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12 11:48
[N.Learning] 포스트 휴먼시대 (Post Human Era) 기업과 리더의 생존전략 대리인 (Agency) 이론의 몰락과 새로운 대안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33  
포스트 휴먼시대 (Post Human Era) 기업과 리더의 생존전략
대리인 (Agency) 이론의 몰락과 새로운 대안
최근 HR 분야에서 가장 큰 화두는 인간 노동력의 대체 가능성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은 결국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며, 이는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AI는 인지적 작업을, 로봇은 육체적 노동을, 그리고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는 그 둘을 모두 대체할 것으로 예견된다.
특이점(Singularity) 이론을 주장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45년경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인간 지능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하며, 이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타임즈에 기고하는 전문가들은 늦어도 2050년까지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 시점이 오면 인간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직업이 AI와 로봇으로 대체되는 ‘포스트 휴먼 시대(Post-Human Era)’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휴머노이드 로봇에 의해서 일과 과제가 대체된다는 것은 지능이 요구되는 노동은 인공지능이 몸의 움직임이 필요한 노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몸과 지능이 모두 요구되는 노동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산출물을 낼 수 있는 경쟁우위에 도달했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아무리 고도화된 AGI나 휴머노이드도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 인간의 존재이유를 규정하는 일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재이유에 개입하는 것은 선을 넘는 비윤리적인 일이다. 특이점에 도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인간에 의해 목적이 정해졌을 때 목적을 최대한 잘게 분절해서 최적화된 방식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대리인 Agent)를 생성하고 수행결과에 대한 환류를 통해 더 나은 개선에 도달하는 하방통합(Downward Integration)에 관련한 과제다. 목표의 목표를 넘어 과제를 해야하는 이유를 정하고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의 존재목적과 연결시키고 실제 해야 할 지 말지를 결정하는 상방통합(Upward Integration)은 인간만이 고유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자본주의가 돌아가던 방식을 설명하는 대표적 경영이론은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이다. 포스트 휴먼 시대에는 지금까지 신자유주의를 추동했던 대리인의 종말이 예고된다.
대리인 이론은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긍극적 목적을 정해 놓고 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목표와 과제를 기능적이고 전문적으로 분절시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대리인을 임명하여 경제적으로 보상해주는 구조다. 대리인 이론에서는 대리인 관리도 대리인을 임명해 관리하는 피라미드 구조의 하방통합 지배구조를 가진다.
모든 작업과 과제가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에 의해서 대체되는 포스트 휴먼시대에는 지금까지 자본주의 경제를 이끌었던 대리인 지배구조의 종말을 의미한다. 작업 및 과업에 참가하는 대리인들은 욕구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모두 시키는 대로 하는 진짜 대리인인 로봇이나 인공지능이기 때문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인간과는 다르게 WLB를 요구하거나 초과 근무에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밤을 새가며 일을 해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 열이 발생하기는 해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생선한 대리인은 역할수행에서 인간이 이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인간이 이들 대리인 경쟁해서 이기려는 경쟁우위의 마음을 내려놓고 목적과 관련한 존재우위 영역을 지킨다면 이들은 어디까지 인간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노예라는 정체성 범위에서 일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인공지능이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 잘할 수 있는 이런 대리인 과제를 인간이 개입해서 처리하는 것 자체가 큰 비용이다.
실제 본인이 관여하는 HR 영역에서도 채용 온보딩 교육 보상 평가 퇴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업원 체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대리인이 가동되고 있어서 인간 인사관리 대리인의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작업 및 노동과 관련한 모든 경쟁우위는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넘겨진다 해도 인간이 살아야 할 이유를 정하고 실행하는 존재우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달라진 디지털 혁명을 수단이자 상수로 받아들이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학습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의 존재우위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되는 인간만이 주체가 되어 결정할 문제다. 인간이 경쟁우위를 가진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쟁우위를 가진 기술에 대한 우상숭배가 아니라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의 살아야 할 존재이유를 찾아 실현하는 존재우위의 주체가 될 때다.
포스트 휴먼시대에 존재우위에 대한 개념이 없는 기업이나 리더는 기술이나 도구와 경쟁하다가 결국 길을 잃는 운명이다. 포스트 휴먼시대 살아남는 리더들에게는 이런 경쟁 속에서 균형을 잡는 생활 근력도 중요하지만 설사 균형을 잃고 쓰려졌을 때 존재목적을 찾아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구심력 근력이 필수적이다.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존재목적이 있다면 언제든지 존재목적으로 좌표를 찾아 변화한 상황에 지도를 만들어 여행을 지속할 수 있다.
포스트 휴먼시대 디지털 에이진트의 경쟁우위에 치여 길잃은 사람들에게 존재목적이라는 나침반은 설사 길을 잃고 쓰러져도 일어서게 할 수 있는 근원적 자신감의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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