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자연과학적 사실성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누가 그 사실을 검증하더라도 똑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어야 진실이 인정된다. 다른 사람에 의해서 사실의 재현가능성이 핵심이다.

진정성은 자연과학적 영역과는 완전히 다른 인간의 주관성 영역이다. 어떤 사람의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된 내용이 그 사람의 내면적 동기와 일치하는지의 여부가 진정성의 핵심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선한 의지를 이야기할 때 이 사람의 삶이 진짜 자신이 이야기한대로 선한 의지를 구현하는 삶인지가 진정성의 문제이다.

진정성은 인문학의 영역이고 진리는 과학의 영역이다. 다시 말해 진정성은 자연과학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 의해서 검증되면 될수록 진정성의 가치는 떨어진다. 고유한 주관성의 가치가 핵심이고 진정성은 증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본인뿐이다.

황우석교수의 케이스가 이 둘이 충돌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황우석박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황우석교수의 진정성을 믿은 사람들이고 황우석교수에 반기를 들은 사람들은 자연과학적 진리에 기반해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이었다. 인간의 영역에 진리을 요구할 경우 인간의 주체성이 왜곡되기 시작하는 반면 과학의 영역에 진정성을 요구하면 진실이 가려진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은 무지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연기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의 스토리 대로 삶을 연기하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의 탐욕의 스토리대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내면의 스토리를 숨기고 외면의 가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연기하고 치장하는 사람들이다.

연기하고 치장하는데에 자원과 공수을 쏟아부을수록 자신에게 쓸데없는 값옷을 입혀놓는 꼴이 된다. 이들은 자신을 방어하는데 쏟는 시간과 자원으로 자신을 감옥에 가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유로부터는 점점 더 먼 삶을 살 것이다.

진리는 우리를 무지로부터 자유롭게 하지만 진정성은 우리를 연기하는 삶자체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우리 삶이 자유로운 이유는 삶자체가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