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페북에 나이먹음이 나무의 나이테가 확장되는 것처럼 삶의 경계가 확장되는 것이라는 포스팅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구글이 이것을 읽고 나에게 맥길대학의 뇌인지 과학자 대니얼 리비틴(Daniel Levitin)이 쓴 <성공적으로 나이먹는 법 (Successful Aging)>을 추천했다.
왜 이
책을 리뷰해보라고 추천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책의 목차를 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책의 표지가 내가 어제 나이 먹음이 경계의 확장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포스팅한 나무의 나이테 그림을 뇌안에 그려낸 것이었다.
책의 핵심 내용은 물리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제대로 나이듬은 뇌에 새겨진 나이태가 확장되고 있는지 쪼그라 들고 있는지의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경계의 확장이라는 나이 먹음의 생각을 뇌의 나이테로 표현한 것이다. 놀라운 통찰이었다.
리비틴 교수가 설명하는 제대로 나이먹음은 뇌의 나이테가 확장되고 있는지 그대로 멈춰서 있는지의 문제다. 뇌의 나이테가 확장되는 한은 늙은 것이 아니라 더 한창 때를 만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뇌의 나이테가 확장되는 사람들이 가진 성향은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Curiosity)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린마음(Openness)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호기심과 열린마음이 모두 나이테의 선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나이테의 확장된 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호기심과 열린마음으로 확장된 사고에서 발견한 새로운 것이 회복탄력성(Resilience)와 성실성(Conscientiousness)의 근력과 만나서 새로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을 때라고 설명한다. 잘 늙었음을 설명하는 좋은 나이테는 세상에 울림을 주는 더 좋은 습관의 공진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평소 목적의 울림이 있는 삶을 설명하기 위해서 징의 이미지를 자주 사용해왔다. 징은 모든 것이 연결된 에코 시스템에서 먼 울림을 만들어내고 울림에 대한 피드백으로 성공을 만들어내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그림에도 보이듯 징소리가 멀리 에코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징 속의 나이테 무늬가 그 원리다.
책에서 레비틴 교수도 비슷한 섦명을 제시한다. 나이를 잘 먹은 사람들이 중시하는 것이 목적에 대한 약속이라는 설명이 그것이다. 존재목적은 자신이 세상을 다녀간 좋은 흔적을 남기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목적을 깨달은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을 다녀갈 때 기본적으로 세상에 진 빚을 갚는 것을 넘어서 세상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더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자신을 통해 만들어지는 흔적에 대한 약속을 한다. 리비틴 교수는 존재목적을 가진 사람이 물리적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이 약속을 실현시켜 약속을 지킨 사람으로 흔적을 남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삶의 긴박감을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이 긴박감이 뇌과학적으로 각종 긍정적 호르몬(도파민, 세로토닌)을 방출해 삶에 더욱 집중하게(engaged) 만들고 윤택(enriched)하게 만들어 이 사람이 말년에는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정리하면 제대로 나이먹음이란 호기심과 열린마음을 통해 새롭게 확장된 자신을 습관화 시켜 자신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작업이고, 확장되어 가는 자신의 삶의 스토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존재목적의 징소리를 들려 줄 수 있는지의 문제다.
사무엘 울만의 78세에 썼다는 <청춘>이라는 시가 주는 영감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雪]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氷]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