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2-06 18:17
[N.Learning] 한국기업의 님운동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91  

주요기업들의 <님 운동> 따라해야 할까?

님운동보다 더 과격한 직급파괴 실험은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신발과 장신구를 파는 회사인 Zappo에서 행해지고 있는 Holacracy 실험이다. 홀라크러시란 과제가 이뤄지는 현업 단위가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보장해주고 이들 단위에 대한 통제는 주종관계가 아니라 조직이 가진 미션에 근거해서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제포스는 실험을 위해 중간관리자의 직급을 없애고 이들을 현업의 과제단으로 내려보냈다. 대신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회사가 정한 사명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고 회사의 사명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있는 과제를 찾아서 개인적으로 혹은 협업을 통해서 완수해야하고 이에 대한 평가는 회사가 가진 사명에 어느 정도 공헌하는지에 근거하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중이다.

제포스에서 홀라크라시는 아직도 실험 중이다.

신문기사처럼 한국에서도 최근 이런 위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누구님으로 호칭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고 있다. 또한 시도했다가 옛날로 회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님 운동의 취지는 위계적 시스템이 현대 경영이 처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위계적 상하체계가 초래한 문제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고식적으로 해결하려는 님 운동은 실패할 개연성이 높다.

위계의 문제는 회사의 진짜 주인들이 자신의 주인으로서의 지위를 어느 정도 먼저 내려놓고 희생하는 모습에서 시작해야 풀린다. 주인들은 일반직원들의 수백 배에 해당하는 연봉과 배당을 챙겨가면서 중간관리자들에게 직급을 박탈해 주인처럼 행세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자신들을 빼고 나머지 모두는 주인처럼 행세하지 말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종업원들에게는 앞으로는 절대적으로 진짜 주인만 주인으로 생각하고 진짜 종처럼 일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주종관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키는 이중적 메시지이다. 문제의 원인이 되는 주체들이 문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뒤집어 쒸워가며 비난하는 형국이다. 위계문제가 초래한 원인에서 구더기가 생겼는데 회사는 무서워서 님 운동이라는 거적을 덮어놓고 문제가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Zappos의 대표 Hsieh는 홀라크라시를 시작하기 훨씬 전에 주인으로서의 특권의 상당부분을 내려놓았다. 회사를 아마존에 팔아서 대부분의 회사의 지분을 가진 직원들을 이미 백만장자로 만들어 주었다. 자신이 여기서 번 돈 대부분도 라스베가스의 한 지역을 사서 새로운 도시로 회생시키는데 사용하고 있다. 쉬에는 자신도 똑 같이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이즈의 부스에서 근무한다. 배당을 제외하고 월급은 직원들 평균연봉보다 조금 높은 금액을 받는다. 결국 Zapppos의 직원의 반은 Hsieh보다 연봉이 많은 셈이다.

쉬에의 경우처럼 진짜 주인이 자신의 주인으로서의 지위 중 상당부분을 내려놓았다면 회사에서 위계적 상하 시스템을 제도적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것을 시도해볼 수 있다.

먼저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인 사명이 명확해야하고 구성원 모두가 회사에 대한 무분별한 충성심이 아니라 회사의 사명에 기여하는 한에서 자신의 월급을 챙긴다는 생각이 분명해야 한다. 둘째, 사명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원들을 충원하여 이들에게 직급과 직책, 학벌, 지연, 혈연에 대한 차별 없이 균등한 기회를 부여해주는 다양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셋째, 이들의 사명에 대한 공헌이 공평하게 평가되고 보상되는 보상의 공정성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정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이들 공헌의 결과가 회사의 실록으로 작성되어 후세대들이 이들의 공헌을 회사의 미래를 공진화시키기 위한 지분이나 유산으로 사용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사명을 달성하는데 장애가 되는 근원적 원인에 대한 처방이 없이 중간관리자의 호칭만 바꾼다고 위계적 시스템이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사라진 직급은 오히려 굴을 파고 숨어서 회사의 업무를 방해할 것이다. 직급은 무늬만 파괴될 것이고 직원들 간에는 아노미만 가속화 될 것이다.

반대로 회사가 사명이 분명하고 구성원들이 이 사명에 떨림을 느끼는 경우는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런 안목 있는 회사의 진짜 지분을 가진 오너들은 자신들이 지금 챙기는 금액을 상회하는 금전적 배당과 회사가 세상에 남긴 문화적 유산을 덤으로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덤을 더 더한다면 일반사람들로부터의 존경일 것이다.

올해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임직원 직급과 상관없이 호칭을 '님'으로 부르는 '호칭 파괴' 제도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도 다음 달 일부 부서에 시범적으로 호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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