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두 얼굴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회사에 미치는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연구들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이수정과 윤정구의 연구는 이 같은 종업원의 관점에서 CSR은 회사에 독이 될 수도 있고 득이 될 수도 있는 야누스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제기하여 흥미를 끌었다. 이들의 연구는 CSR이 기업이 사회에 대해서 행하는 자발적 시민행동이라면 어떤 조건하에서 기업의 CSR이 종업원들의 회사와 동료들에 대한 자발적 시민행동을 이끌어 낼 것인가를 연구했다. 이들은 2009년 한국의 지속가능성 지수인 DJSI (Dow Jones Substantiality Index)에 포함된 38개 기업에 대한 연구에서 종업원이 자신의 회사가 CSR을 하는 이유가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서 경제적 이득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와 조직이 설정한 사명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을 때 조직에 대해서 전혀 다른 행동을 보임을 보고하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 그 회사의 종업원들은 회사가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위한 조직시민행동을 하지 않거나 회사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더 한다는 것이 규명되었다. 반면 조직의 사명을 진솔하게 구현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고 인식할 경우 조직을 위한 조직시민행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회사를 위한 반사회적 행동도 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은 자신의 회사가 사회적 책임활동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득만을 생각할 경우 회사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고 이에 맞는 행동으로 대응해준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CSR이 그간 알려진 것처럼 모두 기업에 도움이 되는 장밋빛 행위만은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CSR의 동기가 순수한 마음으로 조직의 사명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조직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귀중한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