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장사꾼이 고갯마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 장사꾼은 자신은 고개가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표현한다. 다른 장사꾼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자신은 고개가 낮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한다. 이 두 장사꾼 중 돈을 벌 수 있는 장사꾼은 첫 번째 장사꾼이다. 돈과 관련해 고갯마루가 있는 이유를 깨달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목적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 신은 일반사람들이 목적을 쉽게 찾지 못하게 항상 벽 뒤에 숨겨 놓는다는 점이다. 일반사람들은 평소에는 목적을 외치다가도 벽을 만나면 그냥 돌아간다. 하지만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벽이라는 것은 신이 목적을 보여주기 전에 목적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라는 것을 잘 안다.

신이 목적의 씨앗을 나눠주기 위해 벽을 세운 이유는 목적은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깨달은 목적을 실현시켜서 진실을 증명하는 과정은 더 힘들고 지난한 희생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평범한 인간들은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이 벽을 넘어야 목적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리더는 일반사람들과 달리 목적에 대한 믿음 때문에 목적을 찾기 위해 벽을 넘는 고행을 감수한다. 신은 목적에 대한 믿음과 이를 과수나무로 키워 과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희생과 노력의 근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목적의 씨앗을 내어준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인용하는 특성인 GRIT의 비밀도 여기에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정신인 그릿(Grit)>이란 것도 벽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한다. 그릿이란 벽 뒤에 숨겨진 목적의 씨앗을 찾아서 단련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목적을 상실한 그릿은 자신을 개인적 성공 경험치의 감옥에 갇힌 꼰데로 만들어줄 뿐이다. 목적이라는 진주씨를 품지못한 진주조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진주를 만들지 못한다.

세상에 벽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일반사람과 리더를 구별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여기저기 존재하는 벽은 사람들을 통해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신이 고안해낸 것이다. 목적에 대한 믿음을 테스트해 목적의 씨앗을 그릿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함이다. 제대로 된 변화는 목적에 대한 믿음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믿음의 겨자씨를 풍성한 겨자나무로 키워낼 수 있는 농부의 그릿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벽이란 신이 인간으로 하여금 목적을 통해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육책이다.

회복탄력성은 수월성을 향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진정한 수월성이란 어떤 탁월한 상태에 도달한 것을 의미하기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여 자신에게 어제와 다른 나를 체험하게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