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2-11 07:31
[N.Learning] 전문가들 놀이터의 세 가지 조건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53  

전문가들의 놀이터의 세 가지 조건:

자율, 소통, 실패

- 인용처 미상 -


광속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세상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정보화시대를 예견한 지 30년 밖에 되지 않았건만 어느새 정보화시대가 가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핵심 자원인 정보와 지식이 빠르게 범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정보는 이미 범용화된 지 오래다. 통신 기술의 발전, 인터넷의 확산, 정보 매체의 다양화로 이제 더 이상 정보의 독점이 불가능하다. 검색 엔진, 블로그, 전문 정보 포털, 소셜 네트워크(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누구라도 특정 주제에 대해 광범위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학자, 컨설팅 회사, 시장 조사 기관, 공공 기관 등 다양한 지식 생산자로부터 수많은 서적과 전문 보고서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 언론 또한 사회적 이슈가 불거지면 깊이 있는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산해 낸다. 지식의 홍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농경시대의 핵심 자원은 토지와 가축이었다. 산업시대에는 석탄과 석유, 철강이 핵심 자원이었으며, 정보화시대에는 그것이 정보와 지식으로 옮겨 갔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와 지식이 희소성을 잃고 범용화되고 있다. 그러면 이제 무엇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창의성'이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창조경영’을 부르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조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야 당연히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문화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조직 내에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많아도 자율과 소통, 그리고 도전이 장려되는 문화적 토양이 없으면 아이디어의 꽃을 피울 수 없으며, 설령 아이디어의 꽃이 피더라도 성과의 열매를 수확하기 어렵다.

자율: 자율성을 부여하라

이제 더 이상 직원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직원들이 매사 리더의 통제에 따라 움직인다면 기계나 다름없다. 이러한 조직 분위기에서는 직원들은 일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고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1980년에 설립돼 2010년 기준 매출액 90억 달러, 직원 수 1만 5천여 명에 북미와 영국 지역에 3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기농 식품 전문 유통업체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을 들 수 있다.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CEO인 존 매키(John Mackey)의 업무 위임 방식은 독특하다. 마치 그림자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그가 회사에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어떻게 140명의 계산대 직원이 한 팀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거참,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군요. 그렇게 큰 팀이라면 기본 운영 원칙에 혼선이 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그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건 내 일이 아니니까요. 궁금하시다면 전화해서 물어보십시오. 장담하건대 그들은 분명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겁니다. 그 방식이 뭔지 나도 궁금하네요."

완벽한 식품(Whole Foods), 완벽한 직원(Whole People), 완벽한 지구(Whole Planet)라는 기업 모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홀푸드마켓은 직원들을 전적으로(whole) 신뢰하며 그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심지어 팀원을 채용하는 것도 직원들의 몫이다. 모든 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을 다하는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 이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게 된 바탕에는 바로 이러한 자율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소통: 시끄러운 조직이 성공한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가?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회사를 꿈꾼다. 아무런 마찰 없이 구성원 모두가 서로 화합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나아가는 조용한 회사, 그러면서도 계속 좋은 성과를 내는 그런 회사 말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꿈에 불과하다. 단언컨대 그런 회사는 없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지친 구성원의 입장에서 이런 회사를 꿈꿀 수는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조용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는 회사는 없을 뿐더러 역설적이게도 좋은 회사일수록 오히려 더 시끄럽다. 다시 말해 시끄러운 조직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기계 부품은 마찰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조용하고 오래 간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마찰이 없으면 오히려 좋지 않다.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긴 해도 마찰은 이로움이 많다. 마찰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조직의 성장과 발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조용한 조직의 경우, 겉으로 보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물위에 떠 있는 빙산의 일부이며 수면 아래 수많은 문제점들이 감춰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직이 조용하다는 것은 구성원들의 의견이 활발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활발한 소통의 문화를 잘 가꾸어가는 기업으로 최근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을 들 수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马云) 회장은 아이디어를 냈을 때 주변에 반대자가 많으면 흐뭇하게 생각하고 90% 이상이 찬성하는 경우엔 그 아이디어를 폐기해 버린다. 누구나 쉽게 동의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쓸모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윈 회장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권장한다. 그래서 알리바바에서는 회의할 때 툭하면 언성이 높아지곤 한다.

도전: 실패를 장려하라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치명적인 실패는 300번 이상의 징후와 29번의 작은 실패 후에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큰 사고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므로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해야 대형 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가 무조건 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독이 아닌 약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앞서가는 조직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오히려 실패를 장려하고 그러한 실패 사례를 자산화 한다는 것이다.

혼다(Honda)는 매년, 그 해에 가장 큰 실패를 한 연구원을 '실패왕'으로 정하고 100만 엔 가량의 격려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 '실패왕' 제도는 자신의 성공을 '99%의 실패에서 나온 1%의 성과'라고 정의한 혼다의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本田章一郞)의 신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실패를 장려하는 혼다의 기업문화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넘어 제트기와 가장 진보한 로봇인 아시모를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W. L. Gore & Associates)의 성공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에서 비롯됐다. 고어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이를 실행할 것을 장려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마칠 때는 실패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성공한 아이디어와 마찬가지로 샴페인을 터뜨리며 파티를 한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시도 자체를 축하하는 것이다.

구글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실패를 훈련시키기까지 한다. 구글의 인사담당 부사장으로서 40여개국의 구글 소속 임직원 5만명을 책임지는 라즐로 복(Laszlo Bock)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구글의 문화와 관련하여 이렇게 밝혔다.

"구글은 실패의 낙인 효과(stigma effect)를 없애기 위해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풀 수 없는 과제를 준다. 그러면 뛰어난 수재들은 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다 이성을 잃고 분노하고 결국 실패한다. 하지만 그 뒤 이들은 자신이 실패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님을 알게 된다."
한마디로 훈련을 통해 실패에 대한 내성(耐性)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조직문화는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그것은 조직문화의 영향력이 막대할 뿐만 아니라 이의 변화 없이는 근본적인 조직 변화를 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붕괴 위기에 처한 IBM의 구원투수 루이스 거스너(Louis V. Gerstner Jr.)가 조직문화 변화에 치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10년 가까이 IBM에 있으면서 나는 문화가 승부를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승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경영 시스템이건 올바른 비전, 전략, 마케팅, 재정 운용을 통해 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으며, 한동안은 잘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문화적인 요소들이 그 DNA의 일부가 되지 않고서는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