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4-27 06:45
[공지] 기사리뷰 <황금수꼭지: 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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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수도꼭지 

윤정구 지음 / 쌤앤파커스 / 347쪽 / 1만8000원

바이킹이 도적질을 하다가 신기한 물건을 하나 발견하고 집에 가져갔다. ‘황금빛 수도꼭지’였다. 부인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궁금해하자 그는 의기양양하게 수도꼭지를 틀었다. 그런데 훔치기 전만 해도 물이 콸콸 쏟아지던 물건이 집에 가져오니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 이야기는 근원에 대한 고찰 없이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 조작해 값진 것을 얻으려는 우리의 삶을 풍자한다. 기업에서도 ‘황금 수도꼭지 현상’은 비일비재하다. 130년 역사의 미국 백화점체인 시어즈는 1990년대 초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직원들에게 무조건 매출과 이익을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게 했다. 매출을 독려하기 위해 직원들에 대한 평가·보상 방식을 바꿨다. 기본급을 없애고 실적에 따른 차별 보상시스템을 도입했다.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실적을 달성하지 못 하면 해고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벼랑 끝에 몰린 직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객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기까지 했다. 고객의 불만과 항의가 이어지는 건 당연지사. 비윤리적인 영업 행태라며 소송을 제기당하기도 했다. 시어즈는 결국 대규모 소송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몰락의 길을 걸은 시어즈는 2003년 K마트에 인수합병됐고 대규모 손실로 파산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회사나 사람들은 그런 성과의 원천과 이어진 파이프라인, 그리고 수도꼭지와 잘 연결돼 있다.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황금 수도꼭지》에서 “이런 회사나 사람들은 존재 이유를 ‘목적’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목적이란 ‘내가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이다. 생계를 넘어서 생존해야 하는 이유를 각성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틀을 재창조한 회사와 사람들이다.

저자는 존재 이유를 알고 그것에 모든 것을 정렬시키는 것을 ‘목적경영(management by purpose)’이라고 칭한다. 이런 기업들은 의미 없는 경쟁에서 벗어나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2006년 음료회사 펩시코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된 인드라 누이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장 돈이 되는 제품만 팔아서는 안 되고 ‘목적’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펩시코는 설탕·지방을 줄이면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에 사활을 걸고 인적·물적 투자를 집중했다. 아쿠아나 생수, 트로피카나 오렌지주스, 퀘이커 오트밀 등을 핵심 제품군으로 추가했다. 펩시코는 콜라 전쟁에서는 코카콜라에 졌지만 전체 매출과 주가에서는 앞서 나갔다. ‘설탕물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이슈인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며 성장했다.

저자는 소위 일류기업이라고 알려진 모든 기업은 세속적으로 돈을 벌던 단계를 넘어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는 ‘제2의 창업’을 경험한다고 전한다. 삼성그룹이 다시 태어난 것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전자 임원들이 기업 소명의식을 고취한 프랑크푸르트 여행을 통해서다. 이 여행에서 ‘삼성의 신경영’을 발견하고 발표했다. 일본의 ‘경영의 신’으로 추앙되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자는 회사의 목적을 발견한 날을 공식적인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저자는 목적이 이끄는 혁신만이 자발적인 혁신이라고 강조한다. 이 혁신을 제도화해 시스템과 문화로 만든 결과만이 진정한 성과라고 한다. 목적에 대한 철학을 잃어버리고 벤치마킹이란 명분으로 경쟁기업을 따라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혁신이 주된 경쟁력 요소가 된 지금의 기업 환경은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하는 전쟁터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통해 더 숭고한 목적에 다가가는 올림픽 경기장과 같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황금수도꼭지 | 불황을 이겨내는 목적경영의 기적
기사입력 2018.04.23 11:05:05

윤정구 지음/ 쌤앤파커스/ 1만8000원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온다. 이 단순한 현상의 이면에는 수도꼭지가 수도관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이를 조직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경영자들은 수도꼭지를 틀기만 하면 핵심 인재들이 쏟아져 들어오리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인재가 조직에 유입되는 원천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임원으로 승진시킬 여성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려 없이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조작해 목표를 이루려는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행동과 집단행동학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는 100년 기업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다. 성공의 핵심은 ‘목적’이다. 유례없는 L자 불황에도 경이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자신의 ‘황금 수도꼭지’를 제대로 된 목적에 연결한다. 존재 이유를 알고 그것에 모든 것을 정렬시킨 조직은 과거의 ‘전략 경영’과 ‘경쟁’을 버리고 플랫폼을 선점해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러다 보니 낭비되는 소통 비용도 없고, 보여주기식 신사업도 벌이지 않는다. 

SAS, 구글, 자포스처럼 소위 ‘일하기 좋은 회사’는 어떻게 회사를 ‘전문가들의 놀이터’로 설계했는지 등 목적 경영으로 근원적 변화를 주도하고 세상을 놀라게 한 기업들의 깊은 속사정을 낱낱이 밝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955호 (2018.04.25~05.01일자) 기사입니다] 

목적경영의 기적 ‘황금수도꼭지’를 디자인하라!

우리들 마음속에는 황금수도꼭지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다. 이 열망의 수도꼭지는 틀면, 돈도 나오고, 명예도 나오고, 권력도 나오고, 성과도 나오고, 행복도 나오는 수도꼭지다.

황금 수도꼭지 이야기는 유럽의 바이킹에서 시작됐다. 해적이 도적질 하다가 신기한 물건 하나를 발견하고 생사를 무릅쓰고 이것을 탈취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자랑스럽게 자기의 부인에게 선물이라고 곱게 포장해서 건넨다. 부인은 이 신기한 물건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고 받아 들고 남편은 의기양양하게 이 물건의 꼭지를 조금씩 틀기 시작한다. 탈취한 물건은 바로 황금빛으로 도금한 수도꼭지였다. 그런데 탈취할 때는 꼭지를 돌리기만 하면 물이 꽐꽐 쏟아졌던 물건인데 아무리 틀어도 물이 나올 리 없다.

황금수도꼭지는 현대인이 갈망하는 권력, 지위, 돈에 대한 신화적 믿음을 상징한다. 이 신화적 믿음에 빠진 현대인들은 이것만 있으면 관정을 찾아 파이프라인을 묻는 번거로움 없이 행복과 성과에 이르는 생명의 물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우화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추구하는 삶의 궤적은 해적이 가져온 잘못된 황금수도꼭지를 추구하는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근원에 대한 토대 없이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는 우리의 삶에 대해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다.새 책 <황금수도꼭지_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은 초연결시대 진짜 행복과 성과와 생명을 쏟아내는 황금수도꼭지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소위 지금까지 경영의 패러다임을 장악해왔던 벤치마킹하고,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치열하게 싸우는 전략경영을 넘어서 목적을 가지고, 미래를 먼저 가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목적경영: Management By Purpose>을 새로운 황금수도꼭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주창한다.

이 책의 저자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직행동과 집단동학 분야 전문가로 세계 양대 인명사전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석학이다. 저자는 오랜 연구 끝에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고 있는 100년 기업들은 ‘목적’을 향해 모든 것이 정렬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른바 뷰카(VUCA) 환경에서 근원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리인 목적경영의 작동원리와 방법론을 과학적으로 탐구했다. 그 결과물을 이 책에 담았다. 

유례없는 L자 불황에도 경이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황금 수도꼭지’를 존재이유, 즉 ‘목적’이라는 관정에 제대로 연결시켰다. 존재이유를 알고 그것에 모든 것을 정렬시킨 조직은, 과거의 ‘전략경영’이나 ‘경쟁’ 대신 플랫폼을 선점해 생태계를 공진화시키는 데 주력한다. 낭비되는 소통비용도 없고, 보여주기 식 신사업도 벌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펩시코에 대해 이야기할 때 펩시와 코크의 콜라전쟁만 떠올리는데, 사실 펩시코는 2006년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식음료를 파는 회사’가 되어 ‘목적’을 팔겠다고 선언한 이후, 콜라전쟁에서는 코크에 졌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존재이유에 집중한 목적경영의 승리였다. 

마찬가지로 GE는 ‘스마트 제조업의 표준을 만들어 제조업을 부활시킨다’를 자신들의 ‘존재이유’로 정했고, 3M은 ‘창의성으로 세상에 혁신의 표준을 세운다’, BASF는 ‘세상 모든 화학의 발상지 역할을 한다’, 히타치는 ‘제어장치의 조화로움을 구현한다’, 보쉬(Bosch)는 ‘공구의 명장’, 듀폰(Dupont)은 ‘행복을 위한 과학적 솔루션을 만든다’를 존재이유로 삼았다. 이처럼 초연결시대에 승승장구하는 기업은 ‘목적’을 사유하고 성찰하고 실천하는 곳들뿐이다. 

이 책은 경쟁자도 없고 이기고 지는 싸움도 없는 상황에서 목적경영 기업들이 어떻게 제품과 서비스에 ‘목적’을 녹여 파는지, 평범한 회사들은 90%가 실패하는 신사업을 어떻게 50% 이상 성공시키는지, SAS, 구글, 자포스처럼 소위 ‘일하기 좋은 회사’는 어떻게 회사를 ‘전문가들의 놀이터’로 설계했는지 등 목적경영으로 근원적 변화를 주도하고 세상을 놀라게 한 기업들의 깊은 속사정을 낱낱이 밝혔다.

시대는 남의 성공을 따라하는 벤치마킹이나, 카리스마의 영도력에 기대거나,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경영전략의 패러다임에서 공진화에 대한 목적을 가지고 시간에 앞서가서 변화를 일으키는 목적경영 시대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초연결시대에 이미 선두에 선 대부분의 기업들은 목적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거래를 집어삼키는 플랫폼 조직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 역시 ‘존재이유’, 즉 ‘목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초연결사회의 목적경영은 그 어떤 자원의 누수도 없이 물이 콸콸 나오는 조직의 황금 수도꼭지인 셈이다. 이 책은 혁명적인 시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존재이유’에 집중해야만 하는 이유를, 경영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복된 세상에서 개인과 조직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구시대의 옷인 경영전략이나 벤치마킹의 옷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경영의 패러다임 목적경영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운동에 동참해 자신만의 황금수도꼭지를 디자인해 보기를 권한다.

<황금수도꼭지_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 | 윤정구 지음 | 쌤앤파커스 | 정가 18,000원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