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가 통치하는 나라:

박대통령은 공주로 지내다 어린 나이에 육영수여사를 흉탄에 잃고 얼마 안있다가 다시 아버지까지 모두 총탄에 보낸 드라우마에 때문에 매일 숨어서 울고 있던 성인아이를 가지고 있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이 성인 아이에게 접근해서 나름의 위로와 위안을 준 사람들이 최태민 일가이다. 증언에 의하면 처음의 위로는 무당의 방식이었다. 육영수여사의 목소리를 빙의해 위로를 전해주던 무당의 연기에 넋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혼이 저당잡힌 순간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의 아바타가 되어 최태민이 시키는대로 아무 영혼없이 연기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대를이어 지금까지도 최순실이 만들어주는 옷을 입고 최순실이 써준 원고를 그대로 낭독하는 아바타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최태민이 꿈꾸는 세상은 아바타인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최태민 가족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자신을 무당이라고 깔보았던 사람들을 보기좋게 무릅 꿇리고 대한민국의 실력자로 위세를 뽑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최태민 아바타의 문제는 무당이라는 전력 때문에 항상 어둠의 세력으로 숨어서 실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지금 대한민국에서 목격되고 있듯이 국민들을 무당이 다시 나타났다고 마녀사냥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최태민도 이런 한계를 알고 무당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목사로 옷을 갈아 입었지만 초연결 디지털 시대에 숨길 수 있는 것이 없다.

최태민 아바타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또 다른 아바타가 있다. 60-70년대 보리고개를 이기게 해준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서 씌워준 박정희 아바타이다. 이 박정희 아바타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쓰게된 아바타는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박정희를 사모하는 사람들이 아바타을 만들어서 박근혜에게 주고 밖에 돌아다닐 때는 항상 쓰고 다니라고 반강제적으로 강요해서 쓰게 된 아바타이다. 민주화시대를 거친 세대들의 이 아바타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만 이럴 때마다 박정희에 대한 연모가 있는 사람들이 30%의 콘크리트 지지를 모아주고 상황이 어려울 때마다 나서서 선거의 여왕이니 등의 칭호를 붙여줘 격려해가며 계속 쓰고다녀야 된다고 독려한 아바타이다.

민주화 세대의 반감에도 사람들이 박정희 아바타에 가지는 향수를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된 박근혜 대통령도 밖으로 돌아다닐 때에는 박정희의 아바타를 꼭 쓰고 다녔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에게 위안을 주지만 숨겨진 부끄러운 아바타가 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한 연기였다. 집에 돌아와 아무도 보지 않을 때는 박정희 아바타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성인아이를 위로해주는 마음 편한 최태민의 아바타로 갈아 쓰고 최태민의 가족과 밀회를 즐겼다.

최태민의 아바타와 박정희의 아바타는 선천적으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아바타는 아니다. 최태민의 아바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듯이 대한민국을 다 희생해서라도 최태민의 가족들이 백년만년 누릴 부와 사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를 위해서 철저하게 어둠의 세력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아바타이다. 반면 박정희 아바타는 박정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었던 것처럼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위해 부흥의 기적을 발휘해보라는 나름의 공적 사명이 있는 아바타이다. 세상사람들은 이해를 못하지만 둘이 서로를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도 나름 일리가 있다. 하나는 어둠의 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공적세력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기반을 무너트리게 된다.

이런 동상이몽 속에도 두 아바타가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해 박근혜가 실제 대통령이 되자 각자의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 충돌의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정농단의 전말이다. 최태민의 아바타는 대통령의 성인아이를 위로해준 대가를 요구해가며 자신 가족의 이기적 영달을 위해 대한민국을 철저히 유린하기 시작했다. 박정희의 아바타를 만들어준 절대가신들이나 머슴들도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주로 나이가 있는 이들은 대통령이 젊은이들과 어울리거나 다른 곳에 눈을 돌릴 때 마다 나타나서 꼬장을 부렸다. 대통령의 귀를 막고 옛날의 새마을 운동 노래만 줄창 틀어줘가며 대통령을 귀머거리이자 눈뜬 장님으로 만들었다. 대통령이 앞도 못보고 소리도 듣지 못하자 국민들은 대통령이 소통의 문제가 있다고 아우성이었다.

대통령이 두 아바타에 끌려다녀가며 유인당하는 동안 국정은 제대로 손도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국민들의 기대가 산산히 무너지는 와중에도 최태민 아바타는 직계 방계가족을 총동원해 무자비하게 사회 모든 영역을 유린하고 다녔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박정희의 아바타를 옹호하던 일부 골수분자 가신들과 머슴들도 이미 귀머거리가 되고 장님이 된 대통령을 철저히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새마을 운동 노래 뿐 아니라 국정교과서 노래를 틀어댔다. 또한 지금까지 박정희 아바타 주위에서 빌붙어 살던 대부분의 가신들은 박정희 아바타의 가세가 기울었다는 것을 알고 이 아바타를 모르는척 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아바타를 대통령으로 내세운 애꿋은 국민들은 맨붕에 삐졌다.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아바타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도 서로를 모른 다고 주장하는 두 아바타를 중재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아바타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너무 아바타에만 의존해서 아바타 없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건수할 수 있는 능력도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련의 사태를 경험하며 국민들은 자신의 정체성도 스스로 건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긴 일이 정말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이었는가를 것을 깨달기 시작했다. 정체성은 고사하고 자신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환자에게 나라를 맡긴 꼴이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위기는 최태민 무당과 박정희 향수병자들이 한 아녀자를 대통령으로 세워놓고 이 사람의 정체성을 유린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정체성의 위기이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앞날은 본인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수렁으로 빠지게 되어 있다. 국민은 물이고 한 나라의 리더는 배라면 지금은 이미 물이 다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이미 다 마음으로 하야를 결정해버린 것이다.

오늘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다 내려 놓는 것만이 모두가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