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개봉한 소올이 유행시킨 슬로건이 "자신만의 스파크를 찾아라"라는 조언이다. 소올에는 스파크로 표현되는 행복에 대해 잘 못 해석해서 혼돈의 삶을 살고 있는 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조는 뉴욕에서 음악교사로 일한다. 음악교사는 그냥 생계를 위한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는 삶이다. 조의 진짜 스파크는 재즈클럽에서 훌륭한 뮤지션들과 같이 연주하는 것이다. 마침내 그 스파크가 실현된 날 맨 홀에 추락해서 환생을 기다린다. 환생의 조건이 지금까지 테레사 수녀나 간디가 맨토를 했어도 스파크를 주지 못해 태어나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영혼 22호에 스파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영화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은 스파크가 될 수 없고 자신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잔잔한 체험인 발등을 간질이는 파도의 감촉, 페퍼로니 피자를 한입 베어 물 때의 짜릿한 미각, 손안에 떨어져 안기는 낙엽과 같이 호흡하는 삶이 진짜 행복이라고 설명한다.

진짜 그럴까? 아직 삶을 많이 살아보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그럴듯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소학행이라고 규정하고 소학행을 통해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면 스파크를 잘못 이해한 아주 위험한 조언이 된다. 왜 그럴까?

한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떠나서 여행을 즐기는 삶은 소확행이다. 이 소확행 여행이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주중에 당신이 어떤 목표나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을 스킵하고 매일 여행만 다닌다면 어느 순간 여행은 고역이 될 것이다. 마치 주요리를 먹지 않고 디저트만 먹게 되는 상황을 상상해봐라. 처음 몇 번은 달콤하기만 디저트가 고역으로 변할 것이다. 자신이 재력과 시간여유가 있어서 소확행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소확행은 결국 햇빛과 같다. 햇빛이 쨍쨍한 날을 갈망해도 매일 매일 해가 쨍쨍하게 뜨는 삶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삶은 사막화 되어 금방 황폐해진다.

일상의 사소한 행복이 스파크가 아니라면 돈, 명예, 권력 등이 스파크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것은 더 위험한 주장이다. 톱니바퀴 효과 때문이다. 돈, 명예, 권력을 획득하면 획득한 상태를 당연한 상태로 받아들이는데 걸리는 몇 주 정도는 스파크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새로운 상태에 적응된 후에는 더 나은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기대치를 높이는 톱니바퀴가 작용하면 점점 더 큰 것을 얻어야 행복해진다. 얻은 대가로 짧게 행복한 기간을 지내다 더 긴 기간 동안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런 톱니바퀴 효과에도 돈, 명예, 권력을 포기하지 못하면 이것들은 매일 스파크를 맛보기 위해 돈, 명예, 권력의 바위를 언덕 위로 올려야 되는 시지프스의 형벌에 처해진다. 베케트의 희극 돈, 명예, 권력의 모래 구덩이에 빠져 죽어갈 처지에서도 이것을 행복이라고 믿고 "오늘도 행복했어요"라고 외치는 주인공의 비극이 재연된다.

일상의 사소한 쾌락을 행복의 스파크라고 생각하거나 돈, 명예, 권력을 스파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행복이 파랑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인생의 힘든 말년을 지낼 수 있다. 소확행이나 돈, 명예, 권력이 순간적으로 스파크를 일으키지만 결국 이런 것이 스파크를 일으키는 것은 나를 만족시키는 쾌락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 쾌락을 행복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Hedonic Happiness라고 칭한다. Hedonic Happiness는 우리 삶을 쾌락에 점진적으로 중독시켜 결국은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비극을 만든다.

진짜 삶에 스파크를 주는 행복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Eudemonia Happiness이었다. 유데모니아 행복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 목적을 세우고 이 목적을 일상의 삶 속에서 실현시켜서 자신이 이 목적 상태에 조금씩 도달하고 있다는 성장체험을 의미한다. 자신 삶의 목적은 세상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내가 세상을 다녀감에 의해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고 깨끗해지고 건강해지는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이 세상을 빌려서 산 렌트비를 지불하고 떠나겠다는 약속이다.

우리는 물 공기 자연 등 세상의 많은 부분을 공짜처럼 빌려 쓰지만 공짜라는 믿음 때문에 죽을 때가 되어도 고마움을 표현하거나 조금이라도 갚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뜬다. 목적을 실현해서 유산을 남기는 사람들만 결국 되갚는 삶을 산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먼저 자아를 실현하고 이 실현한 자아를 다른 사람들의 성장체험이라는 스파크를 위해서 쓸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는 약속이다.

소올 영화에서 제시했던 발등을 간질이는 파도의 감촉, 페퍼로니 피자를 한입 베어 물 때의 짜릿한 미각, 손안에 떨어져 안기는 낙엽에서 스파크를 느끼게 되는 전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삶의 일상에서 목적이 실현되는 성장체험을 하고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체험하고 이 자유로움 속에서 파도, 페퍼로니, 낙엽을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아무 목적이 없이 하루하루를 어렵게 생계만을 위해 지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낙엽, 파도를 보고 스파크를 찾으라고 주장한다면 전혀 설득력이 없는 일이다.

사람들의 삶의 본질은 몸만 크는 것이 아니라 몸과 함께 마음과 정신도 맞추어 커가는 성장체험이다. 사람들은 몸의 크기에 맞춰, 마음과 정신도 커갈 때 성장체험을 통해 삶의 플로우를 체험한다. 정신과 마음의 성장체험은 자신에게 씌워진 허물을 벗고 더 나은 정신모형의 옷을 갈아입는 체험이다. 지금까지 숨통을 죄던 허물의 옷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옷을 입는 체험은 고통에서의 해방과 함께 자유의 희열(Joy)을 가져다 준다.

#스파크는_성장체험에서_온다.

성장체험을 통해 자신을 옥조이던 정신모형을 벗고 새로운 정신모형을 찾아서 목적에 대한 약속까지 지켰을 때 느끼는 삶에 대한 희열(Joy)는 감사, 고양, 열정, 긍휼, 자부심의 형태로 표현된다. 감사, 고양, 열정, 긍휼, 자부심을 통해 체험되는 희열(Joy)의 상태가 진짜 스파크이다. 감사, 고양, 열정, 긍휼, 자부심으로 진짜 스파크를 받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일상의 낙엽, 파도, 바람 이 모두가 자신과 교감하는 소중한 작은 스파크가 된다. 자신 삶의 일상에서 감사, 열정, 고양, 긍휼, 자부심으로 나타나는 희열을 못 느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스파크는 일시적인 환각인 가짜 스파크이다. 순간적인 쾌락을 행복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자신 스스로 일군 권력, 명예, 재산을 자신이 약속한 목적을 위해 위해서 사용해보라. 아마도 자신이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큰 스파크가 쓰나미처럼 밀려 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 왜 사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고 답한다. 행복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이를 따라가는 파랑새의 삶을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파랑새를 따라가는 행복은 모두 쾌락적 행복을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은 파랑새처럼 따라감을 통해서는 절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극단적 행복과 극단적 불행 사이에서 시달린다.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가는 조울증을 경험하다 어느 순간에는 절망에 빠져 자살을 생각한다.

소올에서 주장하듯이 자신만의 삶의 희열(Joy)인 스파크를 찾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스파크를 찾는 것은 더 중요한 문제이다. 잘못된 스파크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재능이 뛰어나 인기를 한 몸에 받아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던 한 연예인의 자살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