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개발과 마케팅을 조율했던 것은 이건희 회장의 선행디자인에 대한 철학이다. 선행디자인은 애플에서와 같이 자신의 철학을 개념화 과정을 통해 제품에 녹여 디자인해내는 활동이다. 사실 선행 디자인은 애플보다 삼성에서 먼저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의 염원처럼 선행디자인이 성공한다면 삼성은 핸드폰을 통해 삼성의 철학과 문화를 팔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정말 승계에 성공하고 싶다면 제품을 통해서 팔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성공하여야 한다. 지금은 기술만 있지 이 기술에 얹져 팔만한 삼성의 자랑스런 문화가 없는 것이 최고의 위기이다.

숙련된 운전자는 항상 시선은 멀리 두지만 이 거시적이고 장기적 시각을 가진다고 해서 지금 당장 이동하기 위해서 운전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시각은 장기에 고정되어 있지만 장기적 시각으로 단기적 문제들을 다 스크리링하는 것이다. 반면 초보운전자는 시선을 운전대에서 멀리 두지 못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다 민감하게 반응을 하다가 결국은 사고를 낸다.

삼성의 갤럭시 사고는 단기적 성과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마케팅에 너무 많은 힘을 실어주고 개발을 노예처럼 끌고 다닌데서 생긴 초보운전자가 흔히 범하는 사고였다.

시선은 문화에 고정시키고 그럼에도 운전을 통해 단기적 성과를 내게하는 통합적 전략만이 삼성을 살려낼 것이다.

문제는 장기적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는 삼성만의 자랑스러운 문화가 있느냐는 것이다. 없다면 이것부터 복원해야 할 것이다. 본인 업무의 70프로를 문화를 만드는 일에 나머지 30 프로를 단기적 성과를 만드는데 써도 충분할 것이다.

엘리엇이 주장하는대로 지배구조가 지주회사 형태로 민주화 된다면 CEO보다는 이사회 의장으로 남고 유능한 CEO들을 발탁해서 앞의 작업들을 위임할 수 있다면 더 금상첨화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