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캐리가 팬들과 셀카 찍기를 거절하는 이유 관종에 갇히면 삶의 서사를 잃는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미국 배우는 트루먼 쇼(Truman Show)의 주연이었던 짐 캐리(Jim Carrey)다. 60이 넘은 나이에 이르는 동안 짐 케리의 모든 삶은 자신이 진실한 자기(True Man)를 입증하기 위한 고독한 여정으로 채워져 있다. 짐 캐리는 1962년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 뉴 마켓에서 태어났다. 노동일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여기저기 옮겨 다녀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5살 때 아버지가 실직해 다니던 학교도 중단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지만 학교에 다닐 때 짐 캐리는 전과목 A+를 얻을 정도로 뛰어난 수재 학생이었다. 성장기에 받아야 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하며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챙겨야 했다.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17살에 스탠딩 코메디언으로 데뷔한다. 유명한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 흉내로 생계를 유지했다. 방송과 영화에 데뷰했으나 성공하지 못해 무명기간 동안 길거리 노숙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90년 초에 방송에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 고난의 시간을 보낸다. 대부분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짐 캐리의 연기는 남들을 카피하고 흉내내는 연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내가 연기하는 이유는 삶이 수천 조각으로 부숴져서 산산조각이 나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는 관객들 앞에서 산산조각이 난 삶도 다시 붙여서 회생시킬 수 있는 지를 증명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코믹한 연기는 내게 닥친 재앙을 다루는 내 나름대로의 방식입니다. 내가 겪었던 트라우마에 사다리를 세워서 별을 찾아 나선 일이 내가 코메디언으로 보인 창의성의 기반이었습니다. "팬이 같이 셀카를 찍어 달라는 요청을 매번 거절해서 불친절한 배우로 알려진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셀카가 관종으로 삶을 파괴시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팬들과 셀카가 아니라 안녕하세요, 나는 누구입니다, 요즈음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짐 캐리도 한참 잘 나갈 때 다시 우울증에 걸려 마약과 술 중독에 빠져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을 적도 있다. 하지만 짐 캐리는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다시 고통과 상처를 더 성숙한 연기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사람들이 연기하는 이유는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연기라는 거적으로 덮어놓고 잊고 지내기 위함이다. 짐 캐리가 연기에 몰입했던 이유는 일반인들이 연기하는 이유와 다르다. 짐 캐리가 연기했던 이유는 고통과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짐 캐리는 처음부터 고통과 상처를 숨기고 덮기 위해 연기하지는 않았다. 초기 짐 캐리는 갈기 갈기 찢어졌던 삶을 직면하고 연기를 통해 이리 저리 다시 조합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약과 술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지금 짐 캐리가 연기하는 이유는 다르다. 짐 캐리는 부숴진 조각들을 다시 맞춰서 재생하는 작업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짐 캐리가 연기하는 이유는 치유를 통해 진실한 자기(True man)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조각난 상처와 고통을 연기를 통해 덮기보다는 연기는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이불이다. 60이 넘은 나이가 된 지금의 짐 캐리는 남들을 카피해서 웃기기 위해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해 자신 속의 진실(트루맨)을 찾아 나서는 독립적 여행자로 제대로 서기 위해서 연기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다음은 얼마 전에 <트루먼 쇼>에 대해 썼던 칼럼이다. 자신 삶에 대한 서사를 잃고 관종에 빠져 사는 삶에 대항해 자신을 찾아 나서는 영웅적 서사에 대한 분석이다. 트루먼 쇼는 짐 캐리의 서사가 됬다. 트루먼 쇼에서 보인 짐 캐리의 연기는 연기를 넘어 짐 캐리 삶의 내러티브가 되었다. ========================= 자신에 삶에 대한 서사를 잃었다 ========================= 짐케리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트루먼쇼(Truman Show)는 관종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삶을 풍자한 영화다. 제목 True Man이 상징하듯이 짐 케리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연기하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진실된 인간(True man)으로 다시 태어나는 영웅적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이다. 사회는 모두 연기 세트이고 구성원은 각자의 역할을 연기하는 연기자라고 설명하는 사회심리학자 고프만의 이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트루먼은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거대한 드라마 세트에서 태어나고 세트에서 자라나서 지금의 직장인이 되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트루먼을 중심으로 연기하는 고용된 연기자들이다. 트루먼만 이 현실이 세트장에서의 연기라는 것을 모른다. 어느 날 트루먼은 자신의 삶의 장소가 드라마 세트라는 것을 깨달고 탈출을 시도해서 결국 폭풍우의 바다를 항해해 세트의 끝에 도착해 탈출에 성공한다. 트루먼과 이들의 세트장에서 벌어지는 일상은 리얼리티 TV로 실시간으로 방영된다. 매일 드라마를 열광적으로 지켜보던 사람들이 트루먼이 탈출하는 장면으로 드라마가 끝나자 곧바로 다른 트루먼 쇼를 찾아서 채널을 돌린다. 드라마에서 관객으로 상징되는 사람들의 삶의 전부는 관종이다. 이들은 관종과 관종을 옮겨다니는 노마드 꾼들이다. 관종의 노마드 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 개의 관종에 대한 추종이 끝나면 더 자극적인 다른 관종을 찾아나서 채널을 돌리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하는 이야기의 주제를 시간으로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트루먼쇼와 같은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 탈랜트들 등 남들의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관종에 빠져 남들에 대한 서사를 옮기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트루먼 쇼의 관객처럼 관종에 빠지면 자신이 드라마의 작가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러티브가 사라진다. 삶은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이어지는 한 편의 드라마이다. 기승전결의 스토리의 대본을 쓰는 사람도 자신이고, 이 대본의 주연급 연기자도 자신이다. 자신이 자신 삶의 작가로서 주연배우로서 삶을 통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삶은 이미 진부해져서 죽은 것이다. 자신의 삶이 진부해져서 죽어 버리면 남의 드라마에 나오는 삶이나 탈렌트 영화배우 등을 인용해가며서 연명해가는 식물인간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구성되지 못하고 드라마 이야기에 전심을 기울이고 있다면 삶은 이미 사망선고를 당한 것이다. 진정성(Authenticity)의 어원은 작가(Authorship)이다. 자신의 삶의 대본에 작가가 되고 자신을 주인공으로 기용하지 못한다면 진정성이 있는 삶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다. 남들 삶에 대한 관종에 빠져 자신의 삶의 스토리를 생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진성리더(Authentic Leader)로 성장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겠다는 결기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없이 드라마나 유명 배우들 이야기로 대화를 참고하는 수준을 넘어 추앙하고 이들 연기자의 삶을 자신 삶처럼 도배하는 사람들로부터 전염되는 것을 조심하자. 드라마와 유명 연예인들에 대해 관종하고 이들을 흉내 내가며 명품으로 치장하는데 보내는 시간을 자신의 삶에 작가와 주인공이 되어 대본을 쓰는 일에 전용해보자. 자신의 지루해진 삶이 다시 소생하는 기적을 체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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