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 의사결정할 때 범하는 대표성 오류 representative bias 이다. 실제로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모집단의 맥락이나 이 모집단에서 이 사건이 일어날 확율을 무시하고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만을 부각시켜서 모집단이 같다고 주장할 때 생기는 오류이다. 고등학교만을 졸업한 사람이 사법시험에 합격할 확율과 법대를 졸업한 사람이 사법시험에 합격할 확율을 같다고 추론하는 것이다. 제대로 추론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우수성은 법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추론하고 자신의 자녀가 노무현 대통령처럼 고등학교만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뛰어들겠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말려야 현명한 부모일 것이다.

정진석 의원이 댓글공작의 원조는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대표성 오류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댓글이라는 결과가 같다는 것을 근거로 이 댓글이 달려진 모집단의 맥락을 같다고 생각하게 하는 조작에 가담한 것이다. 이 댓글이 나오게 된 맥락의 한 축은 공무원들에게 실명으로 국정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한 축은 국가가 민간인을 비밀리에 동원하여 국가의 세금으로 댓글을 달도록 교사한 것이라는 점이다. 결과가 비슷하다고 이것이 발생한 두 맥락이 같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적 물타기이다.

어떤 특정한 자살이라는 사건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들은 수도 없이 많을 수 있다. 사건의 원인들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용해서 원인 중 어떤 특정한 원인들을 임의로 편집해서 다른 원인들이 갖을 수 있는 개연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버리는 것도 대표성의 오류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문제도 죽은 분에 대해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서 죽은 분을 폄하하는 행동은 명백한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된다.

정진석 의원이 본인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런 오류에 빠져 있다면 과학적인 추론을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상식적인 사람들은 이런 오류를 진실이라고 믿는다는 것을 이용해서 이런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라면 이 사람은 여론조작과 물타기의 명수이다. 역시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는 돌아가신 분의 명예까지 마음대로 조작하는 무서운 정치인이다.

정치보복과 적폐청산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잘못된 원인과 나쁜 의도를 제대로 밝혀서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재현되지 않도록 역사적으로 학습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적폐청산이 될 것이고 잘못된 원인과 나쁜 의도를 감추거나 정당화시켜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에게 정치보복이라는 프래임을 쒸울 것이다.

현명한 국민이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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