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출처] <동방으로의 여행> 헤르만 헤세|작성자 온새.

동방국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순례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 순례자 집단은 동방으로 여행을 함께 떠난다. 소설의 주인공인 레오라는 사람은 순례자 집단의 서번트 즉, 하인으로서 그들을 따라 함께 여행을 한다. 레오는 여행길에서 순례자들의 모든 일을 보살핀다. 그는 하찮은 일을 도맡아 할 뿐만 아니라 순례자들의 지친 영혼을 위로하기도 한다. 그들의 불평이나 하소연을 마다 않고 들어주며, 순례자들이 이상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준다. 레오는 드높은 영혼의 소유자였다 이 소설에서 레오는 순례자들이 여행에 차질이 없도록 헌신적으로 봉사한다. 그래서 레오와 함께하는 동방으로의 여행은 순조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레오가 순례집단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동안 레오는 한낱 서번트에 불과했기 때문에 순례자들은 그의 존재를 거의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레오가 사라진 순간부터 순례자들은 큰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동방으로의 여행은 엉망이 되어 버렸으며, 순례자들은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된다. 레오는 그들에게 있어서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레오는 순례자들의 여행과정에서 필요한 욕구를 채워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친 영혼이 쉴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주었고, 가야할 방행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 까닭에 순례자들은 레오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순례자들 중의 한 사람이 어느 교단의 후원을 얻어 자신들의 서번트였던 레오를 찾아 나선다. 그는 몇 년을 헤매던 끝에 드디어 레오를 찾아냈다. 그리고 자신의 수색작업을 후원했던 교단으로 인도된다. 그 교단에서 그는 순례집단의 서번트였던 레오가 실제로는 교단의 최고 책임자이자 정신적 지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햇세의 레오가 행사한 서번트 리더십의 문제는 많은 통찰을 주기도 하지만 서번트 리더십에 관한 근원적 질문도 던진다. 결정적인 문제는 순례자들이 순례를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레오의 서번트 리더십은 리더십 측면에서 무엇이 문제였을까?

리더가 서번트이던 카리스마 리더이던 리더십의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이 리더에 대한 의존성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의존성이 늘어났는데 레오처럼 갑자기 사라진다면 이들이 수행해야 할 미션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레오가 리더로서 실패한 점은 이들이 자신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는 것을 레버리지로 삼아서 이들의 여행의 목적인 순례에 대에 대한 헌신을 높히는 것으로 전환했어야 했는데 이 전환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예수께서 행사한 서번트 리더십은 레오의 리더십과 다르다. 예수는 천국에서 제자들 중 누가 자신과 가까운 자리에 앉을 것인지에 대해 자리 싸움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이 희생하는 것에 대한 댓가를 자신에게 갚을 것이 아니라 크리스챤으로서의 사명을 실현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돌리라고 주문한다. 하지만 예수의 서번트 리더십이 놓친 것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제자들이 독립적으로 이런 사명을 실현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지 못했다. 그당시의 여건 때문일 것이다.

구성원의 주체성과 독립성에 대한 리더십 이야기는 노자의 도덕경 17장 귀절에 잘 표현되어 있다.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리더가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해서]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면 백성들은 말할 것입니다. 이 모두가 우리 스스로가 이룬 된 것이다.

요순시대는 노자가 꿈꿨던 무의자연의 리더십이 실현된 시대이다. 태평성대를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동양에서는 요순시대를 태평성대로 생각한다. 요임금과 순임금을 성인으로 부른 이유는 백성들이 실제로 부른 격양가 때문이다. 격양가는 백성들이 ‘땅을 치며 부르는 노래로 요순시대 백성들은 다음과 같은 격양가를 불렀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요순 임금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무의에 따라 자연스럽게 순리에 따른 정치를 했기 때문에 백성들은 제왕의 힘이 작용하는지조차 몰랐다는 의미다. 백성들에게 리더가 없어도 스스로를 이끌어 원하는 상태를 만들어내는 독립성을 깨우쳐준 것이다.

문제는 노자의 무의자연 리더십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리더의 의도가 유의미하게 개입되어 인의자연이 만들어져야 결국 리더십의 최종 종착지인 무의자연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은 리더 스스로가 사명과 목적이 분명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제대로 된 리더십은 구성원이 리더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서서 목적과 사명에 대한 의존성과 헌신을 높히는 과제가 첫 과제이다. 또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사명의 울타리와 이 안에서 사명을 달성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운동장을 만들어준다. 운동장을 만들어주는 이유는 이들이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목적을 스스로 실현시킬 수 있는 독립성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구성원에게 희생적 모습을 보여주는 댓가로 구성원들을 사명에 몰입하게 하고 몰입한 이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운동장과 사명의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리더십이 진성리더십의 표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