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분은 자신이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지역구민 앞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또 따른 주인 앞에서는 자신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쏟아낼까?

한 마디로 머슴리더십을 서번트리더십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서번트리더십과 머슴리더십을 같은 리더십이라고 혼동한다. 머슴리더십은 어떤 자연인 주인을 설정해놓고 이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리더십이다. 설사 주인이 잘못된 주장을 펴도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리더십이다. 옛날 장세동씨가 전두환씨를 모셨던 방식이나 조폭의 행동대장들이 자신의 보스를 섬길 때 쓰는 리더십이다. 자신이 섬기는 두 주인이 서로 다른 가치와 사명을 가진 주인이라면 이 사람은 이 두 사람에게 각기 다른 맹세를 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이분의 삶은 이중 스파이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번트 리더십은 머슴리더십과 달리 사람을 대상으로 섬기지 않는다. 서번트 리더가 몰입하는 것은 일관된 사명이다. 이 사명을 섬기다보니 자연스런 결과로 관련된 자연인인 사람들에게도 희생과 봉사를 하는 것이다.

또한 서번트 리더십을 다른 사람을 위해 머슴처럼 사는 것이라고 오해하지는 않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면 모두가 서번트 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일견 맞는 이야기처럼 들려도 서번트 리더십을 정확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도 서번트 리더십를 보여주기 위해 임원들이 직원들의 발을 씻겨주는 예수님이 12 제자에게 했던 세족식을 코스프레하는데 다 서번트 리더십을 오해한데서 생긴 해프닝이다.

인간은 신과 달라서 불쌍한 모든 사람에게 다 봉사하며 살 수 없다. 자신이 설정한 목적과 사명의 범주에서 이 범주에 포함된 사람들에게만 제대로된 봉사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사명은 인간이 절대로 신이 될 수 없음을 알려주기 위해 신이 인간에게 설정해놓은 지상명령이다. 남들을 제대로 돕고 싶으면 자신이 약속한 사명의 범위에서 제대로 해보라는 신과 인간의 계약이다.

서번트 리더십의 원조로 받아들이고 있는 헤르만헷세의 동방으로의 여행에서 하인으로 생각했던 레오가 사라지자 이 주인들이 동방의 여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에게 목적지였던 사명이 없었기 때문이지 하인 레오가 사라졌기 때문은 아니였다. 동방으로의 여행을 주도했던 레오는 진정한 서번트 리더는 아니었던 것이다.

서번트 리더는 봉사를 통해 사명을 사람들에게 심어 주는 사람이지 스스로가 하인이나 종이 되어 특정한 사람을 죽을 때까지 단순히 섬기기만 하는 사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위한 세족식은 사랑과 용서로 충만해지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사명을 잃지 말라는 마지막 당부였다. 예수님의 당부를 잃어버리고 교회에서도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연인 목사님을 더 섬기고 이 분에 헌신하기 때문에 자신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 이 분은 스스로 머슴리더십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봉사하는 삶을 통해 봉사를 받는 사람들 마음에 사명을 심어 주지 못한다면 그냥 마음씨 좋은 봉사자이거나 머슴이지 서번트리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