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Development(HD)의 미래
플랫폼을 통한 학습의 민주화
민주화의 상태를 가장 잘 묘사해주는 장면은 노자의 도덕경 17장이다. 도덕경 17장에 太上,不知有之(태상부지유지)라는 말이 나온다. 말 그대로 번역하면 "가장 훌륭한 임금(리더)이 있다는 것을 백성이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고로 성숙한 민주화란 백성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태평성대의 판을 깔아준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지어는 백성들이 임금의 덕을 잊고 자신들 스스로를 칭송할 수 있도록 만든 상태가 민주화가 실현된 상태이다.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자신의 배를 두드려가면서 임금이 없어도 우리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고 크게 노래 부르게 하는 상태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이데거는 도구가 목적을 완전히 구현하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도구개념을 주창했다. 도덕경에서 지칭하듯이 백성이 주인이 되고 임금이 이들을 섬기는 도구가 되면 임금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임금이 드러나는 것은 임금이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 될 때이다. 완벽한 민주화란 주인이 목적이 되고 위정자들이 도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여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때이다.
디지털 세상으로 세상이 전개될수록 삶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화는 필연적이다. 정치 뿐 아니라 모든 사회, 직장 영역에서 민주화는 다른 대리인을 시켜서 자신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동료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아서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인재를 개발하는 Human Development의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직장에서 학습 민주화가 실현된다는 것은 회사가 구성원들 스스로 학습해 자신의 전문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이런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직접 민주주의의 운동장이었던 아고라 광장을 조직 안에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플랫폼 운동장 안에서 구성원들은 서로가 서로로부터 배우고 학습하는 교학상장의 사회적 학습에 몰입한다. 협업하는 동료들이 서로의 학습을 위한 사운딩 보드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평소 일을 통해 협업하는 동료들이기 때문에 자신과 동료들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한다. 디지털 세상의 학습 플랫폼에서는 동료가 코치가 되도록 돕는다. 플랫폼은 코칭의 모쥴을 시스템으로 장착해서 동료들이 가진 전문성의 문제에 대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답하는 교학상장을 실현한다.
학습의 민주화가 성숙된 선진 기업들의 학습 플랫폼에서는 시스템화 된 코칭 플랫폼들이 기본적 모쥴로 장착되어 있다. 이 시스템화된 코칭 모쥴은 동료를 내부코치로 육성하도록 촉진한다. 코칭을 시스템으로 내재화시켜는 이유는 전문적 외부코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함이다. 외부코치는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측면에서는 기여하는 바가 상당하지만 문제의 맥락을 질문에 제대로 반영하는데 한계를 보인다. 어떤 문제도 맥락을 벗어나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외부 코치는 조직의 맥락에 몸을 담근 적이 없어서 이들이 던지는 문제에 대한 질문은 맥락을 벗어나게 되고 이 맥락을 벗어난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코칭을 받는 사람들은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을 견디지 못하고 제발 질문 좀 그만 던지라고 요청한다. 맥락을 담지 못할 때 질문과 답이 문제해결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코칭을 위한 질문과 답이 되기 때문이다. 학습 플랫폼은 이런 외부코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모쥴로 코칭을 내재화하고 대신 맥락을 알고 있는 동료들이 직접 서로에 대해 코치역할을 수행하게 돕는다.
플랫폼을 통한 사회적 학습의 본질은 동료코칭을 통한 교학상장이지만 플랫폼에는 학습자의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통해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효능감을 키우는 모쥴들이 설계된다.
자기주도학습은 자신의 일과 관련된 전문성과 관련된 문제를 스스로 찾아서 직접 해결하는 학습의 민주화의 본질이다. 자기주도학습에서 생긴 문제를 동료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고 학습방식도 인지적 학습이 아니라 체험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정신모형을 스스로 업데이트 해 궁극적으로 자신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자신의 효능감을 키울 수 있다면 사회적 학습은 완성된다.
구성원들에게 학습의 민주화가 성숙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스스로 솔루션을 찾아서 자기 효능감을 가지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HRD의 역할은 학습 플랫폼을 제대로 디자인해서 이 플랫폼 안에서 구성원이 이런 자기주도학습, 동료코칭, 자기효능감을 학습체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쥴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플랫폼의 목적은 구성원이 자신의 전문성에 관련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이 질문에 대해 주도적으로 해답을 찾아내는 문제해결력에 대한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것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디자인 된 플랫폼에 각종 첨단의 모쥴들을 장착해도 구성원이 자신의 전문성과 관련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키우지 못한다면 학습의 민주화를 달성한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구성원의 문제해결력에 대한 효능감을 자연스럽게 신장시켜서 심지어 구성원들도 플랫폼의 존재를 못 느끼게 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민주화된 HD의 학습플랫폼이 구축된 것이다. 하이데거가 언급한 플랫폼이 도구가 되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구성원의 성장체험이 목적이 된 상태가 실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