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3-26 11:10
[N.Learning] 사과의 기술?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0,873  

사과에도 기술이 있을까?
학습하는 죄인

요즈음 #ME_TOO 운동과 더불어 사과하는 방법에 관한 기사들이 많이 눈이 뛴다. 이들 내용을 살펴보면 사과에도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기술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 사과에 적용하면 오히려 사과의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든다. 사과에 현란한 기술은 그자체로 부메랑이 될 소지가 많다. 사과의 성공은 사과하는 사람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과를 받는 사람들에게 사과가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받아들여졌는지에 달려 있다. 아무리 화려한 기술로 포장을 해도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그 화려한 기술은 오히려 역풍이 되어 돌아오게 마련이다.

진정성이 있는 사과는 한 마디로 자신이 정말로 반성하고 있으며 사과를 계기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것에 대한 진솔한 약속이 담겨 있는지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죄에서 생기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사과의 목적으로 잘못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사과의 목적으로 할 경우 방어적 사과로 전락 한다. 방어적 사과는 사람들이 알고 있고 기대하는 사과의 수준보다 한 발 못 미치게 사과하는 전략이다. 방어적 사과로 일관할 경우 숨겨진 나머지는 화난 청중에 의해서 반드시 집단적으로 털려 나오게 되어 있다. sns의 발달로 못 털려 나올 비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반성과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진정성 있는 사과는 자신과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한 발 더 다가가서 더 솔직하게 자신이 먼저 자복하고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데미지를 줄이기 위해서 은폐하는 방어적 사과는 다시 의혹으로 불거져 또 다른 사과를 부른다. 처음부터 마지막에 사과한 수준의 사과를 진솔하게 했다면 큰 문제로까지 비화하지 않는다. 사실을 숨기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방어적으로 사과를 하다 보니 사과의 핵심인 진정성이 의심 받게 되고 사과후 오히려 문제가 더 불거지는 것이다.

존슨앤존슨을 지금처럼 신뢰로운 기업으로 만든 것은 타이네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 사건을 대한 경영진의 진정성이 담긴 사과 때문이었다. 정신병자가 이 회사 진통제 타이네롤에 독극물을 삽입해 몇 사람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건이 터 졌을 때 존슨앤존슨은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독극물을 주입할 수도 있도록 설계된 포장의 문제를 회사 스스로가 먼저 제기하며 회장이 진정성을 다해서 공개적으로 고객에게 사과했다. 이뿐 아니라 식약청은 따지고 보면 존슨앤존슨 잘못도 아니니 문제가 생긴 시카코와 일리노이 지역만 타이네놀을 수거할 것을 회사 명했지만 정작 회사는 미국전역의 타이네놀을 수거해서 태웠다. 혹시나 있을 모방범죄로 고객들이 다칠 것을 진심으로 걱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날 수 없도록 신속하게 용기를 교체했다. 결과적으로 고객들은 회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노력에 감동해 타이네놀을 진통제의 보통명사로 받아들였다. 고객들이 진통제를 살 때 진통제 달라고 하지 않고 그냥 타이네롤 달라고 주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타이네놀 사건이 없었다면 오늘의 존슨앤존슨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하는 사람들은 사과를 할 때 변명을 섞지 않는다. 이런 mixed message는 공분해 타오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름의 물을 붓는 역할을 한다. 변명은 진정성을 떨어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사람들은 죄와 실수를 통해 성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수나 죄를 저지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도록 교육도 받는다. 하지만 죄 뿐만 아니라 사람도 미워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조건은 자신의 죄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된 태도 때문이다. 죄를 지은 사람이 이 죄와 실수를 스스로 자복하고 이 죄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진정성을 보이면 죄에서 이 사람을 분리하여 인간적으로 용서해준다. 자신을 숨기고 변호하는 것은 이 진정성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게 만든다.

레미제라블에서 촛대를 훔친 장발잔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로부터 용서를 받고 칭송받은 것은 그가 자신의 죄를 스스로 자복하고 자신의 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을 통해 자신을 성장 시키는 계기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람은 다 학습하는 죄인이다. 자신을 완벽한 사람으로 과신하고 자신의 죄를 감추는 사람은 문제가 불거짐과 동시에 괴물로 전락하고 죄를 자복하고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사람들은 진성리더로 성장한다. 방어적 사과가 괴물에게 먹이를 줘 괴물을 키우는 셈이다.

의혹에 대해 Mixed Message를 남발하고 있는 MB, 안희정, 이윤택, 김기덕에게 레미제라블의 일독을 권한다.

명성을 쌓기 위해서는 수십년 동안 어럽게 언덕을 올라야 하지만 실수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로 언덕에서 실족해 굴러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의 문제다.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