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Case Study는 함정이다.
이론을 공부하라.
Case Study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생들의 학습도구로 사용해서 유명해진 학습방법이다. 문제는 이 케이스 스터디가 유수 경영대학원에서 학습방법론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것이 충분히 검증된 과학이라고 사람들이 믿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컨이 이야기하는 권위의 우상이라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권위의 우상은 권위있는 사람이 나서서 그렇게 주장을 하면 사람들은 그것은 그 사람에 의해서 검증되었을 것이라고 믿고 그 주장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제외한 다른 유수의 경영대학원에서는 이미 이 케이스 스터디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주요한 학습수단으로는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기 시작한지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만은 유독 케이스 스터디를 만병통치약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지금도 회사의 관리자들과 세미나를 진행하다 보면 이들로 부터 새로운 더 나은 케이스를 보여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는다.
케이스 스터디는 어떤 함정을 가지고 있을까?
가장 큰 함정은 패스트 후드를 주식으로 먹는 것과 같다.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에 빠져 이것이 자신의 몸에 맞는지는 판단중지하고 서서히 패스트 후드에 중독되는 것과 같다. 학생으로써는 믿음을 가지고 맛있게 먹지만 먹을수록 패스트 후드 중독은 심각해진다. 학생이나 선생이나 이 케이스가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에만 관심을 보일 뿐 이 결과를 가져다 준 조건이나 과정이 우리 회사와 같은지는 별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게이스의 조건이나 과정이 자신 것과 전혀 달라도 우리 회사가 지금 직면해 있는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낸 결과만을 보면 무조건 섭취한다. 패스트후드의 속성이 다 그렇듯이 먹을 때는 맛있게 먹어도 실제로 몸 속에 들어가서는 전혀 몸 속으로 체화되지 않는다. 우리 회사와 상황이 30%만 비슷한 회사의 케이스를 얻어내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 보다 힘들다. 이런 한계점을 억지로 외면하고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비슷한 해결책만 보여준다면 그 회사의 조건과 우리 회사의 조건 따위는 무시하고 일단 먹고 본다. 케이스를 아무리 많이 공부해도 포만감을 주지 못하고 헛배만 불러온다. 케이스를 좋아하는 회사를 보면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뚱뚱해진 학습의 비만을 벗어나지 못한다. 조직이 죽어가는 이유는 배고파서라기보다는 먹은 것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해서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다 조리된 음식을 먹기 때문에 학생이 주제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기잡는 방법을 배울 길"이 없다. 수동적인 방법에 익숙해진 학생은 어디에 더 나은 더 자극적인 새로운 케이스가 없는지 찾아나서서 자신을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만든다. 자신에 맞는 옷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유행의 첨단의 케이스를 채용해보지만 스스로는 이미 벌거숭이 임금님이다.
그렇다면 케이스 스터디의 대안은 어떤 것일까?
케이스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에 대한 연구에 더 매진할 것을 제안한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 이론의 문제점을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이것은 이론의 기능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케이스와는 달리 이론은 현실을 극대화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당현히 현실과는 괴리를 보인다. 이론의 기능은 바로 현실과 동 떨어져 현실을 성찰할 수 있는 거울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론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이 이론을 거울로 삼아서 자신의 지금의 입장을 성찰해보고 자신의 현실과 이상사이에 어떤 얼마나의 괴리가 있는지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론의 기능은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성찰의 거울이다. 이론이 없다는 것은 자신을 뒤돌아볼 거울이 없다는 것이다. 이론은 자신에 대한 탐구를 시작할 수 있는 초기값을 제공한다.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원리가 초기값을 제시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아직도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초기값을 통해 우리 회사의 현실과 차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살펴보다 보면 이론과 현실의 중간지점에 자신만의 케이스와 모형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실제로 실천하고 입어볼 수 있는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게 된다.
Lewin이라는 행동이론가는 이런 점에서 "가장 이론적인 것이 가장 실천적인 것이다"라는 명언을 했다. 케이스를 찾아 무모한 방황을 하기보다는 검증된 이론을 공부하고 이 이론을 거울로 삼아 현실과의 차이를 찾아내고 이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게이스를 스스로 써내려갈 수 있을 때 자신의 몸에 맞는 요리를 스스로 조리한 것이다.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만든 것이다. 자신이 자신이 진실을 스스로 써나갈 때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자 작가가 된다. 자신의 케이스를 스스로 쓴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과 소유권을 남들에게서 돌려받는 것이다. 남들이 쓴 케이스 대로 산다는 것은 연기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논쟁은 자기 개발서에 빠져 사는 경우에도 똑 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기개발서의 성공한 사람들의 케이스에 빠져 살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벌거숭이 임금님이 되어 더 나은 케이스인 더 나은 자기개발서를 찾아 헤메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게 될 것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을 초기값으로 자신만의 케이스를 스스로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고도의 학습능력과 삶의 주도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