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촉발한 노동시장의 쓰나미가 블루칼라를 넘어, 화이트 칼러, 전문가 직종의 대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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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생태계에 multi modal AI(MM AI)의 등장은 이런 우려가 지금 당장 코 앞에 닥친 문제임을 경고한다. MM AI는 인간의 일반지능인 AGI와 비슷한 수준의 인공지능이다. MM AI는 알고리즘을 표준화 시키는 기능을 탑재한 인공지능으로 다른 알고리즘을 결합하는데 장애가 없는 알고리즘 변환 모듈이다. 그림, 동작, 텍스트 등 다른 알고리즘에 기반한 컨텐트를 결합해 주문만 하면 원하는대로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나 강사로 나오는 동영상을 수분만에 만들어 준다. 자신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최고 수준의 코치도 만들어 준다. 물론 코치는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하고 나에게 코칭을 위한 질문도 던지고 피드백도 해준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MM AI를 장착하면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더 매력적이고 말 잘듣고 능력도 출중한 인간이 만들어진다. 인조인간은 인간보다 외모도 출중하고 성격도 매력적이다.
사진은 23년 중국 부동산개발 업체 완커그룹가 선정한 올해의 신입사원 추이사오판은 AI이다. 추이사오판은 미수금 및 연체가능성 분석, 비정상적 작업감지에서 다른 신입사원에 비해 탁월한 능력을 평가 받았다. 추사이판은 사진에도 보이는 것처럼 업무능력도 뛰어나지만 뛰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동료들은 추사이판이 사이버 인간이라는 것을 몰랐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블루칼러 직업 중 알고리즘이 알려진 직종은 이미 로봇에 의해 대부분 대체되었다. 대표적 사무직인 고객담당 직종도 마찬가지다. 인도의 전자상거래 기업 두칸(Dukaan)은 2023년 고객상담 직원 90%를 해고 했다. 당연히 이들의 업무는 AI 챗봇이 대체했다. 비교적 전문성을 가진 화이트 컬러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영국 통신회사 BT도 2030년까지 5만5000개 일자리를 감축하고 AI로 대체하는 인력계획을 실행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향후 1-2년 사이에 일자리의 60%가 인공지능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에서 이미 많은 중간관리자는 Business Analytics에 의해서 대체되어 조직이 슬림해지고 있다. 실제로 골드만 삭스, 유니레버, 페이팔의 인사담당인력의 대부분은 AI 담당자인 People Analytics가 맡고 있다. 이들 People Analytics의 채용기준도 따지고 보면 자신들이 대체할 수 없는 AI에 대한 문해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은 밤을 세워가며 반복적으로 야근을 시켜도 워라벨을 요구하며 불만을 토론하지 않는다. 생산성과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을 이길 방법이 없다. 이런 방식이 심화되면 기업에서 남아 있는 유일한 관리자는 CEO 한 사람 뿐인 일인기업들이 출현할 예정이다. 정해진 과제와 목적에 따라 정교하게 설계된 인조인간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 조직에서는 골치 아픈 리더십 이슈도 사라진다.
제도적 장벽만 없다면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의 대부분 전문가 직종은 모두 AGI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결합으로 지금이라도 대체될 예정이다. AI와 로봇이 결합된 휴머노이드 로봇의 임무는 가장 비싼 연봉을 요구하는 전문가의 일을 민주화 시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의사들이 파업도 전문성의 민주화가 뉴노멀로 정착해 의사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데 이런 수요를 반영하지 않고 단지 과거와 현재의 수치로 더 많은 의사를 뽑는 정부의 무대책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이다. 이런 불안을 가장 실감하는 집단이 전공의다. 지금 현재 의사를 하고 있는 분들은 의사 직종이 누릴 수 있는 각종 혜택의 마지막 상투를 잡은 사람들이다.
초뷰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HR의 화두는 대체불가능한 인력이다. AI가 장착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할 때면 세상 일자리의 90%이상이 대체되고 심지어 전쟁을 수행하는 용병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체되는 인력의 종착역에 도달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의해 인적자원의 경쟁우위가 장악된 종착역에 도달해도 대체불가능한 존재우위를 누리는 인재가 있을 것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 석공의 이야기에 숨겨진 답이 있다. 세 명의 석공 이야기는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다. 한 석공은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고 생각하는 석공이다. 틈만 나면 도망 갈 궁리를 한다. 다른 석공은 생계 때문에 일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석공 만큼이나 일하기 싫지만 생계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없다. 마지막 석공은 공사장이 성전을 복원하는 장소라는 이야기를 들은 석공이다. 성전이 복원되면 믿음을 잃었던 사람들이 다시 믿음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헌신해서 일한다.
인조인간은 기계이자 수단이다. 수단의 본질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망치가 수단으로 못을 제대로 박고 있다면 망치를 쓰는 사람은 망치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 망치가 존재를 드러낼 때는 수단으로의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무기로 전용되거나 못이 아니라 손등을 찍을 때다. 인조인간을 고용하는 설계자의 입장에서 가장 먼저 대체 대상으로 삼는 것은 수단으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하거나 항상 도망갈 궁리를 하는 첫째 둘째 석공이 그들이다. 하지만 인조인간도 대체하지 못하는 인력은 일하는 목적을 찾아 주인으로 일하는 석공이다. 더 공의로운 목적을 스스로 찾아 집행하는 셋째 석공은 충실한 수단인 인조인간이 대체할 수 없다.
이 세 석공의 이야기는 각자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 안에 내재화된 다른 페르소나이기도 하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첫 석공처럼 가기 싫은 회사에 습관적으로 출근한다. 둘째 석공 이야기는 우리가 회사를 다니는 가장 큰 이유를 설명한다. 문제는 세 번째 석공과 같은 부분이 점점 사라지고 이 공간을 첫째, 둘째 석공의 마음이 장악한다는 점이다. 워라벨을 챙겨가며 습관적으로 출근하는 첫째 석공과 돈 때문에 일하는 두 번째 석공은 당연히 휴머노이드 로봇에 비해 경쟁우위가 없다. 당연히 가장 먼저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석공만 모든 것이 대체가능한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우위를 향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체가능성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 번째 석공의 마음이 사라지는 이유는 석공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신자유주의 대리인 이론에 의해 쇠뇌당한 회사의 거버넌스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회사들은 자신의 비즈니스가 성당을 복원하는 공사장이라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제공해주지 못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셋째 석공들도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회사에서 자신들이 반드시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성전을 복원하는 스토리가 사라지면 회사의 운동장에 사명과 목적의 울타리가 사라진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던 사명과 목적의 울타리가 사라지면 종업원들은 회사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면 예측할 수 없는 두려움에 운동장 밑에 정치적 연줄을 엮어가며 토굴을 판다. 사명과 목적의 울타리가 사라진 회사는 알고 보면 운동장 밑에는 협동이라는 미명하에 정치적 연줄로 파놓은 토굴 투성이다. 이들은 토굴을 파고 토굴이 무너지지 않게 연대하고 보수하는 일을 일이라고 주장해가며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런 일은 일이라기보다는 유사일(Psuedo work)이다. 고객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진실한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는 가짜 일을 부가가치라 속여가며 고객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회사가 지속가능할 수는 없다. 디지털 기술이 더욱 성숙해지면 전문성이 있고 사명이 있는 개인들의 문제를 떠나 이런 회사들이 제일 먼저 대체되고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초뷰카 시대 HR의 뉴노멀은 전문성의 민주화다. 전문성이 그냥 상수로 전락한 시점에서 HR이 심각하게 복원해야 할 일은 회사의 성전인 목적과 사명을 복원해 회사를 대체불가능한 회사로 살려내는 일이다. 지금은 폐기처분해야 할 신자유주의 거버넌스에 따라 이사회의 다양성과 투명성을 한가하게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 디지털 초뷰카 시대에 맞는 거버넌스의 대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이 새 시대에 맞춰 새로운 질서를 조직해주는 거버넌스의 대혁명이 없다면 우리의 모든 일자리는 속수무책으로 AI와 로봇에 의해 대체당하고 사후약방문을 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