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 불황 속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버린 동시에 권태와 불안을 같이 경험한다. 불안과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 끝임없이 달려보지만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컴컴한 터널만 이어지고 있다. 달리는 와중에 피곤에 지쳐 내면의 자신과 외면의 자신도 싸움이 붙었다. 외면의 자신은 내면의 자신을 벌레 취급한다. 내면의 자신은 외면의 자신을 속물이라고 욕한다. 둘은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서로가 원수지간이 됐다. 자아가 서로를 두고 착취하는 관계가 지속되자 삶의 행복도 날라가 버렸다.

탈출구에 대한 희망을 잃어 버린 사람들은 시시각각으로 밀려오는 불안과 권태를 이기기위해 아무 죄없는 사람들을에게 분풀이를 해댄다. 순진해보이는 아가씨가 길가는 노인에게 시비를 걸어보기도 하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해꼬지를 해댄다. 학부모가 선생을 성폭행 하기도 하고 수락산 김학봉처럼 수틀리면 살해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을 못한다.

오래 전부터 이해할 수 없는 짓만 골라서하던 정치가들을 제치고 그래도 배운 사람들이라는 판사와 검사들도 또 다시 전관예우 짓거리로 구설수에 오르고 의사들도 리베이트 짖거리로 한 몫 더한다. 모든 사람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 니체가 오래전에 예측했듯이 사람들은 목적을 잃는 순간 온갖 미친짓에 몰입한다는 예언이 신기할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맨붕에 빠져 헤메고 있다.

L자 불경기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신 바짝차리고 있지 않으면 L자 불경기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박탁해 버리고 권태와 불안을 앞세워 누구든 다 정신병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더 늦기전에 누군가는 나서서 막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물꼬를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