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 필요없는 조직의 조건
무의자연 리더십이란?
2020년 하반기에는 어떤 리더십의 패러다임이 화두가 될까?
2019년 8월 19일에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연합체인 Business Round table(BRT)이 개정한 목적중심의 기업사명선언문 쓰나미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드러난 각종 기저질환을 근원적으로 해결해보려는 노력이 2020년 하반기 리더십을 새롭게 정의해보려는 시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RT는 한국 전경련과 비슷한 산업의 규범을 설정하는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BRT에서는 2019년 8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윤창출이라는 신자유주의 기업 사명문을 폐기하고 기업의 존재이유를 '기업이 설정한 목적을 실현시킴을 통해 이윤이 따라오게 한다'로 바꾸었다. 이해관계자가 충돌할 때 해결하는 순위도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주주의 순으로 바꾸었다. 실제로 경영환경이 플랫폼 생태계로 진화하는 초연결 디지털혁명 국면에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는 목적경영기업과 주주이익의 극대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경영하는 기업들 간에 성과차이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 목적경영을 기업의 사명으로 천명한 것이다.
경영자가 아니라 사명이나 목적이 기업경영 활동의 최상의 실질적 중재자로 떠오른다면 리더십에서도 상당한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책 중심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이 목적을 위해 자신이 어떤 전문성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할 중심의 리더십이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직책을 더 이상 리더들의 무기가 되지 못하면 직책을 기반으로 한 리더의 존재감도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역할도 앞에서 이끄는 역할이 아니라 목적이 앞에서 이끌게 하고 리더는 이 목적을 실현시키는 구성원들을 뒤에서 격려하고 도와주고 퍼실리테이터의 청지기 역할의 수행할 것이다.
이런 경향은 리더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리더십의 실현이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리더의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뛰어난 경영성과를 내는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는 모든 리더십 교재에서 인용하고 있는 노자의 무의자연 리더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자의 도덕경 17장을 보면 다음 구절이 나온다.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리더가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해서)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면 백성들은 말할 것이다. 이 모두가 우리 스스로가 이룬 것이다.
리더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도 리더가 의도했던 변화의 상태를 구성원들이 성취하게 하는 상태가 노자의 '무위자연' 리더십이다. 리더십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에 배태돼 변화를 일으킨 상태이다.
요순시대는 노자가 꿈꿨던 무위자연의 리더십이 실현된 시대이다. 태평성대를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동양에서는 요순시대를 태평성대로 생각한다. 요임금과 순임금을 성인으로 부른 이유는 백성들이 실제로 부른 격양가 때문이다. 격양가는 백성들이 '땅을 치며 부르는 노래로 요순시대 백성들은 다음과 같은 격양가를 불렀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요순임금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무의에 따라 자연스럽게 순리와 도에 따른 정치를 했기 때문에 백성들은 제왕의 힘이 작용하는지조차 몰랐다는 의미다. 무의자연 리더십에서 도는 현대적 리더십 용어로 목적이다. 요순시대 임금님들은 목적이 앞에서 이끌게 하고 자신은 숨어서 이것이 실현되는 플랫폼으로 국가를 만들었던 것이다. 무위자연 리더십은 리더가 회사를 이런 플랫폼의 운동장으로 만들어주고 이 운동장에서 만들어낸 성과에 대한 공로는 구성원들이 가져가게 만드는 리더십이다. 무위자연과 정반대 리더십은 공은 리더가 다 가져가고 과는 부하들에게 돌리는 리더십들이다.
리더십의 가장 성숙한 상태인 무위자연 리더십에 가장 근접한 현대적 리더십은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이다. 진성리더십에서 주창하는 리더십의 민주화와 사명기반의 전문가들의 놀이터의 개념 속에 노자의 생각이 잘 녹아 있다.
진성리더십은 리더에 대한 스토리와 스타일을 회사에서 일률적으로 만들어서 강요하는 삼인칭 모형의 폐기를 주장한다. 진성리더십은 리더십의 실무자인 리더에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되돌려주는 리더십의 민주화를 주창한다. 진성리더십은 리더십의 민주화를 통해 리더 뿐 아니라 모든 실무자가 리더로 태어나는 세상을 염두에 둔다. 진성리더는 이와 같은 세상을 위해 조직의 구성원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신의 전문성과 리더십 기량을 실현시킬 수 있는 목적과 사명의 운동장을 설계하는 설계사이다. 리더십의 민주화와 사명중심의 역할조직을 통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면 구성원들이 나서서 우리가 해냈다고 외치게 할 수 있는 리더들이 최고의 진성리더들이다. 진성리더는 리더십이 가장 성숙한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게 위해 3인칭 리더십에 대한 패러다임을 일인칭 리더십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코칭한다.
진성리더가 꿈꾸는 리더십 세상이 바로 우리가 지금 공식적 리더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존재가 물처럼 자연스러워서 구성원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무위자연의 리더십 상태이다. 리더십이 사라지는 세상은 불가능하더라도 리더의 존재가 물처럼 자연스럽게 조직에 스며들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행사되는 리더십 세상을 꿈꾼다.
진성리더가 소망하는 리더십 세상은 리더의 존재가 구성원의 존재보다 인위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리더십이 아주 자연스런 세상이다. 이런 성숙한 리더십이 가능한 것은 모든 리더들이 목적이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이를 기반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자리를 조직이 절대 절명으로 실현시켜야 하는 목적에 넘겨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리더십만이 우리가 팬데믹에 걸려 넘어진 원인이 된 조직의 기저질환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할 것이다.
2020년 후반기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의 임무는 잃어버린 목적을 복원해 자신과 조직의 중심에 세우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여기에 정렬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