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동물과 달리 시간여행자여서 현재도 살 수 있고, 미래도 살 수 있고, 과거 속에서도 살 수 있다. 과거 현재 미래의 한 고정된 시간 영역대에 머물어 사는 것은 인간의 시간에 대한 체험을 급속도로 축소시키고 따라서 우리를 급속도로 노화시키는 주범이다. 한 영역에 머물러 사는 삶은 우리를 애 늙은이로 만든다. 젊은이가 미래만을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산다면 사람들은 이 젊은이를 미리 성숙한 애 늙은이로 생각할 것이고, 현실만을 강조해가면 현재에만 머물러 사는 사람들은 너무 현실적인 애 늙은이로 볼 것이다. 나이도 젊은데 과거에만 빠져 산다면 당연히 애 늙은이이다. 이들이 나이는 젊어도 청년은 아닌 것이다. 시간을 유연하고 자유롭게 여행해가며 체험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청년이다.

시간을 잘 경영하는 것은 과일나무를 길러내는 것과 비슷하다. 과거는 검증된 체험들과 믿음을 통해서 만들어진 씨앗내지는 뿌리이다. 현재는 이 뿌리로 부터 공급된 영양분들을 미래를 위해 전달해주는 줄기이다. 미래는 이 영양분을 공급받아서 과일로 만들어주는 꽃이다. 문제는 뿌리, 줄기, 꽃만 가지고 열매를 만들 수 없듯이, 과거, 현재, 미래에 갇혀사는 사람들은 누구도 제대로 된 과일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를 포기하고 미래를 위해서 사는 사람들도 진정으로 과일을 얻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차례 운 좋게 맛볼 수 있는 과일을 얻을 뿐이다. 그것으로 끝일 것이다. 지속적으로 매년 철마다 얻어내는 과일은 현재, 미래, 과거가 유연하게 얼라인 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다. 이런 과일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청년이다.

같은 맥락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딩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가르쳐 준 [까르피디엠]을 [현재를 즐겨라]라고만 해석한다면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생긴다. 이 말은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것이 현재이기 때문에 현재에 충실한 삶이 없이는 과거의 훌륭한 경험도 미래를 위한 학습으로 연결시킬 수 없고 따라서 미래도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오늘은 죽은 시인들이 그렇게 열망했던 어제의 미래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과거 현재 미래에 고착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답은 공부이다. 죽을 때까지 공부의 끊을 놓지 않는다면 시간여행자로서의 자유와 유연성을 누리는 청년의 삶을 구가할 수 있다.

공부의 두 가지 메카니즘은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와 피드포워드 (Feed forward Loop)의 고리이다. 피드백은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에 했던 행적들을 제대로 했는지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과정의 공부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과정을 통해서 하는 공부가 피드백이라면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키주는 과정에서 하는 공부는 Feed-Forward이다.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총체적으로 결산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미래의 삶의 여행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에 대한 스토리를 투영해 찾아보고 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 당장해야 할 현재를 반성하고 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갭들을 찾아내 이것을 메꿀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창안하여 이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과정이 Feed Forward이다.

이 피드백과 피드포워드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공부가 진짜 공부이고 이 공부만이 우리를 죽는 날까지 청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