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야기 중독에 빠져있다. 왜냐하면 세상은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불확실해짐에 의해서 추상성의 바다에 빠지게 되었고 여기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추상성을 이겨낼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를 통해서이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리더들도 자기가 바꿀 수 있는 세상을 생생한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꾼들인 것이다.

추상적인 세계을 재료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움직이거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동원하려면 그 새로운 세상에서 추구하려는 의미가 프래이밍되어서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만들고자하는 세상의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서이다.

솔로몬왕이 지혜로운 왕으로 추앙받을 수 있었던 사실도 결국 솔로몬 왕이 다른 사람보다 이야기를 많이 알고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천부적인 이야기 꾼에 대한 이야기는 Out of Africa에서 극명하게 보여진다. 이 영화는 각본은 커트 뤼트케가 맡았고, 원작은 이삭 디네센(필명은 카렌 블릭센 피네케)의 동명 소설, 주디스 서먼의 〈이삭 디네센 - 이야기꾼의 삶 Isak Dinesen : The Life of a Storyteller〉, 에롤 트르제빈스키의 〈침묵이 말할 것이다 Silence Will Speak〉이다.

1900년대초를 무대로 카렌 블릭센 피네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메릴 스트립은 아프리카 동부로 옮겨가 정략 결혼한 귀족 남편(클라우스 마리아 브란다우어)과 함께 커피 농장을 세우는 덴마크 여자 역을 맡았다. 후에 그녀는 영국의 모험가 데니스 핀치 해턴(로버트 레드포드)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상영 시간이 150분 정도 되는 대작으로,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케냐 고원지대의 풍경을 아름답게 포착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작품상(수상), 여우주연상 메릴 스트립(후보), 남우조연상 클라우스 마리아 브란다우어(후보), 감독상 시드니 폴락(수상), 각색상 커트 뤼트케(수상), 촬영상 데이비드 웟킨(수상), 음향상 게리 알렉산더, 피터 핸드포드, 크리스 젠킨스, 래리 스텐스볼드(수상), 편집상 펨브로크 J. 헤링, 셸든 칸, 프레드릭 스타인캄프, 윌리엄 스타인캄프(후보), 미술감독상·무대장식상 스티븐 B. 그라임스, 조시 매커빈(수상), 의상상 밀레나 카노네로(후보), 작곡상 존 배리(수상)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경쟁 후보작은 〈칼라 퍼플 The Color Purple〉(스티븐 스필버그, 캐슬린 케네디, 프랭크 마셜, 퀸시 존스 제작), 〈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데이비드 웨이스먼 제작), 〈프리치스 오너 Prizzi's Honor〉(존 포먼 제작), 〈위트니스 Witness〉(에드워드 S. 펠드먼 제작) 등이다.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것은 스케일이 광대한 것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서도 아니다. 사람들에게서 가장 감성적인 문제이자 추상성을 거부하는 사랑의 문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길은 서로의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를 통해서라는 사실을 가장 현실적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좋은 이야기꾼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인생의 화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