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1-26 10:21
[N.Learning] 디자이너가 본 혁신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289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112061601 [1353]

"소니·노키아의 실패 거울삼아 승승장구할수록 혁신에 박차를"

입력 2014-11-20 21:40:23 | 수정 2014-11-21 03:51:38 | 지면정보 2014-11-21 A16면
디자이너 기업 美 IDEO 톰 켈리 공동대표

단순하고 감성 자극하는 스토리 전달해야 성공
“경륜이 있는 기업가일수록 젊은 세대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야 합니다. 나도 두 명의 젊은 멘토로부터 아주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배우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혁신적 디자이너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IDEO의 톰 켈리 공동대표(사진)는 20일 “한국에는 장유유서(長幼有序) 문화가 있다는 걸 알지만 경륜이 있는 사람일수록 젊은 세대로부터 조언을 얻어야 한다”며 “경영혁신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아이디어 공유로부터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경기 성남시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린 ‘디자인 융합포럼’에서 ‘디자인-기술 융합 혁신과 사례’를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톰 켈리는 형인 데이비드 켈리와 함께 IDEO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IDEO는 애플의 마우스, P&G의 어린이 치약, 삼성전자의 모니터, 현대카드의 카드 시리즈,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손꼽히는 제품을 디자인한 회사로 유명하다. 그는 IDEO를 지난해 약 1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웠다. 베스트셀러인 ‘유쾌한 이노베이션’ ‘유쾌한 크리에이티브’의 저자이기도 하다.

켈리 대표는 기업의 혁신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소니, 노키아는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였고 삼성전자가 아무리 치고 올라와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는데 2005년부터 전세가 뒤바뀌었고 그제야 기업 혁신을 하려고 애썼다”며 “아주 잘되고 있는 회사, 승승장구하는 회사일수록 ‘지금이 위기’라는 생각으로 혁신하고 바꿔나가지 않으면 한순간에 고꾸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공한 회사라는 말은 혁신을 안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경쟁사보다 더 노력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대표는 또 창의력을 발현시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첫째, 마치 낯선 곳에 간 여행자처럼 주변 모든 일과 사람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자세를 가지고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로 경험을 반복하면서 배워야 하고 셋째, 단순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달해야 나만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기술 융합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켈리 대표는 “공학박사와 엔지니어 출신 디자이너들이 시작한 IDEO가 혁신적 디자인 회사로 인정받은 것은 기술과 디자인을 별개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고의 엔지니어를 뽑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엔지니어를 뽑아 행동경제학, 디자이너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어떻게 창의적인 융합을 이끌어내는지를 지켜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이 혁신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파워포인트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스토리 형태로 실제 사례를 메시지로 전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성과 반전이 있는 이야기, 구체성과 신뢰성, 감성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담아내야만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남=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조선비즈] 세바 美스탠퍼드대 교수 "3~5년내 혁신 안하면 노키아처럼 된다"

  • 이재은 기자 
  • 이신영 인턴기자
  • “앞으로 10~20년은 산업혁명 이후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시기가 될 것입니다.”

    토니 세바(Tony Seba)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 교수는 19일 “정보기술(IT)과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산업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2회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세바 교수는 “기업과 정부, 사회는 산업을 통째로 바꾸고 있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과 혁신, 청정 에너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전문가다. 또 경영자와 연설가, 전략 상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세바 교수는 파괴적 혁신이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분야로 전기자동차(EV)와 태양에너지를 꼽았다. 세바 교수는 “2020년이면 대부분 차량이 전기차로 대체된다”며 “전기 모터는 기존 내연 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이 5배 높고 충전 비용도 저렴할뿐 아니라 기존 차량만큼 부품이 많지 않아 유지비도 적게 든다”고 말했다.

    세바 교수는 전기차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테슬라를 들며 “혁신은 주로 예상 밖의 ‘아웃사이더’가 주도한다”며 “이는 전통 기업이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혁신하는 걸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통 자동차 산업에서는 닛산과 BMW 2곳만이 전기차에 충분히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무인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자동차의 역할과 도시의 모습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바 교수는 “지금처럼 차량의 80%가 주차된 상태가 아니라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에 차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르면 된다”며 “이와 함께 차를 소유하는 대신 공유하면서 신차 시장이 80%까지 줄어들고 주차공간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점점 스마트폰 시장과 비슷한 형태를 띌 것으로 내다봤다. 세바 교수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다고 했는데, 폭스콘이 기기를 만들면 구글처럼 무인자동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플랫폼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경영대 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소공롱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청정 에너지 혁명과 파괴적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신영 인턴기자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경영대 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소공롱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청정 에너지 혁명과 파괴적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신영 인턴기자

    또 기업들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스스로 파괴하고 혁신을 주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도 했다. 세바 교수는 “기업들은 현재 3D프린터, 인공지능, 로봇, 센서, 크라우드 컴퓨팅 등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10~12개 기술 분야의 흐름을 파악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3~5년간 혁신하지 않으면 전통 산업 강자도 과거 노키아나 코닥처럼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바 교수는 “벤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자기혁신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혁신을 주도할 것”며 “한국의 경우 탄탄한 기술과 제조업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휴대전화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기업의 파괴적 혁신 DNA는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혁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세바 교수는 “정부의 역할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파괴적 혁신은 전통 산업을 파괴해 일자리를 없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대비해 사회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20년은 수많은 산업이 뜨고지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이런 과도기에 국민이 충분한 교육과 지원을 받아 새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는 주장이다.

    세바 교수는 또 정부는 기업이 오염물질이나 쓰레기 배출하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기업들이 쓰레기를 만들면 돈을 안내고 대신 개인이 세금을 낸다”며 “기업이 환경세를 내야 청정 에너지 혁명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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