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은 무엇일까?

내 삶의 스토리가 누군가 기억 속에 살아 남아서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면 이들은 나 때문에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내 삶의 스토리가 이들 기억 속에 살아 남아서 행복한 삶을 구성한다면 내 삶의 메모리는 이들에게 천국을 가져다 준 셈이다. 미래의 사람들에게 지옥을 선물한 사람이 신을 속여서 천국에 이르다 하더라도 이 사람의 기억을 채용한 사람들이 현세에서 지옥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신이 목격한다면 신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깨달고 이 사람을 다시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 반대로 이 사람이 신을 설득하는 능력이 없어서 지옥으로 잘못 보내졌다하더라도 이 사람이 남겨준 기억이 현세 사람들에게 천국의 삶을 체험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신이 목격한다면 마찬가지로 신은 자신의 판단을 되돌려 이 사람을 천국으로 보낼 것이다. 인지과학에 따르면 결국 천국이나 지옥은 내가 후세에 남긴 삶의 스토리에 대한 기억을 매개로 결정된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자식들은 모든 돌아가신 부모가 천국에 가 있는 것으로 믿고 싶겠지만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 아전투구해가며 서로 싸우는 지옥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면 천국에 가신 부모도 지옥으로 끌어 내리는 업보를 연출하게 될 것이다.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천국과 지옥은 결국 내 삶의 스토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기억이 만든 것이다. 내 육체가 소멸된 후 후세의 기억 속에 천국의 삶에 대한 스토리를 물려주었으면 자신은 천국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들의 기억 속에 지옥을 물려주었다면 지옥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인지과학의 기준에 따르면 죽은 사람이 비록 내 삶에 지옥의 삶을 남겨주었다 하더라도 내가 이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현세에서 천국의 삶을 구성했다면 나에게 지옥의 삶을 남겨준 장본인은 지옥의 삶을 살다가 결국 천국으로 옮겨가는 행운을 잡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