에게 일차적 정산을 한다.
다섯째, 회사가 제공한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성장체험을 제공해서 고객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HR Impact을 평가한다. 이런 평가가 긍정적인 것으로 피드백되면 종업원도 자신의 전문성을 신장해가며 성장체험을 한 것으로 최종 정산을 한다. HR Impact이란 고객, 종업원, 회사도 자신의 성장통을 해결해서 전문성과 역량이 신장하는 성장체험을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성장에 따라 다른 성장통을 가진 고객으로 전환되는 것을 포착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으로 혁신하기 위해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회사의 목적, 사명, 비전이 공진화 할 수 있는 문화를 설계한다. 문화의 목적은 성장의 고통의 문제를 원인의 수준에서 상시적이고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고객과의 개방형 협업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회사의 과실편향성을 극복한 제대로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고객, 종업원, 회사가 공유하는 성장통은 무엇인가?
2) 성장통을 왜 굳이 우리가 나서서 해결해야하나?
무엇으로 해결해야하나?
회사와 종업원의 목적, 사명, 비전, 가치
3) 혁신과 과실에 대한 일차적 평가
4) 성과가 약속한 고통을 제대로 해결한 것인가?
HR Impact (과실에 대한 고객과 사회의 평가)
5) 고객, 회사, 종업원이 서로의 성장통을 해결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개방형 협업을 할 수 있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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