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지식이 많을수록 비만의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
지행격차의 역설
다이어트는 몸에 대한 근원적 변화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성공했다는 사람은 소수이다. TV에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다이어트 보조제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비만 인구는 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왜 이런 역설이 발생하는 것일까?
<트루먼
쇼 Truman Show>라는 영화는 짐 캐리가 주연한 근원적 변화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 트루먼으로 분한 짐 캐리는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이다. 정작 트루먼 본인은 자신이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자신의 아내, 친구, 직장 동료 등 모든 사람들이 고용된 배우이다.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회사나 집도 거대한 세트장이다.
짐캐리는 자신의 이름인 트루먼 true man이 암시하고 있듯이 남들이 대본을 써준 연기자가 아닌 유일하게 진실한 사람이다. 짐캐리는 점점 모든 상황이 세트이고 주변 부인과 친구까지도 연기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진실한 사람인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세트장 탈출을 시도한다. 근원적 변화 Deep Change의 여정에 들어선다.
연기에 캐스팅된 자신의 부인, 친구, 직장 동료 등 모든 사람들이 트루맨의 근원적 변화를 위한 탈출을 결사적으로 막는다. 트루먼이 세트장을 탈출해 쇼가 끝나는 순간 배우들은 밥줄이 끊어지고 해고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리얼리티 쇼를 지켜보는 관객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TV를 시청해가면서 자신이 못하는 근원적 변화의 여정을 시작한 트루먼을 열열하게 응원한다.
죽음을 무릅쓴 험난한 여정을 모두 극복하고 트루먼은 마침내 세트장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쇼가 끝난 것이다. TV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환호성을 지른 후 방송이 끝나자 곧바로 다른 재미 있는 프로그램 없는지 편성표를 찾고 프로그램을 찾아 감동 없이 리모콘을 돌린다. 이들은 자신들이 환호성을 질렀지만 트루먼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이다.
트루먼 쇼는 조직에서 근원적 변화를 성취하려면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관객의 문제를 모두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기자는 돈 때문에 회사가 써준 배역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회사라는 연극 무대에는 회사가 역할을 써주고 돈을 주고 연기를 시키는 배우들도 존재하지만 관객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회사의 근원적 변화의 노력에 겉으로는 찬사를 보내는 척하지만 경기에 참여하지 않고 선수를 일일이 코치하거나 참견만 하는 비평자들이다.
이들은 회사에서 해고 당하지 않을 정도로만 일에 관여하고 절대로 선수로 참여하지 않는다. 이들이 선수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선수로 참여하는 순간 자신이 살아왔던 삶의 편안함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말과 비평으로 회사 일에 대한 의무를 다 하고 것처럼 연기한다. 회사가 지식이 늘어나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연기자들 때문이 아니라 알지만 행동하지 않는 이들 관객들 때문이다.
회사의 근원적 변화 시도에 더 걸림돌이 되는 순간은 관객이 조용한 이직자(quiet quitter)인 비평적 관객으로 돌아설 때이다. 연기자들은 회사가 진정성 있는 여정에 대한 대본을 만들어서 회사가 회심한다면 다시 근원적 변화로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비평자로 머무는 관객은 다르다. 이들은 이론적으로도 무장되어 있어서 회사가 하는 일에 꼬치꼬치 따지지만 자신이 몰입해야 할 시점이 되면 발을 빼고 중립자가 된다. 또한 이들은 비평자로 남을 수 있을 때 회사가 그일에 관해 자신에게 배역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회사가 변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함에도 이것을 실천해서 변화를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이들이 키운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격차인 지행격차 때문이다. 지행격차가 깨지고 지행합일이 실행되는 순간 자신들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참여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연극배우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나 관객들 모두 삼인칭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트루만만 유일하게 일인칭 주체적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공의 길을 몰라서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만의 삶의 존제목적을 앞세워 자신 삶을 운전하는 운전수이자 일인칭 주체가 되어 경기장에서 실제 선수로 뛰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의 삶의 연극 무대에서도 관객이자 비평자로 남기 때문이다.
길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 길을 선택하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완주하는 사람은 드물다. 매일같이 성공에 관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TV에 방영되는 성공을 배우지만 그 성공의 길을 자신의 일인칭 주인공 무대로 바꿔 자신의 삶으로 만드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TV에서는 하루에도 수 십 차례 다이어트의 비법을 방영하지만 이런 방영이 늘어날수록 비만 인구는 더 늘어난다. 모두가 삼 인칭 관객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격차인 지행격차는 관객이 아니라 자신이 선수이자 주인공으로 뛰기를 결정하고 실제로 수많은 어려움에도 주인공이자 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때만 극복된다. 자신의 삶에 존재이유라는 미래 지도를 만들어 이 지도를 따라 길을 찾아 나서는 삶의 주인공이되고 작가가 될 때만 지행격차를 극복하는 여정이 시작된다.
진정성(Authenticity)이 있는 삶을 실현하는 것은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 목적을 세워 이것을 실현하는 지도를 그리고 지도에 따라 자신이 직접 차를 몰고 운전수가 되어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지행격차는 존재 목적을 잃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남들이 써준 대본대로 단기적 성과 만을 찾아 나설 때 사라진 열망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지행격차는 자신의 존재 목적을 구현하는 것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들만이 극복한다. 자신 삶의 대본을 직접 쓰고 이 대본에 따라 자신 삶의 운전수로 나서야 되는 이유를 각성했기 때문이다.
진정성은 자신의 목적에 진실한 삶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진정성의 또 다른 어원은 작가십 Authorship이다. 자신의 삶의 대본을 직접 쓰고 여기에 자신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사람들만 트루먼 쇼에서 연기자와 관객의 지위를 영원히 벗어날 수 있다. 진성리더십에서 리더들은 자신이 직접 작가로 나서서 목적에 이르는 자신만의 지도를 그리는 자저선(自著傳) (Autho-biography)을 쓴다.
자저전은 삶을 마무리 할 때 쓰는 자서전(自敍傳)과는 달리 앞으로 살 날이 구만리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목적이 실현된 미래를 현재로 가져와 현재에서 미래로 이르는 길을 그려내는 지도 작업이다. 우리가 지행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그려낸 자저전 지도도 없이 남이 그려낸 지도에 따라 대리운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의 첫 번째 흑인 선수로 명성을 날렸던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1919-1972)은 자신이 백인 운동인 야구에서 흑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밀을 자신이 작가로 나서서 쓴 일인칭 주체적 삶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삶이란 관객의 스포츠가 아니다. 내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저 관람석에 앉아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는 관객이었다면 평생 선수도 못되고 지금 이 순간도 삶을 낭비하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