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대상자로 지정되면 철저한 검증과 현회장에 의한 전방위 코칭에 들어간다. 승계대상자가 되면 키워야할 역량이나 의심이 나는 역량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사업부문의 대표로 발령난다. 실제로 사업부문을 어떻게 운영해서 어떤 결과를 산출하는지를 보고 마지막 결선에 올려 놓는 것이다. 조직정치나 주먹구구식이 아닌 실험과 과학적 검증을 동원하는 것이다.

전임 회장이 승계위원회 위원장이기 때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잭 웰치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은 전형적인 카리스마이다. 카리스마 스타일은 성장과 경쟁이 경영환경이었던 신자유주의 시대 리더십의 표준이었다. 잭 웰치 회장은 자신은 신자유주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주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족적이 사라질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스타일과 180도 다른 조용한 혁명가이자 진성리더인 이멜트에게 바톤을 물려주는 결정은 GE에서 성장한 리더들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GE가 130년된 영속기업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비밀이다.

이멜트 회장취임 일성은 <기본으로 돌아가라>였다. 경기침제의 그늘이 짖게 드리워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성장전략은 GE를 거품 속에서 침몰시킬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GE의 본질적 업과 관련이 없고 성장과 더불어 거품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 가전, 방송을 엄청난 흑자를 보고 있음에도 팔아넘겼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면 대부분의 총수들은 현금성 자산을 쌓아놓고 투자하지 않는 성향을 뛰어넘어 판매대금을 GE를 제조업의 디지털 컴퍼니 혹은 소프트 웨어 컴퍼니로 정체성을 변신시키는데 투자했다. 요즈음 회자되고 있는 GE의 귀환은 디지털 제조업으로의 귀환이다. 이 모든 작업이 이멜트 회장의 진성리더십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멜트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경기는 이멜트 회장편이 아니었다. 취임하자마자 911이 터져서 주력 중 주력 사업인 항공기 엔진사업이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금융위기가 닥쳐서 주가는 추락했다. 이멜트 회장이 뛰어난 진성리더였다는 것이 드러난 것은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 GE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 모든 사업의 구조조정을 완수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욕이 조금이라도 개입되었더라면 가능한 임무가 아니다.

이멜트 회장이 GE가 왜 제조업으로 회귀해야 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4차 산업혁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새로운 산업혁명이 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난다. 즉 제조업인 항공엔진에서 디지털 데이터를 결합해 1%의 혁신만 거두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30조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제조업에 대한 기반이 없는 혁신들은 파급효과가 미미해 총요소생산성을 증진시킬 수 없고 총요소생산성의 증대없이는 혁명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구조조정에 성공한 GE의 대부분의 결실은 새롭게 임명된 플래너리에게 돌아갈 것임이 분명해보인다. 글로벌과 디지털 역량으로 무장한 플래너리는 엄청난 행운의 사나이이다. 하지만 이 세 명의 리더 중 리더십의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리더를 꼽으라고 주문한다만 나는 웰치보다는 이멜트를 선정할 것이다. 이멜트는 GE의 시대적의 사명을 완수한 진성리더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