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력적 소통 vs 비폭력 소통 진성리더의 소통법 슬라이드가 설명하듯이 진성리더는 비폭력 소통을 위해 헌신하지만 유사리더는 자신과 자신 편의 이득을 위한 폭력적 소통의 동조자이거나 공모자다. 진성리더는 자신과 조직의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을 달성해야할 최종 종속변수로 삼아 소통한다. 또한 평소 어려운 상황에서도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행위를 통해 신뢰자본을 축적해놓기 때문에 화자로서의 신뢰성(Credibility)이 높다. 반면 유사리더는 공의의 목적과 사적 이득을 같이 추구하고 둘이 충돌이 생길 경우 사적이득을 더 챙기는 양치기 소년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신뢰잔고가 바닥을 치고 있고 구성원들은 리더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화자의 신뢰성이 떨어지면 천 만 금 짜리 진실이 있어도 전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변호사들과 검사는 화자로서 상대의 신뢰성을 오염시키는 전략에 사활을 건다. 진성리더의 메시지는 존재목적에 근해서 단순하고 직설적이다. 반면 유사리더의 메시지는 항상 이중몰입 상태다. 리더로서 공적 이익을 위해 나서야 하는 자아와 사적 이득을 챙기고 싶은 자아가 분열되어 이중 메시지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유사리더의 말이 꼬이는 이유는 이런 이중몰입 때문에 메시지에 혼동이 생겨 메시지가 Mixed Message로 전락한다. 순진한 구성원은 리더가 애매모호한 Mixed Message를 보내면 의도를 캐묻기 위해서 질문을 하지만 리더의 이중몰입을 다 알고 있는 시니어 구성원은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 질문하는 주니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기도 한다. 질문을 받은 유사리더는 자신의 모순을 알기 때문에 장황하게 설명한다. 유사리더는 말은 일단 뱉어내면 그 자체로 존재로 태어나 자신을 다시 구속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헛똑똑이다. 처음 했던 거짓말 때문에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지만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않는다.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입만 열면 거짓말 하는 거짓말챙이 반열에 오른다. 메시지는 자신과 나눈 말(self indication)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언어나 비언어적으로 번역되어야 한다. 이것을 소통에서 인코딩 혹은 부호화라고 부른다. 우리는 말로 소통할 수도 있고 비언어적으로 표정과 몸짓으로 소통할 수도 있고 행동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내는 소통이 Talk the talk이다. 말을 줄이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소통이 Walk the talk이다. 말로 하는 소통보다는 모든 것을 행동과 결과로 소통하는 방식이 Walk the Walk다. 진성리더는 Walk the Walk의 소통에 대한 지향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유사리더는 Talk the Talk의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마음 속 메시지가 진실하게 때문에 삶과 몸 속에서 메시지의 진실성이 인코딩되어 묻어 나온다. 진성리더들에게는 평소 표정이나 몸짓 등의 비언어적 인코딩을 통해 중요한 메시지가 전체적으로 통합되어 녹아 있다. 언어적 소통은 이런 비언어적 소통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유사리더는 언어적 소통에 승부를 건다. 언어나 비언어로 메시지가 통역되면 이것을 전달하는 채널이 동원된다. 이메일이나 카톡 메시지를 통해서 전달할 수 있지만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얼굴을 마주 보고(Face to Face) 의미가 왜곡되었는지를 서로 확인해가며 F2F의 채널을 이용한다. 뛰어난 소통가는 상대가 어떤 채널을 자주 이용하는지를 연구하고 중요한 일일수록 이런 상대에 맞춤채널을 사용하고 혹시 전달이 되지 않을 것을 이중으로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이용하기도 한다. 진성리더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소통의 맥락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Face to Face 채널에 기반을 둔 One on One 소통의 방점을 둔다. 뛰어난 소통가인 세종은 아무리 바빠도 신하들과 One on One 미팅 시간을 잡는 것에 인색하지 않았다. 뛰어난 리더들은 상대와의 갈등과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는 다른 채널도 이용하지만 방점은 만나서 얼굴보고 이야기하는 Face to Face One on One에 승부를 건다. 유사리더는 자신의 이득에 방점이 있기 때문에 해고통지를 전달하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도 이메일로 해고하는 우를 범한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뜬금없이 전화를 받는 것을 공포스러워하는 Phone phobia도 있다. 이런 채널의 선호를 무시해가며 상사가 Z세대에게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는 것은 폭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 화자가 채널을 통해 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 화자는 메시지에 담긴 뜻을 찾아서 해독하는 과정이 Decoding이다. 디코딩에서부터 청자의 적극적 역할이 소통의 성공에 결정적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암묵적으로 이해하는 정신모형이 있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 정신모형의 프래임에 잡히는 대로 색깔을 칠해서 이해한다. 자신이 상대의 메시지를 자신의 정신모형으로 왜곡해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정신모형이 작동되지 않게 의식적으로 판단중지 하는 것을 괄호치기(Bracketing)라고 한다. 판단중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독된 상대의 메시지는 상대의 메시지가 아니라 내가 이해하고 싶은대로 가공한 왜곡된 메시지이다. 세상의 모든 오해와 편견과 갈등과 고정관념은 자신의 정신모형을 판단중지하지 않고 자신의 정신모형이 해석하는대로 가공된 메시지 때문이다. 진성리더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해석할 때 의식적으로 자신의 정신모형에 판단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력을 가지고 있다. 유사리더는 판단중지 능력이 없고 모든 사안에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불이익이 되는지의 자신의 정신모형 입장에서 해석하고 결론을 내린다. 대화에서는 청자와 화자가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의 성공은 청자의 역할에 달려 있다. 청자는 상대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치어리더이자 코치의 역할을 포함하는 적극적 경청의 기술을 수행해야한다. 적극적 경청의 최고봉에 도달한 사람들은 상대의 말과 행동을 액면 그대로 이해하기보다는 상대의 정신모형이라는 큰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을 끊거나 개입하지 않고 듣는다. 진성리더는 소통이란 같은 음악에 맞춰서 화자와 청자가 같이 뜌엣으로 춤을 추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말은 상대의 정신모형이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상대의 정신모형의 지도를 파악할 때까지는 말하는 것보다 질문을 더 많이 던진다. 유사리더는 상대가 자신의 정신모형에 부합하지 않는 말을 해올 때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정신모형을 상대에게 주입시키기 위해 말을 일방적으로 끊는다. 진성리더는 상대도 자신과 같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제기하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다. 상대가 가진 아픔에 공감하고 아픔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마음을 내어주어가며 긍휼의 마음으로 듣는다. 소통의 마무리는 청자가 화자에게 이러저러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확인해주거나 의문스런 내용을 물어보는 마무리 피드백을 통해 종결된다. 메시지를 받고도 상대에게 받았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는 성향 때문에 카톡은 상대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를 확인하는 기능을 부가해 소통체널의 효능성을 높였다. 받은 메시지에 대해 최대한 빨리 반응해주는 것이 소통을 마무리하고 다른 소통을 이어가는 소통의 흐름을 빠르게 한다. 또한 빠르게 반응하는 행동은 상대에 대해 존경하고, 관심이 있다는 또 다른 메시지이다. 둘째 슬라이드에 있는 프로메데우스 신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다 자신의 침대에 눕혀 놓고 손이 길면 손을 짜라고 발이 짧으면 발을 늘려서 상대를 고문하는 신이다. 현대인에게 프로메데우스가 운용한 침대는 자신의 정신모형을 의미한다. 진성리더의 비폭력 소통은 자신의 암묵적 정신모형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도 소통의 대상에게 프로메데우스 신의 고통을 부가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한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정신모형과 타인의 정신모형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것을 연결하는 맥락적 소통을 위해 힘쓴다. 상대의 정신모형과 나의 정신모형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정신모형으로 상대의 정신모형을 제압하려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진성리더는 나처럼 상대도 고통을 해결해 독립적 주체로 서고 싶어한다는 가정을 지킨다. 자신의 정신모형의 경계에 타자의 정신모형을 포획해 경계를 무너트리는 행동을 금하는 대신 소통을 통해 상대도 고통을 해결하고 독립적 인간으로 서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성리더의 소통법이다. 비폭력 소통으로 상대와 나의 정신모형의 지형을 이해하고 정신모형의 차이를 연결해서 서로가 지향하는 미래를 향한 공동의 정신모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진성리더의 책무다. 진성리더는 공동의 정신모형을 만들었어도 이 모형을 이해하는 속도와 이해를 넘어 받아들이는 속도에서 개별차가 있음을 인정하고 기다려줌의 미학을 발휘한다. 이런 연단의 과정을 거쳐 공동의 정신모형에 기반해 소통을 하기 시작한다면 개별적 정신모형의 충돌에서 생기는 거래비용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리더임에도 이런 공동의 정신모형을 마련하지 못해 소통에 오해를 야기하고 이 오해를 풀기 위해 회의를 하거나 회식을 하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소통의 오해를 풀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은 회계장부 상에는 반영되지는 않지만 회사를 서서히 무너트리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점점 쇄락해져가는 회사의 징조는 쓸데없는 회의들이 많아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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