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가 목적 세탁소인가?
Purpose Washing
목적세탁(Purpose Washing)은 기업의 숨겨진 의도는 초단기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인데 이런 모습을 보이면 고객과 투자자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기업의 목적을 과도하게 포장하고 강조해가며 자신들이 돈만 아는 회사라는 것을 숨기고 세탁하는 행위를 뜻한다. 세탁을 하는 이유는 돈을 더 많이 안정적으로 벌기 위함이다. 이런 회사에서는 홈페이지가 목적 세탁소인 셈이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일하기 좋은 기업(GWP: Great Workplace)에 지원했던 미국의 917개 기업과 여기에 종사하는 45666명 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의 목적의식과 재무회계 성과(주가상승, 영업이익)를 연구한 Claudine Gartenberg(유펜 워튼스쿨), Andrea Prat(콜롬비아 경영대), George Serafeim(하버드 경영대) 교수들이 공동연구 결과도 목적세탁이 경영성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거나 부정적임을 보고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는 2019년 Organizational Science에 발표되었다.
그림에도 보여지듯이 목적경영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진 회사는 목적이 실제로 비즈니스 모형에 녹아져 구성원의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목적에 대한 명료성(Purpose Clarity)"이 있는 경우다. 그냥 경쟁사가 하기 때문에 자신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목적을 따라 잡기 하는 회사(Purpose Cameraiderie)의 경우는 오히려 재무성과에 부정적이었다. 목적 따라하기 회사보다는 오히려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회사들이 재무적 성과가 더 높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기업은 홈페이지를 목적 세탁소로 사용한다. 특히 유기농 제품을 파는 회사가 이런 성향이 강하다. 이런 회사를 보면 홈페이지에는 유기농의 존재목적을 위해 경영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나 이들 직원들에게 정말 회사가 유기농에 진심이냐고 물어보면 뼈 속까지 신자유주의 대리인 이론에 경도 되어 있음을 고백한다. 이런 회사들은 화장품 회사처럼 비싼 광고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싼 광고모델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들의 정체성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승시켜보겠다는 뜻을 내포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속빈 강정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비싼 광고 모델을 사는데 쓰는 비용은 기업이 약속한 목적에 따라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는데 사용했어야 할 비용을 전용한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배임이다.
연구의 데이터가 신자유주의가 정체성의 위기를 겪었던 시기에 수집된 자료여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연구가 밝혀낸 또 다른 사실은 이런 진정성 있는 목적경영을 추구하는 회사에서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지속가능성 투자나 입사지원을 위해 회사를 알아보고 싶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 구성원들에게 무작위로 회사가 정말 홈페이지에 약속한 대로 경영하고 있는지를 조사해보면 된다. 목적에 대한 진정성은 약속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고 구성원들이 이런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게 목적경영을 하는 회사는 회사의 철학(why), 비즈니스 모형(how), 파는 제품과 구성원(what)이 정렬된 고유한 "Way"를 가진 회사들이다. 목적은 따라잡기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가져와서 비즈니스 모형에도 녹이고 제품과 구성원에게도 녹여낼 수 있을 때에만 작동한다. 기업에 Way가 있다는 것은 종업원들이 제품과 비즈니스 모형을 통해 목적에 도달하는 고유한 정도(正道)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에 진실로 Way가 있다는 것은 목적을 단순히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찾아서 자신의 정신, 마음, 몸에 녹여내 자신만의 고유한 알고리즘으로 숙성시켰음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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