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진화와 리더십 이야기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인간들이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는 무엇이던 사고 팔 수 있는 시장과 화폐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삶에서 시장과 화폐를 없앨 경우 겪게될 혼란을 상상해보면 시장과 화폐의 가치를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진화속도가 느린 북한에 조차도 당장 화폐와 장마당을 제거한다면 북한주민들은 아마 폭동을 일으킬 것이다. 김정은 폭압에는 저항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경험한 최고의 발명품을 없애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화폐와 시장이 인간이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이라면 이 시장에서 보다 센 영향력을 얻기 위해 발명한 <조직>의 발명은 화폐와 시장에 버금가는 발명품이다. 국가 군대 관공서 회사 가족 모두가 조직이다. 삶에서 이들을 제거한다고 상상하면 감당할 수 없는 혼돈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조직은 처음에 어떻게 탄생했을까?

빵을 만들어 파는 장사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빵이 인기가 있어서 손님이 점점 늘었다고 가정해보자. 손님들의 빵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인데 빵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공급해주는 사람들의 농간을 벗어나지 못해서 곤란을 당한다고 생각해보자. 재료 공급업자들이 빵이 잘 팔리는 것을 보고 재료를 제때 공급해주지 않아 가면서 재료값을 인상해달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빵장수의 입장에서는 재료를 공급해주는 사람들의 농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간 번 돈으로 재료상을 자신 밑에 들어와서 일을 하도록 자신의 직원으로 고용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시작할 것이다. 장사가 잘 되면 더 많이 직원들을 고용해서 큰 회사로 만들 것이다. 이처럼 회사는시장의 불확실성을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를 만든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회사가 탄생하는 이유와 잘 돌아가게 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잘 되는 회사와 잘 안 되는 회사와의 차이는 관리비용의 차이이다. 직원들을 많이 고용해서 월급도 많이 주고 있는데 직원들이 겉으로는 사장 말을 듣는 척 해가면 속으로는 개인적 이득을 더 챙기고 있다면 이 사람들을 대신 관리해주는 비싼 관리자도 많이 채용해야하고 관리비용이 치솟기 시작해서 이 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면 결국 회사가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진다. 관리비용이란 사장과 종업원이 한 몸이 아닐 때 이 한 몸처럼 행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드는 비용이다.

조직이론에서는 이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경영자의 전략적 의도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전략적 의도란 사장이 종업원들이 마음으로 따라할 수 있는 경영자의 정체성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만든 것이다. 프로토타입은 경영자의 분신이다. 이 프로토타입에는 자신의 무슨 이유로 회사를 만들었는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만들어서 제공할 수 있는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지? 이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해야하는지?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 무엇을 연마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지금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 해야하는지? 이런 질문을 만들어서 종업원들에게 시험을 보았을 때 종업원들이 다 백점을 받는다면 기본적으로 종업원들이 사장의 전략적 의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을 지우고 다시 시작해야 할 때 시작점은 사명이다. 전략적 의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전략적 의도가 작동이 안 되어서 관리비용이 치솟고 결국은 무너지는 회사는 다음의 몇 가지 형태이다. 첫째 사장이 장사를 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종업원도 다 이유를 알거라고 가정하고 전략적 의도가 지향하는 가치를 놓치고 있을 때이다. 소비자들도 전략적 의도가 돈이라고 생각하는 회사를 장사꾼으로 대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마음을 열지 않는다.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지 않는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지 않는데 장사가 될리가 없다.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소비자가 긍휼감을 느끼고 있어야 지갑을 열텐데 그런 이유가 없다면 굳이 똑 같은 제품을 이 회사에서 살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요즈음 오뚜기 삼양, 농심 현상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둘째, 사장은 전략적 의도가 명확하게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든 종업원들이 이것을 머리까지는 받아 들이는데 마음으로까지는 받아들이지 않는 회사이다. 따라서 열심히 하게 하기 위해서 꼭 돈을 써야하는 돈이 많이 드는 회사들이다. 대개는 경영자의 진정성에 종업원들이 회의를 보내는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는 자사의 기술적 경쟁력이 받쳐주는 한은 살아남는데 더 나은 기술을 가진 회사가 나타나면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셋째, 전략적 의도를 표현해주는 사명, 가치, 비즈니스모형, 핵심역량, 업 등이 너무 복잡해서 경영자도 문서상으로 만들어진 이런 것들에 대해서 혼란을 느끼고 있는 회사이다. 아무리 전략적 의도를 잘 소통해보려해도 너무 복잡해서 혼동만 경험하는 회사이다. 컨설턴트 출신들이 움직이는 회사들이 대표적으로 이런 회사들이다. 장사꾼의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해도 안 되고, 기술자의 마음으로 운영해도 안 되고, 컨설턴트의 전략만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도 다 망한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전략적 의도를 통해 자신과 한 마음인 종업원들을 육성한 경영자만이 살아남는다. 조직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이런 단순성을 가진 회사만이 관리비용의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결국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카페베네의 창업자의 자살은 창업자가 전략적 의도를 잃었을 경우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커피회사가 커피 맛을 통해 전달하려는 긍휼감 있는 전략적 의도를 잃어버리고 TV 드라마나 전략에 집중해서 사업을 성공시키려 할 때 생긴 비극인 것이다. 본인에게는 카페베네가 창업할 당시부터 이렇게 커피 맛이 없는데 어떻게 사업이 커지는 지를 이해할 수 업는 회사 중 하나였다. 의도는 없고 전략만 있는 회사가 보여주는 비극이다.

이렇게 탄생한 조직은 다음 단계로 플랫폼 조직으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이란 어떤 여행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여기를 거쳐 가야만 하는 곳이다.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에서 실험되고 있는 플랫폼 조직은 전통적 조직의 높은 경계의 담장을 낮추고 자신이 가진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오픈함에 의해서 이들이 자신의 회사 안으로 들어와 사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게해서 사람들과 회사를 자신의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에서는 자신이 사업의 주인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자신의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적 모쥴들이 플랫폼이라는 운동장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 운동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풀랫폼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체험할 수 있어야 플랫폼의 명성이 높아지는 네트웍효과가 생긴다. 플랫폼은 우리 회사 안에서 우리 회사가 만든 화폐와 기술로 사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게 회사 안에 시장을 열어준 것이다.

조직의 형태가 시장에서 조직으로 조직에서 플랫폼으로 진회함에 따라 리더십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시장의 시대에는 신용이 있는 상인이 최고의 상인이였다. 시장의 속성이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이 불확실성 속에도 신용을 쌓아서 자신만의 일관성이나 예측가능성을 만들 수 있었으면 성공했다. 조직의 시대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한다. 조직의 초기 단계에는 정주영, 이병철 등이 보였던 신용과 개척정신이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조직이 성숙해진 지금과 같은 시대에 성공하는 리더는 뛰어난 전략적 의도를 단순명료하게 전달해서 자신과 고객, 종업원이 한 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플랫폼 시대에는 자신이 가진 플랫폼을 싼 값에 이용하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일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뛰어난 리더로 등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술적 역량과 다른 사람들이 가진 기술적 모쥴을 합해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지, 이 플랫폼으로 정말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줄 수 있는 지, 이 플랫폼에 대해 스토리를 통해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아마존 닷컴의 베조스가 MS의 빌게이츠를 누르고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이것은 조직의 시대가 플랫폼의 시대에 전권을 넘겨주었다는 상징적사건이다. 아무튼 시대는 점점 아무리 재능이 천재적이라 하더라도 혼자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를 건너 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