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이 부재한 조직에 리더가 임명되면 이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비전과 사명을 임의로 정하고 구성원을 광풍에 휘몰아치게 한다. 이 리더의 후임리더들도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리더가 조직의 사명이나 비전을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도구로 이용하다 임기가 끝나면 토사구팽하는 것이다. 이런 리더십의 적폐현상은 공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지나 공사기업을 막론하고 한국의 조직 어디에나 목격되는 현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구성원들은 리더라는 사람들이 외유를 떠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일도 자율적으로 알아서 더 잘 한다.

일반 조직도 이럴진대 CEO 리스크를 지닌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심경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이런 조직의 구성원들은 예측 불가능한 조직폭력배 두목을 한 명 모시고 근무하는 것과 같은 꼴이다.

조직의 리더는 조직의 사명을 구현하는 서번트가 되어야 한다. 앞에 서서는 구성원과 고객에게 사명을 전파하고 뒤에서는 사명을 구현하는 주체인 구성원들에게 집사역할을 수행해서 이들이 마음 편하게 자신의 일을 통해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책임감을 발휘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자신의 집사역할을 해주는 사장을 부담스러워하는 종업원은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실현되지 못하는 이유는 조직이 변화를 통해 달성해야 할 사명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명 부재현상의 공백을 이용해 리더들이 허황된 비전을 내세워가며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도구로 조직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유사리더의 전형이다.

우리 회사의 리더도 적폐세력일까? 이 분이 안 보이면 그리워지기보다는 구성원들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아마도 적폐일 개연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