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돈에 얼굴이 없다고 믿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에도 얼굴이 있다. 조폭이나 사악한 방식으로 혹은 불로소득으로 벌어들인 돈은 추한 돈이다. 땀 흘려 벌어들인 돈은 착한 돈이다. 착한 돈보다 한 등급 더 품격이 높은 돈이 아름다운 돈이다.

돈도 끼리끼로 논다. 추한 돈은 추한 돈끼리 논다. 추한 돈이 깨끗한 돈과 놀려면 최소한 돈 세탁을 거쳐야 한다. 깨끗한 돈이라고 해서 아름다운 돈들끼리 노는 동네에 쉽게 합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 기업들은 특히 돈의 얼굴에 심각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나, 미국의 전경련 BRT에서는 기업이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따라 들어온 돈만을 돈다운 돈으로 정의하고 이런 돈으로 추한 돈을 추방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런 선언들이 있기전에도 초우량 기업들도 아름다운 돈과 추한 돈을 구별하고 아름다운 돈을 벌고 있었다.

구글은 추악하게 광고해서 돈 벌지 않아도 광고로 아름답게 돈을 버는 방법을 증명해보이겠다는 목적을 세우고 이를 증명해 지금의 구글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포장 박스를 만들어내는 컨테이너 스토어는 한 사람의 착한 직원을 만들면 세 사람의 착한 고객을 만들 수 있고 이들 고객의 고마움을 통해 아름다운 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약속대로 이 회사에는 아름다운 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고 쌓인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황당하게 사랑을 팔아서 아름다운 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는 기적처럼 80년 동안 사랑을 팔아서 아름다운 돈을 벌어 회사를 멋지게 꾸려왔다.

파타고니아는 쓸때없이 우리 옷 사지말라고 광고하고 있음에도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월가 증권맨들이 자신들이 추한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세탁하기 위해 파타고니아 옷을 너무 많이 입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런 초우량 기업들이 목적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아름다운 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자 따라쟁이 회사들도 ESG 등을 내세우며 이런 회사들 흉네를 내고 있다.

땀 흘려서 번 돈은 충분히 깨끗한 돈이다. 그렇지만 요즈음은 사람들은 깨끗한 돈을 넘어 돈의 품격을 따진다. 아름다운 돈이 깨끗한 돈보다 더 품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약속한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실현한 돈은 깨끗한 돈을 넘어서 아름다운 돈이다. 품격이 있는 돈이다.

우리 속담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라는 속담이 있지만 지금처럼 모든 것이 투명해지는 초연결 세상에서는 쉬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