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물리적 담장을 넘어 남들을 가족으로 초대하기 위한 울타리도 존재한다. 남들을 가족으로 초대하기 위한 담장은 꼭 물리적 담장일 필요가 없다. 남들을 초대해서 우리 식구로 만들어주는 담장은 소위 사명의 울타리이다. 사명의 울타리를 세우고 사명에 관심을 둔 사람들을 가족으로 초대하고 이 울타리 안에서 사명을 달성하는 일을 숙련하기 위해서 심리적 안정을 즐겨가며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한다.

초연결시대 초일류기업들은 물리적 담장을 넘어 다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사명의 울타리를 가지고 있다. 사명의 울타리는 조직의 사명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배경, 학력,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가족으로 초대하기 때문에 다양성과 포용성의 기반이 된다. 사명의 울타리는 우리 인간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사명의 범위를 정해서 여기에 포커스를 두고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울타리이다. 이런 사명의 울타리는 처세술이나 조직정치에 능수능란한 사람들이 조직에 몰래 침투해서 조직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아준다. 사명의 울타리를 가진 회사의 특징은 다른 회사에 비해 처세술로 승승장구하는 사람이나 조직정치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사람이 승승장구한다는 것은 사명의 울타리가 없거나 있어도 무녀졌다는 증거다.

회사는 사명의 울타리를 가질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다. 사명의 울타리가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성당이나 교회에는 사명의 울타리가 상수이다. 교회나 성당이 높은 담장을 치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이 만든 사명의 울타리가 물리적 담장보다 더 튼튼하게 자신을 지켜줄 것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교회들중에는 사기업의 흉네를 내가며 물리적 울타리를 건설하는 곳이 목격되고 있다. 이런 물리적 울타리 안에서 목회직도 자신의 혈연적 가족에게만 물려주고 교회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장로나 직분을 가진 사람들에게 파수꾼 역할을 명한다.

당사자들은 조직정치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혈연에게 승계하지만 이는 최근 대형교회 사태에서 보듯이 더 큰 조직정치를 불러온다. 사명의 울타리가 무너진 조직의 비극이다.

안타까운 일이다.