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소크라데스 독서 클럽의 한 과정으로 제공된 레비나스 <전체성과 무한> 과정에 맴버로 참여하는 영광을 얻었다 (리더

이창준

). 오늘 줌으로 킥업 미팅이 진행되었다.

소크라테스 독서클럽은 진성리더십의 기초가 된 고전을 읽고 자신의 정신모형의 지도를 확장하는 학습 공동체이다. 고전은 시간의 검증을 거쳐 많은 사람들에게 진리로 받아 들어지는 저작들이다. 독서에서 자기개발서가 디저트를 먹는 경험이라면 고전은 통곡물을 통째로 소화시키는 생경한 경험을 가져다 준다. 처음부터 주어진 고전을 다 소화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이다.

소크라테스 독서클럽의 목적은 일반독서 클럽처럼 책을 읽고 소화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것을 가르킬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진성리더십의 철학적 기초가 된 고전만이 커리큘럼에 오를 수 있다. 자신의 정신모형에서 탈주해서 이 고전에서 설정한 진리의 섬에 이르는 줄을 만들고 이 줄을 씨줄로 자신의 정신모형을 날줄로 확장해가는 것이 목적이다. 독서를 마친 후 자신의 정신모형이 확장되는 변화를 체험하지 못했다면 책을 100% 소화하고 이해했어도 가짜 독서를 한 것이다.

레비나스가 진성리더십과 접목되는 점은 "관계적 투명성"에 관한 철학이다. 관계적 투명성이란 상대를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상대를 존재자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둘 간의 협업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레비나스는 타자를 자아에 의해 포획되는 동일자의 존재개념를 넘어 그자체로 존재하는 존재자로 보고 타자의 얼굴에 대한 독득한 해석을 통해 타자의 고통을 진심으로 환대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런 이유로 생물학적 우월성이나 플라톤을 이어받은 근대 가치만을 숭배하는 대문자 남성이나 알파걸이 되어 남성의 짝퉁으로 나선 대문자 여성을 극복한 여성들이 다양한 소수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들과 진정한 연대를 구축하여 새로운 운동장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학은 정의론을 기초한 롤스의 철학적 기반이기도 하다.

진성리더십 아카데미에서 주창하는 진성 페미니즘은 남성들과 투쟁해서 이기는 것이 목표인 대문자 페미니스트나 남성을 카피해서 동료 여성들을 제압하는 알파걸 유형의 유사 페미니즘을 지양한다. 소수자의 다양한 아픔에 대해 진심으로 환대하는 대문자 남성을 탈주한 남성들과 대문자 여성을 탈주한 여성이 협업으로 더 높은 곳에 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 운동장에 다양한 아픔을 가진 소수자들을 초대하여 환대하는 것이 진성 페미니스트의 사명이다.

한 마디로 페미니즘이 고통받는 다양한 남성, 여성, 소수의 연대가 아닌 여성에 갇혀 있다면 있다면 다 유사 페미니즘으로 종결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고통 받는 여성은 페미니즘의 시작점이지 종결점은 아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의 다양성이 여성에 함몰되어 사라졌다면 유사페미니즘이다.

진성 페미니즘은 신영복 선생님의 조언대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성별을 떠나 이들에게 고통을 막을 수 있는 우산을 내미는 것을 넘어 이들과 같이 비를 맞고 비를 맞아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맞잡은 손으로 확인하고 이들을 위해 자신의 가면을 벗고 이들의 가면을 대신 써주는 행동에서 시작된다. 데리다나 아랜트와 같은 여성이자 진성 페미니스트인 사람들도 있지만 신영복, 레비나스, 들뢰즈 같은 남성이자 진성 페미니스트인 사람들도 있다.

킥업 미팅에서 부터 엄청난 스파크가 일어나고 있어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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