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생각에 대한 생각이다. 자신과 남의 생각을 외재화 시켜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메타 능력이 없다면 거울의 역할을 해야할 마음이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무슨 이야기일까?

직장과 집과 거리가 있어서 차를 운전하고 출퇴근을 했었다. 문제는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시간을 예상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면 이 시간 대에 대부분 사람들이 출근하기 때문에 항상 제 시간에 직장에 도착할 수 없었다. 고육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새벽 6시 이전에 출근하는 것이다. 또한 퇴근도 퇴근 시간에 차들이 몰리므로 저녁 12시쯤에 퇴근을 늦추었다. 어느 시점까지는 이 계획이 잘 작동되는 것 같더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세벽 6시에도 밀리고 저녁 12시에도 차가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인은 다른 사람도 나와 똑 같은 생각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승부할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전환시켜 전철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방식을 바꾸었다.

이 모든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사람들의 마음의 능력 즉, 생각에 대해서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생긴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처음 생각에 집착해서 행동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생각에 생각을 만들고 이에 기반해 행동한다. 뛰어난 인지적 메타능력을 가진 사람은 생각의 꼬리를 N차원으로 늘려가며 생각을 할 것이다. 마음이란 N차원으로 생각에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거울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마음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1985년 Baron-Cohen과 동료들이 설계한 <샐리 Sally와 앤 Anne 실험>에서 기원했다. 실험에는 그림에도 묘사한 것과 같이 샐리와 앤이 등장한다. 셀리는 자신이 가진 조각돌을 가지고 놀다가 바구니에 보관한다. 셀리가 방에서 나가자 친구인 앤은 바구니에서 조각돌을 꺼내서 논다. 놀다가 조각돌을 바구니가 아닌 상자에 넣고 방을 나간다. 밖에 나갔던 샐리가 다시 돌아온다. 실험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실험에 초대된 어린이들에게 전 장면들을 보게 하고 실험자는 "샐리는 자신의 조각돌을 어디에서 찾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

샐리는 자신의 조각돌이 바구니에 있다고 믿지만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어린이는 조각돌이 상자에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현실에 대한 믿음과 샐리의 믿음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린이가 조각돌이 상자에 있다고 이야기한다면 이 어린이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손상된 것이다. 주로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 상자에 있다고 답한다.

생각에 대한 생각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폐증 어린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남들의 생각에 투영해서 이들이 자신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다. 자폐증이란 남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객관화시켜 구별하는 능력에 손상을 받은 상태를 말한다. 자폐증 환자는 남들도 나와 똑 같이 생각하고 행동할 것으로 믿는다. 자폐증이란 마음의 거울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이런 단순한 실험에서는 우리는 당연히 샐리는 자신의 조각돌을 바구니에서 찾을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지만 이보다 복잡한 상황에서는 우리도 생각의 생각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더 현실적 실험은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도로시 실험이다. 도로시는 에메럴드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록색 안경을 끼고 들어가야 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안경을 끼고 에메랄드 마을을 본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지만 안경이 익숙해지면 자신이 초록색 안경을 끼고 있다는 것을 잊는다. 안경이 완벽하게 자연스러워지면 스스로도 에메랄드 마을은 다 초록색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 시작한다.

도로시처럼 우리는 모두 자신의 경험과 과거가 만들어준 자신만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고 있으나 자신이 색안경을 끼고 산다는 것을 잊고 산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색안경을 끼고 같은 대상에 대해 자신이 본 색깔을 이야기하면 상대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문제는 본인에게 기원한 것이다. 본인이 생각을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능력을 잃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거울이 깨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와는 다른 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아도 우리가 평소 겪는 갈등이나 소통의 문제의 80%가 해결된다는 연구도 있다.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라는 언명으로 철학의 원조가 되었다. 결국 소크라테스의 조언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자신만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라"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글로벌 기업들의 C Level 리더십 훈련을 자기이해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강화하는 것을 보면 성공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색안경을 끼고 살고 있다는 것을 더 쉽게 잊어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이 리더들이 끼고 있는 색안경을 정신모형이라고 칭하고 이 색안경을 끼고 사는 삶을 인정하는 것을 자기이해와 자기규율을 통해 지속적으로 훈련한다. 또한 진성리더들은 우리가 색안경을 끼고 사는 삶을 벗어날 수 없다면 이 색안경을 제대로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설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