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과 동료(Lawler at Cornell University & Thye at University of South Carolina)들은 30여년 간 네트워크 사회가 발전해 초연결시대가 열리는 국면에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새로운 방식을 연구해 이것을 책(Order on the Edge of Chaos, Cambridge University Press)으로 발간했다.

전통 사회학에서 질서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홉스에 의해서 제시된 방식이다. 홉스는 세상을 그대로 놔주면 개인들이 이기심 때문에 결국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장으로 변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합의해서 국가나 더 힘 있는 괴물(리비아탄)에게 질서를 유지해 달라고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해석해왔다.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어도 국가나 군대 경찰 등 힘 있는 기관에 위임하고 이들이 질서를 만들어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질서개념이 전통적 질서가 만들어지는 표준적 방식이었다.

민주주의란 위임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위임한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평가해서 이들에게 계속 위임할 것인지를 선거로 결정하는 과정의 투명성으로 정의되어 왔다.

이런 방식은 산업사회나 신자유주의 사회에 적합한 질서유지 방식이라면 네트워크 사회가 성숙해서 초연결사회 국면으로 흐르면 모든 질서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 우리가 일관되게 이론화 시킨 것들이다. 우리는 초연결 플랫폼 시대는 위임에 문제에 위존하는 방식을 떠나 언제든 아래로부터 자기 조직방식으로 질서의 새로운 싹들을 키우는 방식으로 민주주의 패러다임이 전환을 겪고 있다고 가정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도 위에서 이런 싹들에게 비를 내려주는 방식으로 질서가 촉발되는 측면을 부인할 수 없으나 근본적으로 아래에서 참여자들이 직접 자기 조직적으로 참여해서 질서를 만드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었음을 설파했다. 또한 이런 패러다임 전환에 맞는 새로운 질서 이론을 제안해왔다.

우리나라가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로 새로운 질서를 만든 방식도 이런 방식이고 미국의 바이든이 다시 미국의 질서를 만든 방식도 이런 방식이었다. 선거로 의견을 표하기 이전에 이미 자기 조직적으로 새로운 질서에 대한 정의를 공유했고 선거는 그냥 이 새로운 질서에 대한 인증수단이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로 세상의 질서가 혼동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결국 의미 있는 새로운 질서는 자기조직방식으로 만들어질 때 이 질서를 만드는 일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 질서에 소유의식을 가지고 질서를 제대로 진화시켜간다. 디지털이 이런 질서를 만드는 과정에 하는 일은 비를 내려주는 일이지 질서의 주체는 아니다.

사회적 연결망의 발달로 사람들의 지적 수준이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따라서 질서도 더 이상 정부가 국가가 나서서 강요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