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자신이 마련한 정신모형이라는 지도에 구축되어 있는 믿음대로 세상을 본다. 정신모형은 과거 경험을 통해 현재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거나 미래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 믿음의 지도이다.

정신모형은 세상을 보는 숨겨진 안경이다.

아래 그림은 Hicks라는 만화가가 그린 자신의 젊은 부인과 장모님이라는 유명한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 어떤 사람은 할머니를 보고 어떤 사람은 젊은 처자를 먼저 본다. 자신의 눈이 2.0이라 하더라도 젊은 처자로 보기 시작했으면 할머니를 찾아내지 못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반대로 할머니를 먼저 보기 시작했다면 젊은처자를 찾기가 힘들다. 우리는 세상을 눈에 보이는대로 경험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신모형에 지도에 어떤 그림이 있는지에 따라서 믿고 있는대로 본다. 자신의 정신모형에 할머니가 없다면 할머니는 못보는 것이고 젊은 처자가 새겨져 있지 않다면 젊은 처자는 못본다.

인간을 동물과 다른 점을 의식에서 찾았던 데카르트에 따르면 정신모형은 세상을 보여주는 마음의 영사기(데카르트 극장)이다. 사람들은 이 극장에서 의식이 상영해주는대로 세상을 정의하고 이 정의된 세상에 맞춰 자신의 삶을 새롭게 구성해간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의식이라는 영사기를 통해서 영화를 상영하고 이 상영되는 영화의 등장인물이지만 자신이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는 못한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것은 이 정신모형이라는 내 내면의 영사기를 통해 우리 내면의 극장에서 상연되고 있는 영화를 현실이라고 믿고 살고 있는 것이다.

정신모형이 과거의 편견에 의해서 점철되어 있다면 편견이 가득찬 눈으로 세상을 볼 것이고 미래에 대한 지도가 완성되어 있지 않다면 이 영사기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한 영화를 틀어줄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유독 미래에 대해 항상 불안해에 떨고 있다면 정신모형에 미래를 볼 수 있는 시나리오가 없기 때문이다. 진실된 삶이란 이 내면의 영사기가 들려주는 과거 현재 미래가 실제로 구현되는 과거 현재 미래와 신크로 되어 진행되는 삶을 가진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삶의 질과 행복과 태도는 이 영사기에서 틀어주는 자의식의 내면 극장의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내면의 극장에서 상연되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행복하고 건강하다면 바깥 세상의 삶도 그렇게 해석되고 일단 그 해석을 믿으면 그 해석대로 실현될 개연성이 높다. 내가 세상을 보는 실질적 비전을 결정해주는 것은 우리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모형에서 상연되는 세상이 실제로 구성된 것이다.

자신의 눈으로 본 세상과 눈으로 목격한 현실과 괴리가 생길 때 이 괴리를 이어주는 다리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선택이 우리가 일상에서 은연중 내보이는 태도이다. 태도는 우리의 정신모형에서 상연되는 이야기가 바깥세상을 보고 선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정신모형에서 상연되는 극의 내용이 바뀌어야 태도가 바뀐다. 정신모형을 바꾸지 않고 상벌로 태도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가 행동주의자들의 오류이다. 근원적 변화란 자신의 내면의 극장에서 상연되는 영화가 바뀐 것을 말한다. 정신모형이 바뀌지 않은 근원적 변화는 없다.

평소 정신모형에서 상연되는 이야기가 과거에 고착되어 살 때는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눈에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자신의 극장에서 상연되는 이야기만을 더 심각하게 믿는 태도을 선택한다. 아마도 꼰데 소리를 듣거나 편협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현재의 삶을 희생해가며 미래에 대한 내면의 영화만 보는 사는 사람들의 태도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 비전에 문제가 생 경우이다.

우리의 삶에 대한 비전은 내면의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상연하는지를 결정하는 우리의 정신모형이라는 지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삶의 제대로된 비전을 제공해주는 정신모형을 이해하고 이것을 객관화 시켜 고치지 않고 태도나 삶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세상을 항상 삐딱하고 편협하고 편견 가득한 눈으로 보는 것은 다 이 정신모형이라는 영사기에서 상연되는 영화가 잘못된 경우다. 정신모형을 고치지 않고 이 비전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고의 자기이해는 자신의 정신모형의 모습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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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데카르트는 "인간은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통해 몸과 구별되는 의식의 독자성을 처음 주장했다. 데카르트는 의식이란 마치 영사기처럼 극장(Cartian Theather)을 만들고 그 극장에서 상연되는 한 편의 영화라고 본다. 데카르트 이후 대니얼 대닛과 같은 자연과학철학자에 의해서 데카르트 극장은 그냥 뇌가 일으키는 환각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더 진보된 의식을 연구하는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에 상상적으로 만들어지는 체험과 실제로 하는 체험을 뇌는 구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이들의 연구는 뇌의 시냅스 구조가 영화의 스토리를 규정하고 상영된 현실을 실제 현실로 체험하는 뇌의 작용을 지지하고 있다.

PS 2: 사회학자 고프만은 데카르트 극장을 의식에서 분리시켜 더 현실화 시켜서 삶 속에 재현한 학자다. 고프만은 우리의 삶은 한 편의 영화를 넘어 연극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물론 이 연극에서 배역과 대본을 설정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PS 3. 이 정신모형의 실체와 이것을 어떻게 새롭게 디자인하는지에 관심이 있다면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14기 모집(http://aokomade.org/.../leadership/leadership_register.php)에 지원하시기 바란다. 진성리더십은 정신모형이라는 영사기에 상연되는 삶의 새롭게 디자인하는 방식을 다루기 때문이다. 진성리더가 현실과 괴리되지 않고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의 정신모형에서 상연되는 영화가 일반리더들의 영화와는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