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경영자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실제로 변화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Change Intervention) 쪽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 시대는 변화자체가 상수이고 경영자가 이 상수를 관리하지 못한다면 경영자로서의 기본도 못하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 때문이다.

사실 새로운 지식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의해 값비싸게 팔리던 정보화 시대에는 새로운 지식을 남보다 빨리 습득해서 이것을 반영해 자원들을 최적화시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뛰어난 경영자였다. MBA나 EMBA가 이런 새로운 지식을 이용해 의사결정을 최적화 시키는 방식으로 번성을 유지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몸값이 높은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MBA나 EMBA에 들어와서 이런 것을 전달해주는 교수 밑에서 사사받고 사사받은 내용을 회사에 들어와서 자신의 최적화 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실제로 정보화 시대 미국에서는 MBA와 EMBA를 졸업하면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MBA나 EMBA는 정보화 시대의 산물이다.

정보화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시대가 전환됨에 따라서 경영자의 역할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EMBA나 MBA에서 가르쳐주던 고급지식은 사실 Google이나 코세라 등에 거의 무료로 더 잘 배급되어 있고 API 기반 빅테이터의 양산으로 Business Analytics가 발달되어 의사결정을 최적화 하는 일도 경영자의 일이 아닌 루틴한 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경영의 핵심 이슈는 새로운 답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런 여기저기 편재해 있는 어떤 답안이라도 회사에 체질과 문화에 맞춰 개입시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로 전환되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경영자들은 아직도 더 새로운 것을 찾아서 헤매고 있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회사에 적용해보고 이 새로운 것이 뿌리도 내리기 전에 또 새로운 것이 나오면 적용해보는 작업에 몰입했다. 결국 이들은 회사를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벗어난 글로벌 초우량 기업의 경영자들이 요즈음 자신의 책무로 하고 있는 것은 Change Intervention Studies라는 것이다. 경영자에게 필요한 답안은 널려 있기 때문에 이 답안 중 자신의 회사의 경영을 효율화 시키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특정한 답안이 우리 회사의 경영을 실제로 효율화 시킬 수 있는 지의 타당성 검증을 회사의 어떤 부문을 정해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Change Intervention Studies라고 부른다. 이들의 연구는 주로 회사의 어떤 영역을 정해서 여기에 실험적으로 적용하고 이 결과를 실험하지 않은 부분과 비교하는 실험연구이지만 연구가 반드시 실험연구일 필요는 없다.

Change Intervention Studies를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이 경영자의 새로운 자질로 자리메김된 이유는 변화에 대한 요구가 경쟁력이자 생존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솔루션이 핵심이 아니라 넘치는 솔루션 중 어떤 솔루션이 우리 회사에 맞는 지를 빠른 시간에 실험 등을 통해 찾아내고 이를 통해 회사를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경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학문적으로 Change Intervention Studies를 도입한 학자는 1930년대 독일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Kurt Lewin이다. Intervention Research는 1950년대 사회를 변혁하는 각 분야의 실용연구의 기반으로 발전해서 지금은 디지털 시대 경영을 선도하는 방법으로 정착되었다. 한국에서는 본인이 저술한 <100년 기업의 변화경영>에서 레빈의 행동주의 변화개입를 수정한 정신모형의 변화모형으로 개정해서 소개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가장 혁신적 회사들의 숨겨진 비밀도 바로 Change Intervention Studies다. 20년 전만 해도 아무리 큰 회사도 일 년에 이런 Intervention Studies가 한 두 차례였다면 지금은 혁신적 실험과 연구방법의 개발로 Intervention Studies가 경영자 임무의 일상이 되었다. 가장 적극적인 경영자가 Amazon의 Jeff Bezos이다. 제대로 된 경영자로 성장하려면 적어도 자신과 관련된 전문영역에서 만 번의 Intervention Studies의 경험을 축적한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해 동안 Intuit에서는 1300회, P&G에서 7000-10000회, Google 7000, Amazon 1976회, Neflix 1000회의 연구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인의 경력이 관리자를 넘어 CEO를 열망한다면 지금부터라도 Change Intervention의 역량을 죽척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