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12 11:45
[N.Learning] 리더는 어떻게 권력을 잃는가? 권력의 역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434  

리더는 어떻게 권력을 잃는가?
권력의 역설
주변에 보면 뛰어난 사업가나 종교인들이 섣불리 정치가들 흉내를 내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영향력의 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목격한다.
그럴까?
권력이란 상대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권력에 대한 개념은 권력이 작동하는 원인, 과정, 결과 중 결과에 치중한 정의다. 이런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권력의 원인인 기반도 있어야 하고 이 기반을 기반삼아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블러핑과 협상력도 있어야 한다. 최소한의 권력기반만 가지고도 협상력을 최대한 동원해 결정적인 순간에 판세를 결정하는 쪽에 베팅해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는 사람들이 뛰어난 정치가들이다.
선거에서 권력이 작동하는 과정을 예로들면 권력의 기반은 지지자들이고 결과는 당선이다. 하지만 절대적 지지의 우위를 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선거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내는 권력 과정에서 성패가 근소하게 갈린다.
종교 지도자나 사업가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정치 동학의 꽃인 권력과정을 무시하고 섣불리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할 때다. 사업가나 정치가들이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순간 다른 편에 서 있던 고객과 신도들을 모두 잃는 결정적 패배를 맛본다. 권력은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순간, 권력의 과정인 협상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권력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업가가 자신이 편드는 사람들만 고객으로 삼아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종교인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사람들만 대상으로 포교하는 것이 아닌 이상 입장을 표명하는 순간 의도와는 달리 고객과 포교대상의 반이 떨어져나간다. 기업의 가치는 미래의 잠재고객에 대한 소구력에 의해서 결정되고 종교의 영향력도 보편적 다수에게 정신적 안녕을 약속할 수 있을 때 확장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종교인이나 사업가가 한쪽 편을 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사업가나 종교인들이 한쪽편을 드는 것이 본인들의 잠재적 파워 기반을 스스로 잘라내는 것이라면 이들은 영원히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사람들인가?
아니다.
종교인이 편을 들어야 할 대상은 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장 아픈 사람들이다. 예수께서 100마리 양중 길을 잃은 한마리 양이 있을 때 가장 아픈 양인 한마리 양을 찾아나섰던 이유다.
기업가가 편을 들어야 할 대상은 존재목적이다. 우리 회사가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다른 경쟁사가 많음에도 굳이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가 존재목적이다. 기업은 고객과 사회가 가진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집단이다. 이 집단이 가진 자신의 역량을 옳바른 존재목적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역량은 사회를 혼란시키는 살상 무기가 된다. 역량이 돈버는 도구로만 사용될 경우 고객의 반기업 정서는 치솟고 결국 어느 순간 기업은 사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는다.
기업과 종교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가장 영향력이 있는 리더는 어떤 혼란스러운 상황이 와도 힘있는 라인편에 서고 싶은 본능적 욕망을 떨춰내고 자신이 약속한 존재목적과 가장 아픈 사람들에 대한 긍휼의 사랑편에 서 있는 사람이다.
권력이 아닌 영향력을 기반으로 공공선을 펼치는 종교인이나 기업인이 어느 정치라인 편에 서는 것은 스스로 파워의 기반을 송두리째 버리는 극도로 위험한 행위다. 양식이 있는 정치가라면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기업인들을 병풍으로 세우거나 구국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원로목사들을 동원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최근에 발매된 급진거북이(잉걸북스 2024)에서는 대한민국의 근원적 변화에 의식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파워의 기반과 과정을 잘 운용해 선거에 이긴 순간 제일 먼저 반대편에 서 있던 사람들을 향해 겸허한 마음으로 고개 숙이고 이분들을 목적과 긍휼의 마음으로 위로해 최소한 이분들을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스파링파트너로 만드는 전략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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