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바심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마음챙김의 비밀

 가장 조바심이 날 수 있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많은 상황이 있겠지만 축구경기에서 우리편 선수가 프리킥을 하는 순간을 상상해볼 수 있다. 조바심이란 골을 못 넣어서 지는 결과를 초래할 때 생기는 부정적 경험을 미리 당겨 상상적으로 체험할 때 생기는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떨어지는 상황을 상상적으로 체험한다면 조바심이 생긴다. 이처럼 조바심은 일이 잘못돼 생길 수 있는 부정적 미래를 미리 당겨서 상상으로 체험할 때 생긴다. 이런 상상적 체험은 자신의 것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음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범위 밖으로 달아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마음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다. 조바심은 영원히 자신만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연인이 달아나는 순간 느끼게 될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다.

 인디언들은 기도를 통해서 마음이 달아나는 것을 잘 막기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인디언 기도는 기도제목으로 정한 일이 성사될 때까지 기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가 안 내려 기우제를 지낼 때도 비가내릴 때까지 기도를 한다. 따라서 인디언 기우제는 실패하는 법이 없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은 세상일을 단 한 방의 패널킥이나 올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패널 킥이 이어진 과정으로 생각하고 각 과정에 고도로 집중하고 정렬하는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과정에 집중해 고도로 마음챙김을 하다보면 원하는 결과는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인디언 기도는 흩어진 마음들을 모아 한 방향으로 정렬시켜 레이저 빔을 만들고 이 레이저 빔으로 원하는 결과가 저절로 따라오게 만드는 기법이다.

 과정에 집중하고 결과를 부산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보다 조바심을 덜 느낀다. 상상적으로 체험된 시간이 자신을 피해 달아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보다 긴 시간의 호흡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사람이 마음챙김을 잘 하는 사람들이다. 시간의 긴 흐름을 마음에게 선사해 과거 현재 미래가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의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조바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챙김이란 시간의 긴 호흡을 유지해 마음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시간의 긴 흐름을 놓쳐 조바심에 빠졌을 경우 여기서 생긴 부정적 감정들이 전염되지 않고 빨리 빠져나갈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친한 친구와 수다로 푼다던지 노래방에서 열창을 한다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다던지 잠을 잔다던 지를 통해 이 부정적 감정이 전염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조바심은 조라는 곡식을 채로 수확하는 것이 어려움을 표현한 말이다. 조는 일반 곡식과 달리 작고 생김이 괴팍해서 진짜 조를 남기고 쭉정이를 날려버리기가 힘들다. 조처럼 통제하기 힘든 것이 자신의 마음이다. 마음은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틈만 나면 달아난다. 틈만 나면 달아나는 괴팍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달래는 것이 마음챙김의 관건이다. 조바심은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는 삶을 누려왔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단골손님이다.

 정체성을 잃었다는 것은 자신이 챙겨야 할 마음이 이미 도망쳐 어딘지도 모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마음을 잡고 살 수 있는 정체성의 집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면 마음을 잡아놓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담긴 정체성의 집에서 자신이 마음 놓고 주인공으로 살 수 있을 때 마음이 가출하는 것을 멈출 것이다. 마음이 정붙이고 살 수 있는 정체성의 집을 마련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결국 마음의 가출을 부추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