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고통에 속에 진리가 숨어 있었다.
나는 이성적 분석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는 반드시 힘없고 권력이 없어서 고통받고 있는 소수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지에 판단의 기준을 설정하려고 노력해왔다. 나의 정치성향은 리버럴하지만 정치적으로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떤 정파의 정치인이 속한 정당의 입장을 떠나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진정성 있게 행동에 나설 경우 이 정치인을 지지해왔다.
본능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왜 이런 결정이 비교적 올바른 의사결정으로 인도하는지를 몰랐다. 최근에야 이런 성향이 왜 다른 가이드라인보다 절적한지 이유를 어푸렴이 이해했다.
긍휼감 때문이다.
긍휼감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내재화시켜 같이 풀어나가려는 정서적 성향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 고통은 문제로 발현된다. 하지만 고통이 문제로 발현된 상태에서는 문제해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다. 이런 시간 상의 압박 때문에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인 고통의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와 같은 수준인 결과의 수준에서 미봉적으로 해결한다. 원인의 수준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터진다. 발등의 불을 끄는 삶이 이어진다.
문제의 원인인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은 긍휼감을 가진 사람들만 제대로 찾아낼 수 있다.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문제에 대한 제대로된 해답을 낼 수 있다. 또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진리의 눈을 획득한 사람들이다. 진리는 제대로 문제를 이해하고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만 향유할 수 있다.
긍휼감만이 우리를 문제의 근원으로 인도한다. 인간으로서 가장 큰 순수한 고통은 자신의 방패가 없는 힘없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 속에 숨어있었다. 우리가 진리로 축적해나갈 수 있는 문제의 기저에 가장 근접해 있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고통을 품고 사는 힘없는 소수자들이다.
긍휼감이 없다면 빅데이터로 두껍게 쌓여져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버릴 인간의 내면의 고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상실할 것이다. 긍휼감이 없는 사람들이나 기업들은 문제조차도 스스로 정의해내지 못하고 따라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긍휼감은 모든 인간 문제의 원인인 고통에 대한 열쇠를 제공해 줌으로써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서 제대로된 답을 제공해줄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해준다. 미래에는 원인에 대한 제대로돤 답을 제시해주는 사람만이 진리에 가장 근접한 현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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