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효과(Sucker Effect)란 다수가 참가하는 죄수의 게임에서 모든 사람이 일탈하지 않으면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이들이 속한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가져오지만 여기에 한 명이라도 일탈자가 생겼을 때 이 무임승차자(free rider) 때문에 공동체 전체가 순차적으로 붕괴되는 현상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모든 학부모가 사교육을 안 시킨다고 다짐을 하고 굳게 협력하면 우리나라는 사교육이 사라지고 공교육 중심으로 교육이 재편된다. 문제는 한 두 명의 학부모가 몰래 사교육을 해서 자식을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경우 발생한다. 이 비밀스런 이야기가 학부모들에게 전파되었을 때 학부모들은 고심에 빠진다. 심지어는 자신의 아들만 사교육을 안 시켜서 좋은 대학에 진학을 못시키면 사람들이 자신을 바보라고 낙인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낙인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아이에게도 사교육을 시킨다. 결국 이런 식으로 사교육은 부활하고 공교육은 무너진다.

지난 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과학고를 나와서 6개의 의대에 다 합격해서 지금은 서울의대에 다니는 학생이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의 방송의 현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과학고는 의대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과학 영재를 길러내는 학교다. 의대에 진학하면 학비를 토해내야 한다. 여기에 다니다가 의대를 진학하는 학생은 죄수게임에서 사회의 합의를 붕괴시키는 일탈자이다.

과학고에 들어온 대부분 학생들은 성숙한 시민으로 자신의 약속을 지켜 일반적으로 의대에 진학하지 않고 과학영재의 꿈을 키울 것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과학고에 모였는데 어떤 이기적 학생이 약속을 져버리고 자신만 의대에 진학한다면 이 이기적 무임 승차자는 과학고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 떨어진 경쟁률에서 이득을 보고 의사라는 전문직을 가지는 두 가지 혜택을 다 누릴 수 있는 무임승차자(free rider)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심지어는 방송에서 이런 것을 광고하고 칭찬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무임승차하면 안 된다는 죄의식을 가지고 의대에 진학하지 않던 학생들도 어느 순간 자신만 바보였다는 생각으로 결국 무임승차 대열에 끼어든다. 이런 바보효과가 퍼지면 과학고는 등록금을 토해낼 사정이 안되는 학생들로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다 결국 사라질 것이다.

나는 이런 프로그램을 아무 생각없이 제작한 tvN 사장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프로그램은 폐지되고 이것을 기획한 PD는 직무가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렇게 해서 과학고를 버리고 의대에 진입한 학생들의 이력을 추적해서 의사고시에서 시작해 이들의 전 의사 경력 국면마다 불이익을 당하게 만드는 법안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런 과학고 학생들에 의해 의대가 채워지니 이들은 코로나로 전국민이 고통 당하고 있는 엄중한 시국에도 파업을 감행했을 것이다. 시국이 잠잠해지니 자신들이 거부한 의시를 다시 보게 해달라고 약속을 손바닦 뒤집는 염치없는 집단행동도 서슴이 없다. 어떻게 하다 이들이 우리나라 의료계를 짊어질 젊은 의사들의 대다수를 구성하게 되었는지 이에 대한 제도적 구멍은 없었는지의 이유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과학고 출신으로 무임승차해 의사가 되었다는 것을 가문의 불명예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과학의 미래도 없다. 노벨상 후진국으로 우리나라의 지위는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사회를 버티게 하는 뚝이 무너지는 것은 항상 사회의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이기적 무임 승차자에 대해 관용을 베풀어주는 순간 사회가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 된다.

결론적으로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가던 나를 하루 아침에 바보로 만든 사람들은 이런 무임승차자들과 이런 프로그램을 오락으로 만들어 우리가 바보였었다는 것 깨닫게 광고해 일탈을 독려하는 tvN과 같은 방송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