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0-06 13:27
[N.Learning] 대한민국에 창궐하는 리더포비아 전염병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2,451  
어떻게 조직과 사회가 리더들의 공동묘지가 되었나?
대한민국에 창궐하는 리더포비아 전염병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도반인 임창현 박사는 자신의 저서 <정답 없는 세상에서 리더로 살아가기>에 대한 특강에서 동료의 눈 밖에서 나가며 혼자 열심히 일하는 동료를 볼 때 동료들은 "너는 나중에 팀장이나 되라"고 농담한다고 했다. 지금 시대 팀장은 조소 대상이자 기피 대상 1순위다. 본인도 MZ세대 졸업생들로부터 "너는 여기서 끝까지 살아남아서 임원이나 되라"라는 이야기를 동료가 동료를 폄하할 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리더포비아는 엄혹한 현실이다. 지금 시대 팀장이나 임원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에서 실소와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심지어 팀장과 임원을 넘어 리더십의 최고 직책에 오른 사람도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길을 선도해야 할 리더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상황이 오랫동안 방치된 것이 리더포비아 전염병이 창궐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기업이나 사회는 리더들의 공동묘지로 전락했는가?
왜 유능한 젊은이들이 리더로 보임되기를 꺼려하는 것일까?
대한민국이 리더포비아로 고생하는 표면적 이유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초뷰카 시대 때문이다. 상황은 매일 변화하고 있음에도 리더 역할과 리더십에 대한 뉴노멀이 생성되지 않아서 리더가 맨땅에 헤딩하며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길을 잃고 주저 앉는다. 또한 경기가 어려워져 옛날만큼 권한과 자원을 주는 것도 아닌데 길 잃은 리더가 한 실책에 대해서 조직은 꼬박꼬박 책임을 묻는 것도 리더포비아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코칭이 퍼트린 공감적 경청에 대한 압력도 리더포비아에 기여하는 한 요인이다. 길을 잃고 헤매다 가시 덤풀에 찔려 자신도 피 흘리고 있는데 리더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무조건 경청하라고 요구한다. 리더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상처를 더 덧나게 하는 감정노동 행위를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표면적 분석이고 보다 심층적 분석은 다음과 같다.
리더십의 본질은 파워(power)가 아니라 영향력(influence)이다. 파워는 리더십의 수단이고 영향력은 리더십의 본질이다. 파워는 상대의 의지에 관계없이 나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고 이 힘을 제도화한 것이 권한(authority)이다. 파워는 노상강도행위와 같다. 노상강도가 칼을 들고 나를 위협해가며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돈을 뺏겨야 한다. 권한이란 이런 노상강도행위를 제도적으로 합법화시켜준 것이다. 권한이 위험한 것은 이런 노상강도행위를 정당화 시켜서 법에 어굿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구성원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요할 때다. 구성원은 이런 권한 행사를 리더십 영향력으로 생각하지 않고 갑질로 받아들이고 리더를 마음 속으로 해고한다. 초보 리더들은 대부분 여기서 리더의 지위를 해고 당한다. 구성원은 자신의 마음 속으로 리더를 해고하고 리더십의 영향력의 범위에서 벗어난다. 직책의 권한을 앞세워 특정행동을 강요하는 리더 앞에서는 불이익 때문에 하는 척하겠지만 리더가 보이지 않는 장면에서 이미 리더의 지위를 마음 속으로 해고한 사람이 몰입해가며 리더가 시키는대로 일할 리가 없다. 리더는 감시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몰락한다.
권한은 맨땅에 헤딩할 수 없는 리더에게 리더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위해 실탄으로 제공한 초깃값일 뿐이다. 권한이라는 초깃값을 이용해 리더로서의 지위(Status)를 확보하지 못하면 리더는 구성원들 마음 속에 미리 해고 당하고 해고 당한 리더는 공동묘지를 어슬렁거리다 결국 무덤의 주인공으로 전락한다. 리더는 권력과 권한이 아니라 리더로서의 지위(Status)를 확보함으로써 구성원에게 자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로 태어난다.
지위(Status)란 리더가 맡고 있는 조직 단위나 사회 단위의 생존과 번성에 기여한 사람을 구성원이 마음 속으로 평가할 때 높은 점수를 준 것을 의미한다. 지위의 높은 점수는 특이신용점수(idiosyncratic credit)를 구성해서 이 점수의 범위에서 구성원은 리더의 제안과 주장에 이의나 토를 달지 않고 성심껏 존경하고 따른다. 리더가 무슨 주장을 하던 믿고 존경하고 따르는 것이 영향력이다. 영향력은 리더의 지위를 달성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리더십의 본질이다.
권한과 함께 주어지는 직책이 리더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한 리더란 주어진 직책과 권한의 기본값을 활용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위(status)에 도달한 사람이다. 조직이나 사회가 리더의 무덤으로 전락한 것은 리더가 주어진 권한과 직책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리더의 지위에 도달하지 못하고 탈로한 것이다. 리더에 대한 해고와 사망 선고는 구성원들이 마음 속에서 내려진다. 대한민국의 조직과 사회가 리더십 포비아를 퍼트리는 좀비로 넘쳐나는 이유는 리더의 직책에 보임된 사람들이 대부분 구성원 마음 속에서 리더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해 영향력을 잃고 좀비가 되어 헤메고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내리는 사망선고의 대표적 진단명은 리더의 직책을 무기로 사람들을 괴롭힌 갑질이다.
산업화 시대는 사회나 조직 자체가 변동성이 없어서 리더에 대한 임명은 리더가 과거에 이룬 성과에 기반했다. 시대의 변화가 예측된 방향으로 흘러서 과거의 업적을 보고 리더 자리에 보임하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렇게 리더십의 직책을 보임해도 이들이 조직의 성장과 번성에 기여해 리더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status)에 도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리더의 지위와 영광을 획득한 리더가 넘쳤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변화와 위기가 상수가 되고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예측할 수 없는 초뷰카 시대 과거성공만을 기반으로 리더 직책에 보임하는 것이 문제를 키웠다. 리더에 보임된 사람들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과거의 성공을 회상시켜 과거로 회귀하다 결국 조직을 망치고 구성원들에게 리더로서 지위를 해고당한다.
리더십 포비아가 생긴 것은 초뷰카 시대 힘을 행사하는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 사이의 디커플링을 극복하지 못하고 노상강도로서의 갑질을 행사하다 구성원에게 리더십 지위를 박탈 당하는 리더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진성리더십은 리더가 리더십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직책과 함께 받는 권한이라는 초기값을 극복하고 리더의 본질인 영향력 있고 존경받은 지위에 도달하는 방식에 대해 세르파 역할을 조언한다. 진성리더란 목적에 대한 약속을 쇄빙선으로 삼아 근원적 변화를 완성하고 구성원과 협업해 변화의 실현한다. 진성리더는 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켜 구성원의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는 리더의 온전한 지위에 도달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리더의 지위를 온전하게 누리는 진성리더로 채워지는 사회나 조직이 리더포비아를 극복하는 원천이다. 진성리더가 리더포비아라는 전염병의 가장 강력한 면역제다. 대한민국 리더십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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